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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두 : 콜롬비아 수프리모 (Colombia Supremo) 200g

 구입일 : 2013. 5. 10.

 구입처 : 할리스


 저의 첫 번째 원두는 할리스에서 구입한 콜롬비아 수프리모였습니다. 제품설명에 의하면 Malloca농장에서 친환경 농법으로 재배되었다는군요. 이걸 구입하게 된 계기는 좀 엉뚱했습니다. My Starbucks Rewards 카드가 아직 그린 등급이 안 되어서 스타벅스 원두를 사도 쿠폰을 못 받는 상황이라, 에라 모르겠다 하고 할리스에 들러서 가장 최근에 볶았다는 원두를 집은 게 콜롬비아였습니다.


 블렌딩하지 않은 단일원산지 커피를 이만큼 꾸준하게 마셔본 것이 처음이라, 이러쿵저러쿵 길게 평을 늘어놓을 형편은 못 됩니다. 브라질만큼이나 무난한 커피라는 평을 받는 원산지라는 점에서 무난한 출발이라고는 할 수 있겠습니다. 할리스 원두는 200g 포장이고 스타벅스 원두는 250g 포장인데, 저의 커피 소비량으로는 200g쪽이 그나마 낫다는 점에서 더욱 훌륭한 출발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스타벅스에서 샀다면 아직도 1/3쯤 남은 커피를 보고 현기증이 났을 거에요.


 콜롬비아 수프리모 등급은 스크린사이즈 17(=6.8mm) 이상의 커피에 주어집니다. 그런데 할리스의 콜롬비아 수프리모에는 형편없이 작은 원두가 섞여 있습니다.



 콜드 브루 커피 1회분(8g) 중에서 가장 큰 원두알과 가장 작은 원두알입니다. 한 봉지에서 가장 큰 원두알과 작은 원두알이 아닙니다. (브라질 땅콩 효과에 의해 가장 작은 알이 모이게 마련인) 봉지의 가장 밑 부분에서 나온 원두알도 아닙니다. 봉지 맨 밑 1/4는 먼저 먹었고, 그 다음 1/4에서 꺼내어 소분한 밀폐용기에서 나온 분량입니다. 작은 원두알의 크기를 재 보면 긴 쪽의 직경이 6mm가량인데 이 정도면 스크린사이즈 10이나 되려나 모르겠습니다. 콜롬비아 등급대로 따지자면 C등급도 안 나와요.


 어제 들른 할리스 커피 매장의 그라인더에는 정말 수프리모라고 칭할 만큼 굵직굵직한 원두가 들어차 있었습니다. 물론 블렌딩한 원두겠지만… 매장에는 굵은 원두를 가져다 놓고, 봉지에 담아 파는 것에는 가는 원두를 섞어놓다니! 잊을만하면(대략 1~2회분, 8~15g마다) 하나둘씩 나오는 결점두와 함께 이래저래 사람 서운하게 만드는 원두입니다.


 맛있게 잘 마셨으니 이제 와서 따지러 가지는 않을 생각이지만, 다시 구입하고 싶지는 않군요. 할리스는 판매용 원두의 QC를 좀 더 철저히 하길 바랍니다.


 콜드 브루 커피로 한 달 동안 마셔보았습니다. 신맛은 거의 느껴지지 않습니다. 쓴맛은 강하지 않지만 부드러운 커피를 구성할 만큼의 적절함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등산을 하거나 무더운 날 거리를 걸으며 마시면 달콤한 맛도 느껴집니다. 경험상 냉장고에서 꺼낸 지 조금 시간이 지나 약간 서늘해진(그러나 미적지근하지 않은) 온도에서 풍부한 맛이 느껴졌습니다. 맥주든 냉커피든 너무 차가우면 맛이 없나 봅니다.


 이제 글라스락 한 통 정도의 원두가 남았습니다. 다음 원두는 무엇을 살 지, 즐거운 고민이 되는 시간입니다. 케냐 AA, 인도네시아 만델링, 파푸아뉴기니 마라와카, 멕시코 알투라 정도 중 하나가 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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