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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두 : 에티오피아 이르가체페 TOP G1 아리차 (Ethiopia Yirgachefe TOP G1 Aricha) 30g - 추정치

 입수일 : 2014. 4. 18.

 출처 : 커피밤


 저의 서른한 번째 커피는 에티오피아 이르가체페 TOP G1 아리차였습니다.



 선물받은 커피입니다. 친구가 커피밤에서 원두를 구입하면서 얼마간을 나누어준 것입니다.


 에티오피아 원두를 생각보다 자주 마시게 되네요. 어느새 이르가체페는 네 번째, 하라와 시다모까지 포함한 에티오피아 전체로서는 여섯 번째입니다. 하지만 에티오피아의 맛과 향은 같은 지역에서 생산된 게 맞나 싶을 만큼 제각각이어서 질리지 않고, 이르가체페의 맛과 향은 보편타당함의 경계를 벗어나지 않는 산미와 고소함을 지니고 있어서 만날 때마다 반갑습니다.


 이번에 받은 이르가체페 TOP G1 아리차는 습식(수세식)으로 가공되었지만 제법 건식에 가까운 특성을 보입니다. 에티오피아 하라를 리뷰하며 언급했던 초콜릿과 같은 aroma와 와인의 느낌이 여기에도 있거든요. 그래도 습식은 습식인지(?) 적절한 온도로 진입하면 꽤 강한 산미가 올라옵니다.


 첫맛은 쌉쌀합니다. 초콜릿과 같은 aroma와 조금 진득한 바디감이 어울려 다크초콜릿의 느낌이 나고요. 커피가 조금 식고 산미가 올라오기 전에는 와인의 느낌이 납니다. 적절한 온도로 진입하기 시작하면서 천천히 산미가 올라오는데, 처음에는 비교적 절제된 산미와 와인 느낌이 어울려 예멘 모카 마타리의 느낌이 나다가 뒤로 갈수록 산미가 강해져 이르가체페 특유의 감귤과 같은 찌르르함이 나타납니다. 한 편의 이야기 같은 맛의 변화죠.


 '표준적인' 이르가체페의 맛과 향에서 조금 벗어난 원두였지만, 스페셜티 커피로서는 적절한 개성과 적절한 전형성(기대에 부응하는 산미)을 가지고 있어서 마음에 들었습니다. 블렌딩 없이 스트레이트로 마시기에 아주 좋은 원두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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