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카페/카페 메뉴

할리스 구움치즈

느린악장 2014. 2. 23. 09:15

 상품명이 '구운 치즈'가 아닌 '구움치즈'입니다. (오타 아닙니다)


 저는 카페나 커피 체인점에서 커피를 마실 때 조각케이크를 거의 주문하지 않습니다. 맛은 좋지만, 너무 비싸다는 생각이 들어서입니다. 바에서 6000원짜리 수입 병맥주를 주문할 때는 그리 비싸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데 3000원짜리 웰치스를 주문할 때는 비싸다는 생각이 든다거나, 찜질방에서 2000원짜리 식혜를 마실 때는 그리 비싸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데 1200원짜리 캔음료를 자판기에서 뽑을 때는 비싸다는 생각이 드는… 뭔가 그런 느낌과 비슷합니다.


 어쩌다 조각케이크를 주문할 때는 최대한 '카페에서나 먹을 법한' 물건을 고릅니다. 우유나 다른 음료가 아닌 커피와 잘 어울리고, 베이커리의 매대보다는 카페의 쇼케이스에 있을 때 훨씬 그럴싸한 물건을요. (어쩌면 찜질방에서 식혜 주문하기와 비슷한 전략일 수도 있겠네요)


 평범한 치즈케이크는 그럭저럭 이 조건에 맞아들어갑니다. 치즈케이크를 한 입 먹고 커피 한 모금을 마시면, 우유와 함께 먹을 때보다 훨씬 뒷맛이 산뜻합니다. 많이 먹기 힘드니 '베이커리에 가서 홀케이크(whole cake)로 사면 더 쌀 텐데…' 같은 생각도 잘 안 들고요.


 그날 먹었던 구움치즈는 4800원짜리였습니다. 싸지는 않지만, 치즈가 듬뿍 들어간 구성과 풍부한 맛은 이 가격을 용납하게 해 줍니다. 아메리카노와 잘 어울리기도 하고요. 카페 드롭탑의 바닐라 아이스크림과 함께, 할리스의 구움치즈는 저에게 좋은 기억으로 남은 사이드 메뉴입니다.


 ※ 나중에 건대 스타벅스에서 비슷한 크기의 플레인 치즈케이크를 봤는데(상품명 : 스타벅스 원더 치즈케익) 5500원이었습니다. 검색해 보니 스타벅스 블루베리 치즈케이크는 6800원으로 플레인 치즈케이크보다 더 값이 높네요. 4800원짜리 조각 치즈케이크는 그렇게까지 비싼 게 아니었습니다. 뭔가 기분이 묘해집니다. 할리스가 싼 걸까요? 스타벅스가 비싼 걸까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