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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디야에서 에스프레소를 한 잔 마시던 날 구입한 프리미엄 스틱커피입니다. 한 상자에 6스틱이 들어 있어 마일드와 오리지널을 모두 샀습니다. 10스틱이나 12스틱이 들어 있었다면 두 상자를 못 샀겠죠.


 상품명 BEANIST 25의 BEANIST는 Bean+Specialist(커피만을 생각해 온 커피 전문가)를 뜻합니다. 예전에는 Bean1st… Bean+1st였던 것 같은데, 좀 더 그럴싸한 컨셉이 필요해서 바꿨나 봅니다. 25는 커피벨트의 위도 25도를 의미합니다.


 직원의 설명에 의하면 마일드는 드립커피 맛, 오리지널은 에스프레소 맛을 재현한 것이라고 합니다. 제가 구입한 제품의 포장에 표기된 성분은 다음과 같습니다.


 이디야 비니스트 마일드 아메리카노 : 커피분말90%(에콰도르100%), 볶은커피10%(브라질45%, 케냐35%)

 이디야 비니스트 오리지널 아메리카노 : 커피분말90%(콜롬비아100%), 볶은커피10%(브라질45%, 케냐35%)


 용량은 둘 다 스틱당 1g으로, 미니 사이즈로 볼 수 있습니다. 제조원과 그 주소는 (주)루왁코리아 경상북도 문경시 가은읍 공단 강변길 105입니다.


 이디야 비니스트의 원두 미분 함유량은 10%입니다. 미분이 들어간 프리미엄 스틱커피의 미분 함유량이 대부분 5% 정도라는 점을 감안하면, 비니스트의 10%는 꽤 높은 수치입니다. 마이크로 그라인딩 원두가 두 배! 맛도 두 배! 색다른 세일즈 포인트입니다. 커피빈 아메리카노 스틱커피는 미분 없이도 훌륭한 맛을 냈지만, 그 이야기는 여기서 꺼내지 말도록 합시다.


 같은 곳(루왁코리아)에서 제조된 상품이지만 마일드와 오리지널의 성상이 다릅니다. 마일드는 맥심 커피가루 같은 과립형이고, 오리지널은 프림이나 흑설탕 비슷한 파우더의 형태를 하고 있습니다. 이유는 잘 모르겠습니다. 둘 다 뜨거운 물에는 잘 녹는 편입니다.




 이디야 비니스트는 물의 양과 적당한 온도가 아주, 아주, 아주 중요한 프리미엄 스틱커피입니다. 물을 많이 부으면 맹탕이 되고, 뜨거울 때 마시면 맛이 없어요. 1스틱(1g)에 90mL 정도의 끓는 물을 부어 녹인 다음, 산미가 올라올 때까지 기다릴 필요가 있습니다. (포장에는 100~120mL의 물이 적당하다고 되어 있었지만, 제가 마셔 보니 120mL는 너무 묽었습니다)


 이디야 비니스트는 미분을 많이 포함한 스틱커피입니다. 미분이 입에 들어가면 텁텁한 맛이 나니, 커피는 처음에만 저어주고 미분을 가라앉힌 다음 마시는 게 좋습니다. 커피를 마시는 동안 잔을 흔들지 않아야 하고요. 잔 밑바닥의 마지막 한 모금은 포기해야 깔끔한 뒷맛의 여운을 오래 가져갈 수 있습니다(이게 좀 아쉽습니다. 미니 사이즈의 스틱커피고 그나마도 진하게 타야 맛이 있어서 물을 조금 부을 수밖에 없는데, 얼마 안 되는 커피의 마지막 한 모금을 포기해야 하다니!).


 마일드가 오리지널보다 약배전인데, 풀 같은 쌉쌀함은 마일드 쪽에 있습니다. 그리고 바디감도 마일드 쪽이 조금 더 강합니다. 같은 양의 물에 녹여도 오리지널 쪽이 묽어요. 전반적인 맛의 균형감이나 커피로서의 완성도는 마일드 쪽이 좀 더 높습니다.


 이디야 비니스트 마일드 아메리카노는 풀을 닮은 쌉쌀한 맛과 향, 감귤류의 향기, 적당한 산미, 곡물 같은 구수함, 감칠맛을 포함한 복합적인 맛이 있는 스틱커피입니다. 풀을 닮은 쌉쌀함을 제외하면 전부 적당한 온도에 진입했을 때 나타나는 특성입니다. 뜨거울 때 마시면 첫맛이 조금 떫고 쓴데, 온도가 적당히 내려가면 괜찮아집니다. 전술하였듯, 전반적인 맛의 균형감이나 커피로서의 완성도는 마일드 쪽이 좀 더 높습니다.


 이디야 비니스트 오리지널 아메리카노는 묽고, 조금 떫고, 강배전 아메리카노 특유의 스모키한 느낌이 나는 스틱커피입니다. 적당한 온도에 진입하면 산미와 감칠맛이 올라와 제법 마실 만한 커피가 됩니다. 떫은 맛이 마일드보다 강하고 바디감이 부족한 점은 아쉽습니다. 진한 맛을 원하신다면 물을 좀 더 적게 타시면 됩니다. 1스틱에 70~80mL 정도면 괜찮을 것 같습니다.




 예전에 리뷰한 커피빈 아메리카노 스틱커피는 희창유업 제2공장에서, 할리스 카페투고는 아이에스씨에서 제조되었습니다. 이번에 마신 이디야 비니스트는 루왁코리아에서 제조되었고요. 이 스틱커피들은 커피빈, 할리스, 이디야의 아메리카노 맛을 따라가지 않았습니다. 재료로 쓰인 원두가 다르고, 추출 및 제조 과정도 차이가 나니 당연하다면 당연한 이야기입니다. 이디야 비니스트는 이디야 커피의 맛을 내는 스틱커피가 아니라, 이디야를 광고모델로 기용한 스틱커피라고 보는 편이 맞습니다. 커피빈 아메리카노 스틱커피나 할리스 카페투고의 경우도 마찬가지고요.


 이디야 비니스트 오리지널 아메리카노는 조금 아쉬웠는데… 밋밋한 향미는 보통 저지대에서 생산된 아라비카 커피의 특성이니, 만약 오리지널에 들어간 콜롬비아가 저지대에서 생산된 것이었다면, 다음에는 고지대에서 생산된 콜롬비아로 바꾸는 게 좋지 않을까요? 그럼 한결 진하고 충실한 맛이 날 것 같습니다.


 이디야 비니스트 마일드 아메리카노는 상당히 좋은 스틱커피였습니다. 재구입을 하게 된다면 마일드를 살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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