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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의 커피 로스터>[각주:1]에 소개된 로스터리 카페의 대부분은 "고객에게 제공되는 드립커피의 온도"에 대한 기준을 갖고 있습니다. 대부분 70~75℃, 다소 높게 잡는 카페는 75~80℃정도입니다. 커피의 맛이 좋게 느껴지는 온도도 대략 이 정도라고 보시면 됩니다.


 커피가 너무 뜨거우면 맛을 제대로 감상할 수 없습니다. 산미도 느껴지지 않고, 부드러운 결도 느낄 수 없지요. 그런데 생두 건조 과정에서 뭔가 잘못되었을 때의 콤콤하고 구릿한 맛과 냄새, 로스팅 과정에서 태워먹었을 때의 씁쓸하고 독한 맛과 냄새는 뜨거워도 잘만 느껴집니다. 심하면 '이번 커피는 망쳤구나' 싶을 때도 있습니다.


 그러다가 적당한 온도에 진입하면 커피가 제 모습을 찾습니다. 한 모금 머금은 커피를 혀의 좌우로 보냈을 때 산미가 느껴지고, 커피가 움직일 때 입안에서 부드러운(혹은, 커피에 따라, 조금은 거칠고 강한) 감촉을 잡아낼 수 있지요. 조금 더 식으면 단맛이나 감칠맛으로 부를 만한 미묘하고 복합적인 맛도 읽을 수 있습니다.


 마시는 시기를 놓쳐 커피가 너무 식어버리면 만족감이 떨어집니다. 크리미한 바디감의 커피는 조금 진득해지면서 나름대로의 느낌을 내기도 합니다만, 산미와 감촉과 복합적인 맛을 감상하기에는 좋지 않지요.


 추출한 커피의 맛이 아무래도 납득이 가지 않는다면, 온도를 한 번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적당한 범위로 맞춘 커피는 훨씬 맛이 좋습니다.




 마시는 동안 커피의 온도를 유지하는 방법에는 대략 세 가지 정도가 있습니다.


 1. 예열해둔 두툼한 잔에 커피를 따라 마십니다.

 2. 보온 기능이 있는 잔에 커피를 따라 마십니다. (예열은 선택)

 3. 그냥 식기 전에 빨리 마십니다.


 1번 방법은 머그컵과 잘 어울립니다. 손목에 무게가 걸릴 만큼 묵직하고 두툼한 머그면 더 좋습니다. 뜨거운 물을 부어서 데우는 방법과 별도로 예열기를 마련해 데우면, 잔에 남은 열로 커피의 온도를 어느 정도 유지할 수 있습니다. 충분히 예열한 잔에 조금 뜨거운 커피를 담아 천천히 마시면 맛이 좋게 느껴지는 범위의 온도를 3분에서 5분 정도는 유지할 수 있습니다.


 2번 방법은 보온 기능이 있는 텀블러나 이중벽 유리잔(이중컵, 진공컵이라고도 합니다)과 잘 어울립니다. 이유식을 담는 용도의 보온병(이유식 통, 푸드자food jar라고도 합니다)을 활용할 수도 있고요. 손으로 잡을 때의 느낌과 입술에 닿는 감촉이 머그컵만큼 좋지 않다는 단점은 있지만, 커피 맛이 좋게 느껴지는 범위의 온도를 훨씬 길게 유지할 수 있습니다.


 3번 방법은 시간이 넉넉하지 않을 때나 쓰는 게 좋습니다. 여유롭게 커피 맛을 즐기기 힘들거든요. (예열하지 않은+얇은+보온 기능이 없는 잔에 따른 커피는 상상 이상으로 빨리 식습니다)




 각주


  1. 강대영·민승경 (2012) <한국의 커피 로스터> 서울꼬뮨.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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