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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국비지원으로 바리스타 교육 받기 (내일배움카드, 취업성공패키지)

 2. 바리스타 2급 자격증 취득 - (사)한국커피협회

 3. 바리스타로 취업하기 (이력서·자기소개서·면접 준비, 드리고 싶은 말씀)


 저는 서비스 업계 신입사원으로 취업하기에 나이가 많은 편이었습니다. 바리스타 경력도 전혀 없었죠. 어떻게든 서류전형을 통과해야 면접의 기회를 얻을 수 있을 텐데, 그게 쉽지 않았죠. 바리스타로 취업하려면 젊고, 경력이 있어야 한다는 게 업계의 상식처럼 통하고 있었으니까요.


 고생 끝에 얻어낸 팁들입니다.



  1) 이력서의 사진은 당락을 좌우합니다.

   : 시간을 내서 취업사진을 촬영하세요. 사진은 정말 중요합니다.


 채용 담당자는 시간에 쫓깁니다. 산더미처럼 쌓인 이력서를 검토할 때, 1차 검토에 5초, 2차 검토에 2분 4초를 쓴다고 합니다. 빠르게 서류를 검토할 때 가장 중요하게 보는 것은 이력서에 붙은 사진입니다. (출처 : 취업특강 내용)


 시간을 내서 취업사진을 촬영하세요. 예전에 찍어둔, 잘 나온 프로필 사진이 있다면 그걸 쓰셔도 좋습니다. 정장 차림의 딱딱한 증명사진보다는, 캐주얼 차림의 생글생글 웃는 프로필 사진이 커피 업계 서류통과에는 더 유리할 수도 있습니다. (저는 '국회의원 각도'로 찍은 캐주얼 차림 프로필로 메이저 커피 체인점 두 곳을 서류통과했습니다. 정장 차림 증명사진을 보낸 알바 자리 두 곳은 떨어졌습니다)



  2) 경력이 없으면 자격증이라도 있어야 합니다.

   : 뭐라도 넣어서 칸을 채우세요. 놀다 온 사람처럼 보이면 안 됩니다.


 경력이 없으면 자격증이라도 있어야 합니다. (출처 : 학원 강사, 바리스타 경력 포함 커피 업계 경력 14년)


 꼭 바리스타 자격증이 아니어도 됩니다. 그래도 이 사람이 취업하겠다고 뭐라도 준비했구나 싶을 정도의 자격증이나 교육이수 사항도 좋습니다. 잡코리아나 사람인 같은 곳에서 이력서 넣을 만한 회사의 바리스타 구인공고를 둘러보며 지원자 정보를 열람하면 TOEIC 800점을 넘긴 지원자가 그리 흔하지 않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현장직 지원자의 스펙은 사무직보다 훨씬 낮고, 따라서 약간의 노력으로도 돋보일 수 있습니다. 저는 바리스타 자격증을 취득하기 전에 취업했지만(ㅋㅋㅋㅋㅋ) 개인적으로는 이력서에 채워넣었던 스펙 몇 가지의 도움을 받았다고 생각합니다.



  3) 일하고 싶은 회사에 지원하세요.

   : 채용은 회사가 여러분을 선택하는 것이지만, 취업은 여러분이 회사를 선택하는 것입니다.


 (채용 과정에서) 회사가 여러분을 선택하는 것이지만, (최종적인 입사 결정 단계에서) 여러분이 회사를 선택하는 면도 있습니다. (출처 : 면접관, ○○○○ 채용 담당자)


 나이, 경력, 스펙 등의 조건에서 꿀린다고 알바 자리부터 지원하면 떨어지기 쉽습니다. 알바는 나이와 외모로 뽑으니까요. (이건 농담이 아닙니다) 일하고 싶은 회사에 지원하세요. 사람을 많이 뽑는 공채 때 정성스럽게 준비한 서류를 넣으면 응답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4) 자기소개서는 잘 쓰세요.

   : 사진과 이력서로 기회를 얻었다면, 자기소개서에서 승부를 결정지으세요.


 "아름다운 자소서네요." (출처 : ○○커피 사장, 항공승무원 채용 업무 경력자)


 사진이 중요한 이유는, 사진이 괜찮아야 채용 담당자가 이력서를 훑어 볼 생각을 하기 때문입니다. 이력서가 중요한 이유는, 이력서가 괜찮아야 채용 담당자가 페이지를 넘겨 자기소개서를 읽어 볼 생각을 하기 때문입니다. 어렵게 얻은 기회를 날리지 마시고, 자기소개서에서 확실히 승부를 결정지어야 합니다.


