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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랜만에 프리미엄 스틱커피를 리뷰하게 되었습니다. 커피빈 아메리카노 스틱커피맥심 아라비카 100 솔루블 블랙 스틱커피를 4월 하순에 리뷰했으니, 어느새 석 달이 지났네요.


 할리스에서 판매하는 프리미엄 스틱커피 할리스 카페투고(HOLLYS CAFFE TO GO)에는 "오렌지 블러썸"과 "블랙 벨벳" 두 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전자가 중배전, 후자가 강배전입니다. 제가 구입한 제품의 포장에 표기된 성분은 다음과 같습니다.


 오렌지 블러썸 블렌드 아메리카노 : 인스턴트 커피 95%(에콰도르 원두 84%, 브라질 원두 11%, 에티오피아 원두 5%), 할리스 블렌드 원두 5%(브라질 원두 70%, 인도네시아 원두 30%)


 블랙벨벳 블렌드 아메리카노 : 인스턴트 커피 95%(콜롬비아 원두 80%, 에콰도르 원두 20%), 할리스 블렌드 원두 5%(브라질 원두 70%, 인도네시아 원두 30%)


 이 제품은 경기도 화성시에 위치한 (주)아이에스씨에서 제조되었습니다. 할리스 카페투고 1팩의 가격은 1,500원이고 1팩에는 5봉의 스틱커피가 들어 있습니다. 1봉의 중량은 0.9g이고 물 100mL를 넣어 음용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미니 사이즈의 스틱커피군요.




 잔 바닥에 오렌지 블라썸을 깔고 뜨거운 물을 붓고 저었습니다. 첫 모금은 약간 고소하고, 달고, 새콤했습니다. 약간의 떫은 맛이 감지되었는데, "오렌지 블라썸"이라는 이름 덕분에 오렌지의 신맛 같은 화한 느낌이 연상됩니다. 별 생각 없이 마시면 달달구수한 마일드 커피인데 이름 덕분에 오렌지를 상상하게 되는 거죠. 잘 지은 이름이라고 생각합니다.


 적당한 온도에 진입하면 제법 산미가 올라옵니다. 지난 6월 하순에 리뷰한 이르가체페 G1의 오렌지에는 전혀 미치지 못하고, 산미의 상당 부분이 떫음에 의존하는 듯해서—떫은 느낌과 자극성이 산미로 착각되는 듯해서 후한 평가를 해 주기는 어려웠습니다.




 블랙 벨벳은 구수하고 달달했습니다. 인스턴트 쪽의 콜롬비아가 좋은 맛을 내어준 것 같네요. 블랙 벨벳에도 약간의 떫은 맛이 존재합니다. 블랙 벨벳은 명목상으로는 강배전이지만, 중배전과의 차별성은 별로 없습니다. 바디감은 "블랙 벨벳"이라는 이름에 어울리지 않게 물 같고(watery), 쌉쌀함이나 복합적인 맛이 강하지도 않습니다. 산미는 잔 밑바닥까지 내려가면 산미 비슷한 것이 조금 올라옵니다.




 할리스 카페투고의 가장 아쉬운 점은 떫은 맛입니다. 칸타타 노뜨처럼 심각한 수준은 아니지만, 로스팅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들 만큼은 떫습니다. 오렌지 블라썸과 블랙 벨벳 둘 다 떫습니다. 만약 고온에서 단시간 로스팅하는 방식을 사용한다면, 온도를 조금 낮추고 로스팅 시간을 조금 길게 잡아 원두를 속까지 익히는 쪽을 선택하는 편이 좀 더 나을 것 같습니다. 향미도 그다지 진한 것 같지 않았는데, 공정을 좀 더 개선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할리스 카페투고는 생각만큼 만족스러운 프리미엄 스틱커피는 아니었습니다. 커피빈 아메리카노 스틱커피와 맥심 아라비카 100 스틱커피를 리뷰하면서 저의 눈이 높아진 탓도 있겠지만, 이 정도 품질이면 카누와 경쟁하기도 좀 어렵지 않겠나—싶은 것이 저의 솔직한 생각입니다. 할리스의 아메리카노는 좋아하지만, 할리스의 스틱커피는 좋아하기 어렵겠네요. 구입 자체를 후회하지는 않습니다만, 재구입할 의사는 없습니다. 품질 개선이 이루어지기 전까지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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