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녹차 잎 2큰술 (또는 15mL 계량스푼으로 2스푼)

 물 500mL (+@)

 레몬즙 90~100mL (1배 농도 기준)

 시럽 300~350mL




 A. 원액 제조 방법


 1. 소량의 뜨거운 물에 1분 동안 찻잎을 담갔다가 건져냅니다.

  떫은 맛을 빼내는 '세차' 과정입니다. 생략할 수도 있습니다.


 2. 따뜻한 물 500mL에 찻잎을 투입하고 5분 동안 차를 우립니다.


 3. 차를 우리는 동안 레몬즙과 시럽을 계량합니다.

  5배 농축 레몬즙을 사용한다면 레몬즙 20mL와 물 80mL를 섞어 1배 농도 용액을 만듭니다.

  시럽이 없다면 150~175g의 설탕을 같은 양의 뜨거운 물에 개어서 시럽을 만듭니다.


 4. 차를 다 우리고 나면 찻잎을 걸러냅니다.


 5. 녹차, 레몬즙, 시럽을 혼합합니다.




 B. 음용 방법


 원액을 물, 탄산수, 토닉 워터 등에 섞어 마십니다.


 비율은 원액:물 = 2:1 ~ 1:2 정도의 범위에서 입맛에 맞게 변경하시면 됩니다. 진한 농도는 차가운 음료와, 연한 농도는 따뜻한 음료와 잘 어울리는 편입니다.




 버리자니 아깝고, 내버려 두자니 영원히 그 자리에 있을 식재료를 구원하는 처치곤란 프로젝트—그 첫 번째 레시피는 그린 티 레모네이드입니다.


 2인칭 시점 소설처럼, 찾아보면 아예 없지는 않지만 좀처럼 구경하기 힘든 메뉴입니다. 만들어 보니 그 이유를 알겠더군요.


 ①녹차의 향미가 레몬과 시럽에 묻힙니다.

 ②녹차 색깔이 안 납니다.

 ③바닥에 가라앉은 침전물 빛깔이…


 만약 초록색 녹차에이드에서 레몬 맛이 난다면 그것은 구연산과 레몬향을 입힌 물건이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ㅋㅋㅋ).


 갓 우린 녹차 침출액을 맛보면 상당히 떫지만, 레몬즙과 시럽을 넣고 물이나 탄산수 등으로 희석하여 최종적으로 음료를 만들면 떫은 맛은 거의 감지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침출액 상태에서 부드러운 맛이 나도록 녹차를 우리면, 최종적으로 음료를 만들었을 때 녹차 느낌이 거의 나지 않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저는 솔리몬(Solimon) 레몬즙을 사용했습니다. 생과즙을 사용한 제품 중 구하기 쉽고, 용량이 적당해서였습니다. 280mL 제품을 구입하면 세 번 정도 쓸 수 있습니다. 90mL를 계량하려다 몇 방울 더 흘리면(ㅋㅋㅋㅋ) 딱 세 번에 나눠 쓸 수 있는 양이 나오더군요.


 시럽은 예전에 만들어둔 조청 시럽을 사용했습니다. 예전에 만들어두었다가, 혹은 좋을 것 같아서 많이 구입해 두었다가 처치곤란이 된 시럽이 있다면, 그린 티 레모네이드 만들어서 빠르게 처리할 수 있습니다(ㅋㅋㅋㅋㅋ).




 그린 티 레모네이드는 두 가지 부산물을 남깁니다. 우리고 남은 찻잎과 병 바닥에 가라앉은 침전물입니다.


 우리고 남은 찻잎은 입욕제로 씁니다. 다시백에 담아 욕조에 넣어도 좋고, 좀 더 확실한 효과를 원하신다면 1~2L 정도의 뜨거운 물로 먼저 차를 우려낸 다음 찻물과 다시백을 욕조에 투입하면 됩니다. (뜨거운 물이 나오는 수도꼭지 아래에 다시백을 놓는 건 좋은 생각이 아닙니다. 난류 때문에 찻잎이 빠져나와 욕조 여기저기에 흩어지더군요)


 병 바닥에 가라앉은 침전물은 세안할 때 씁니다. 비누나 페이셜 폼으로 한 번 세안을 하고, 침전물을 따뜻한 물에 타서 한 번 씻어준 다음 물로 헹구면 레몬이 린싱과 유분 제어를 하고 녹차가 진정 역할을 해 주어 피부가 보송보송하고 촉촉해집니다. 피지가 많은 민감성 피부에 잘 맞습니다.




 정체성은 좀 부족하지만, 찬장이나 냉동실에 굴러다니는 녹차를 최대한 빠르게 처리하기에는 딱 좋은 메뉴입니다. 우전이나 세작 같은 좋은 녹차를 푹푹 퍼서 쓰기에는 좀 아까운 느낌이 들지만, 그래도 버리는 것보다는 에이드라도 만들어 먹는 게 낫지 않겠습니까.


 정체성과는 별개로 맛은 괜찮고, 다양한 연출이 가능해서 좋은 음료입니다. 레몬 티 느낌의 따뜻한 차를 원한다면 원액 조금, 뜨거운 물 많이의 비율로 음료를 만들면 됩니다(원액:물=1:2 정도). 강한 청량감을 원한다면 컵에 얼음을 가득 채우고, 원액 많이 탄산수 조금의 비율로 음료를 제조하면 됩니다(원액:탄산수=2:1 정도). 색다른 맛을 원한다면 토닉 워터를 사용해 '그린 티 레몬 토닉'을 제조해도 좋습니다(원액:토닉 워터=1:2 정도).


 안 먹고 남겨둔 녹차가 집안 어딘가에 있다면, 이번 주말에 그린 티 레모네이드를 한 번 만들어보시는 건 어떨까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