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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멘 모카 마타리에티오피아 이르가체페를 선물해준 친구가 저에게 준 또 하나의 물건이 바로 보르미올리 피도 0.75L 병입니다. 부피 3mL마다 약 1g의 원두를 담을 수 있으니, 대략 250g의 원두를 보관할 수 있는 밀폐용기입니다.


 인터넷 최저가인 곳에서 주문하거나 수입품을 취급하는 상가를 돌아다니면 0.75L짜리를 대략 3500원~4500원 사이에서 구할 수 있습니다. 누가 만들어 어떻게 파느냐에 따라 0이 하나 더 붙기도 하고[각주:1] 두 개 더 붙기도 하는[각주:2] 넓고도 거친 커피세계에서, 보르미올리 피도는 그럭저럭 저렴하고 구하기 쉽고 믿을 수 있는, 뭔가 밀폐용기계의 이르가체페 같은 물건이라고 생각합니다. (피도보다 더 싼 물건을 원하신다면 다이소에 가셔서 파카글라스 밀폐용기를 찾아보세요. 파카글라스 사각 유리 중(中)이 2000원이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눈으로 보기에 500mL는 들어갈 것 같았습니다)


 피도 0.75L는 네모진 부분이 정육면체에 가까운 비율을 하고 있어서 보기에 아름답습니다. 0.5L가 소량의 원두를 보관하기에는 좀 더 좋지만(대략 166g) 그 생김새가 납작하고, 1L는 꽤 이상적인 밑변과 높이의 비율을 갖고 있지만 제가 쓰기에는 용량이 너무 커서(대략 333g) 선물받은 피도가 마음에 들어 하나 더 들이려고 할 때 0.75L짜리를 하나 더 구입했습니다.


 ※곁다리 : 커피 원두 보관 방법 편에서 언급한 진공 밀폐용기는 이제 사용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일반적인 밀폐용기로도 맛과 향은 잘 보존되었고, 2주 이상 두고 먹을 원두는 냉동 보관하였다가 해동[각주:3]해서 쓰면 꽤 만족스러운 커피를 추출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밀폐용기에 유입된 산소는 (원두가 홀빈whole bean 상태라는 전제 하에) 원두의 맛과 향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판단했고, 일일이 공기를 빼내느라 귀찮은 진공 밀폐용기를 그만 사용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래서 진공 밀폐용기 두 개가 저의 찬장에서 빠져나갔고, 그 자리를 보르미올리 피도와 푸쉬락이 채우게 되었습니다.


 설거지하기에 좋은 구조는 아니기 때문에, 원두를 직접 병에 들이붓는 것보다는 비닐백에 넣어서 병 안에 보관하는 쪽을 권하고 싶습니다. 기밀 상태를 유지하는 실리콘 실에 밴 냄새는 잘 빠지지 않는 편이니, 원두를 보관할 보르미올리 피도에 냄새나 향기가 강한 것(허브, 양념, 향신료 등)은 담지 않는 게 좋습니다. 원두 전용으로 마음먹고 구입하셨으면 원두만 담아 두세요. 좀 더 나은 디테일을 원한다면, 하나의 통에는 한 가지의 원두만 담아 두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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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각주


  1. 유리 재질의 밀폐용기라는 점에서는 같지만, 알레씨(Alessi)의 A little man(약 230g)은 36000원, AKK36(약 250g) 모델은 73000원에 팔리고 있습니다. (가격은 카페뮤제오 기준입니다) [본문으로]
  2. 교쿠센도 보관용기는 약 200g을 보관할 수 있는 동제품이 69만 7천 원에 팔리고 있습니다. 일본의 중요 무형문화재 장인이 손으로 두드려 만드는 물건이라는 점을 감안해야겠지요. (가격은 카페뮤제오 기준입니다) [본문으로]
  3. 커피 원두 보관 방법 편에서 언급한 대로, 소분하여 밀폐용기에 담아 냉동실에 보관한 원두를 꺼내어 상온에 둔 다음, 원두의 온도가 상온과 비슷해진 다음에 뚜껑을 열어 사용합니다. 원두가 차가울 때 뚜껑을 열면 원두 표면에 이슬이 맺힐 수 있고, 이렇게 맺힌 이슬이 원두의 맛과 향에 악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뚜껑을 열지 않은 채 해동하는 것입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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