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중배전을 좋아합니다. 정확히 말하면 강배전을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언제부터 이렇게 되었는지 기억을 더듬어보면 2013 카페&베이커리 페어에서 구입한 케냐 AA부터였던 것 같습니다. 뜨거운 물로 추출해 금방 마시기에는 너무 강하고 자극적이었기 때문이죠. (블렌딩이란 것에 처음 도전한 계기도 되었으니, 결과적으로는 잘 된 셈입니다) 그러다가 유리 약탕기로 커피를 빨리 식히는 방법을 고안해 뜨거운 물로 추출한 커피를 차게 식혀 보관해 마시게 되면서 조금씩 강배전이 그리워졌습니다. 약배전이나 중배전에 해당하는 원두로 추출한 커피는 차게 식혀 마실 때 밋밋한 느낌이 들었거든요. 얼마 전 주문한 풀시티 탄자니아는 뜨거운 물로 추출해 금방 마셔도, 차게 식혀 마셔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풀시티를 다시 보게 된..
로스팅 정도를 표현하는 말로 우리나라에서 많이 통용되는 것이 라이트-시나몬-미디엄-하이-시티-풀시티-프렌치-이탤리언의 8단계입니다. 외국의 문서를 읽다 보면 New England(라이트 정도), Viennese(풀시티 정도), Turkish, Neapolitan, Spanish(앞의 셋 모두 프렌치~이탤리언 정도)와 같은 표현도 접할 수 있지요. 우리나라에서 커피 생활을 하는 동안 구입하는, 에스프레소용이 아닌 원두의 로스팅 정도는 사실상 5개 단계—미디엄, 하이, 시티, 풀시티, 프렌치의 범위 안에 있게 마련이고 그나마도 미디엄과 프렌치는 드물어서 대부분의 로스팅은 하이에서 풀시티의 범위에서 이루어진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이, 시티, 풀시티가 직관적으로 다가오지 않는 탓인지('도시 볶음'이라면 대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