 바리스타는 ①음료를 제조하는 사람으로서의 바리스타, ②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으로서의 바리스타, ③동료와 함께 일하는 사람으로서의 바리스타와 같은 다양한 역할을 수행해야 합니다. 자기소개서를 쓸 때, 한두 가지에 치우쳐서 다른 것들을 놓치지 않도록 주의하세요. (그 외 일반적인 자소서 작성 요령은 생략합니다)



  5) 오래 일할 사람처럼 보이세요.

   : 오래 일하기 위해 뭘 할 건지도 생각해 두어야 합니다.


 이 일은 쉽지 않습니다. 여러분이 생각해 온 바리스타와는 많이 다를 겁니다. 여러분이 이 회사에서 무엇이 되고 싶은가, 무엇을 이루고 싶은가 하는 비전이 없다면 버틸 수가 없습니다. (출처 : 면접관, ○○○○ 채용 담당자)


 규모가 있는 커피 회사의 채용 담당자는 밑 빠진 독에 물을 붓는 사람입니다. 계속 사람을 뽑는데 계속 그만두기 때문입니다. 금방 그만둘 것 같은 사람은 당연히 뽑고 싶지 않겠죠.


 비전과 포부를 보여주세요. 일하고 싶은 회사에 지원했다면 비전과 포부를 설정하기는 어렵지 않을 겁니다. 내가 이 회사에서 무엇을 이루고 싶고, 그렇게 하기 위해 무엇을 하겠다고 구체적으로 밝히세요. 이것이 바로 '오래 일하기 위해 해야 할 그 무엇'입니다.



  6) 신발은 무조건 편한 것으로 사세요.

   : 비싸도 좋습니다. 발 건강이 최우선입니다.


 아무 신발이나 신고 일하면 발이 망가지고, 한번 망가진 발은 쉽게 낫지 않습니다. (출처 : 학원 동료, 바리스타 업무 경력자)


 매장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많은 경우 중간에 주어지는 무급휴식 1시간을 제외하면 내내 서서 일하게 됩니다. 서서 일하는 사람의 발 건강은 정말 중요합니다. 저는 회사 규정에 맞는 색상의, 못생겼지만 정말 편한 트레킹화를 샀습니다. 제 발은 아직 안녕합니다.



  7) 신변을 정리하세요.

   : 팔 것은 팔고, 살 것은 사고, 고칠 것은 고치세요.


 농담이 아닙니다. 일을 시작하면 택배를 받을 시간도 없고, A/S센터에 갈 시간도 없고, 직거래를 하러 나갈 시간도 없습니다. 휴일에는 쉬어주어야 합니다. 취업준비를 하느라 이것저것 쌓아두고 미뤄둔 것들이 있다면 입사 전에 모두 정리하고 해결하세요. 저에게는 아직 처분하지 못한 악기와 책들이 잔뜩 남아있습니다. (조만간 업자에게 헐값에 넘겨야 할 것 같습니다)



  8) 그래도 3개월은 일해보세요.

   : 슬럼프를 잘 넘겨야 경력이 쌓입니다.


 바리스타 일은 감자탕집 홀 서빙보다는 쉽습니다. 하지만 아무도 감자탕집 정도의 난이도를 각오하고 오지 않습니다. 이러한 불일치 때문에 금방 그만두는 사람이 많습니다. 정말 많죠.


 F&B 업계는 3개월이 고비라고들 합니다. 물론 그 고비는 그 전에도 그 뒤에도 찾아오겠지만, 석 달 버틴 사람은 1년 정도까지는 어떻게든 견디며 일하는 경우가 많다고들 합니다. 1년쯤 일하면 그럭저럭 경력으로 인정받을 수 있고, 중간관리자로 승진할 기회도 생기면서 커리어패스가 조금씩 펼쳐지겠죠.


 영원히 이렇게 힘들지는 않을 겁니다. 요령이 생기고 몸이 적응하면, 일을 배워서 할 수 있는 게 늘어나면, 승진을 하고 직책을 받으면 나아질 겁니다. 그때까지 버텨야 합니다. 우선은 첫 달 버틴다고 생각하며 일하고, 그 다음은 석 달 버틴다고 생각하며 일하세요. 바리스타 취업을 준비하는 분들과, 바리스타로 취업해서 일하는 분들 모두를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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