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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두 : 카메룬 블루마운틴 (Cameroon Blue Mountain) 200g

 구입일 : 2017. 3. 26.

 구입처 : 시그니쳐 로스터스 (어반팟을 통해 구입)


 저의 아흔한 번째 커피는 카메룬 블루마운틴이었습니다.



무난한 중배전~중강배전 원두의 비주얼입니다.


 제품 상자에는 다음과 같은 설명이 쓰여 있었습니다.


 dark chocolate, jasmine, silky mouthfeel


 영국의 엘리자베스 여왕이 즐겨 마시면서 유명해진 자메이카 블루 마운틴을 더욱 합리적인 가격으로 즐기기 위해 카메룬에서 재배된 커피입니다. 스페셜티 등급의 우수한 향미를 자랑하며, 묵직한 바디감과 다크 초콜릿과 같은 풍미는 블루 마운틴 커피의 진면목을 보여줍니다.


 조금 묵직한 커피를 맛보고 싶어서 구입한 원두입니다. 호주 마운틴 톱 정도를 제외하면, 작년 가을부터 과일 맛이 지배적이고 바디가 가벼운 커피만 집에서 내려 마셨기 때문입니다. 그 때 카메룬이라는 (저에게는) 새로운 나라의 원두가 눈에 들어왔고, 설명을 보니 이만하면 묵직하고 괜찮을 것 같아서 구입했습니다.



<참고 : 이 블로그의 별점과 그래프>


 중간 바디, 레드 와인(촉감/맛), 바나나·망고(촉감/맛), 크랜베리(산미), 레몬·자몽의 새콤짭짤함(산미/맛), 군밤(맛/향), 구운 김의 고소함(향)


 핸드 소트 결과는 준수했습니다. 퀘이커로 간주하는 옅은 빛깔의 콩과 진흙 빛깔의 콩, 부서진 콩이 몇 개 발견되었을 뿐, 결점두의 수는 매우 적었습니다.


 제가 맛본 카메룬 블루마운틴의 가장 개성적인 노트는 '군밤'입니다. 에티오피아 커피를 마시며 고구마(날고구마든, 군고구마든)는 자주 체험했지만 군밤은 처음이었죠. 원두 봉투를 개봉할 때, 원두를 분쇄할 때, 커피를 추출할 때, 추출한 커피를 마실 때 일관적으로 군밤의 달달고소함이 감지되었습니다. 군밤의 보늬 부분을 씹을 때 느껴지는 떫은 맛도 조금 느껴지지만, 그 뒤를 따르는 단맛과 고소함이 이를 덮어주어서 크게 거슬리지 않습니다.


 그리고 여기에도 과일의 향미가 있습니다. 바나나·망고와 같은 열대과일, 크랜베리와 같은 새콤한 열매, 레몬·자몽과 같은 새콤짭짤한 과일의 인상이, 커피가 식어가는 과정에서 차례로 나타납니다. 진득한 감촉과 조금 떫은 맛, 과일의 새콤달콤함이 합쳐져 레드 와인의 이미지를 만들어내며, 적당한 구수함은 복합성(complexity)에 깊이를 더합니다.


·카메룬 블루마운틴의 밸런스는 '통시적(通時的) 균형감'으로 칭할 만합니다. 순간순간의 맛에는 허점이 있고 균형감이 부족하지만, 뜨거운 온도에서 시작해 실내 온도로 식어가는 동안 커피에 기대할 만한 특성의 대부분을 차례로 나타내기 때문입니다. 뜨거울 때에는 떫음과 쌉쌀함과 구수함이, 조금 식으면 과일의 새콤달달함이, 좀 더 식으면 묵직한 바디감과 함께 강렬한 산미가 올라옵니다. 여기에 다크초콜릿의 깊은 향미가 더해졌다면 완벽했겠지만, 아프리카 커피로서 이 정도면 충분히 선방했다고 봅니다.


 기본기가 튼튼하고 군밤이라는 캐릭터가 독특한, 좋은 커피였습니다. 자메이카 블루마운틴(*)과의 공통점은 거의 없지만(어마어마한 고소함과 강렬한 산미 정도만을 닮았을 뿐, 무게감이나 전반적인 향미의 결은 크게 다릅니다), '블루마운틴'이라는 이름을 붙여 사람의 흥미를 끈 것은 괜찮은 마케팅이었던 것 같습니다. 일단 소비자가 구매를 해야 그 품질을 평가받을 수 있으니까요.




 ※태그 분류에 관하여 : 카메룬은 UN 지역분류(United Nations Geoscheme)에 따르면 'Middle Africa'입니다. Central Africa는 무난하게 '중앙아프리카'로 번역되지만 Middle Africa를 Central Africa와 구별하여 옮길 표현은 마땅치 않습니다(굳이 옮기자면 '중(中)아프리카' 정도가 되겠지만, 어색합니다). 따라서 이 블로그에서는 Central Africa의 번역어를 준용하여 카메룬에 '중앙프리카 원두'라는 태그를 붙이도록 하겠습니다. (아프리카 대륙의 서해안에 위치한 카메룬이 '중앙'으로 분류된다니 좀 어색할 수도 있지만, 한반도의 서해안에 위치한 충청남도가 '중부 지방'으로 분류된다는 점을 생각하면 그렇게까지 이상한 일이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군밤의 달달고소함, 과일의 산미, 균형감이 좋은 커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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