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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터키시 커피로 만들 때

  터키시 커피 1잔 (100mL)

  가당연유 1큰술 (서울우유 제품 기준)


 카누로 만들 때

  150mL

  카누 다크 로스트 아메리카노 1봉지

  가당연유 1.5큰술 (서울우유 제품 기준)


※ 2015년 7월 17일 수정 : 커피에 연유를 넣어 즐기는 방식은 베트남식이라 할 수 있습니다. 둘둘둘 커피(인스턴트 커피 2스푼, 프림 2스푼, 설탕 2스푼)나, 둘둘둘 커피의 맛을 재현한 커피믹스는 상당히 한국적인 레시피이므로 카페 코레아노(Caffe Coreano)라 부를 만하지만, 연유를 넣어 둘둘둘 커피를 재현하는 레시피는 '베트남식 커피'로 부르는 게 좋을 것 같아 글의 제목을 바꾸게 되었습니다. 베트남어로 연유를 넣은 뜨거운 커피는 Cà phê sữa nóng, 연유를 넣은 차가운 커피는 Cà Phê Sữa Đà입니다. 각각 '까 페 수어 농', '까 페 수어 다' 정도로 표기할 수 있습니다.


 터키시 커피는 콜드 브루 커피에 비해 충분히 진했고, 우유나 두유, 혹은 베지밀(…?) 같은 걸 타서 마시는 방법을 찾아보게 되었습니다. 우유거품을 사용하는 레시피는 집에 거품기가 없는 관계로 일단 제외하였고, 플레인 요거트를 커피에 섞는 방법을 시도해 보았지만 요거트 특유의 산미가 커피와 잘 어울리지 않는 시큼한 맛으로 나타나서 접었습니다.


 처음 플레인 요거트를 시도해 본 이유는 '농축되었다'는 특성 때문이었습니다. 찬 우유를 많이 섞으면 커피가 식어버립니다. 그렇다고 우유를 데우자니 귀찮지요. 설거지감이 여럿 늘어나고, 커피 말고도 온도를 맞춰야 하는 요소가 하나 더 늘어버립니다. 요거트는 몇 작은술만 넣어도 우유만큼의 부드러움을 낼 수 있으니, 펄펄 끓던 터키시 커피를 살짝 식히는 정도만으로도 맛이 날 것이라 생각했던 것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시큼한 맛이 나서 접었지만요.


 요거트 다음으로 시도해본 것은 농축된 우유, 즉 연유입니다. 이왕이면 설탕 들어간 연유가 보존성이 좋기도 하고 둘둘둘 커피를 만들 때 설탕을 따로 넣을 필요가 없어서 여러 모로 편하지요. 쉽게 구할 수 있는 서울우유의 가당연유를 골랐습니다. 그리고 이 가당연유를 넣어 만든 결과물은 제법 괜찮았습니다. 둘둘둘 커피의 오묘한 맛이 제법 잘 살아났습니다.


 만들기에 따라서는, 자판기 커피 특유의 '컵 바닥에 가라앉는 끈적이는 단맛 덩어리'까지 재현할 수 있습니다. (홰홰홰홰홰 젓지 않고 휘휘 저으면 연유가 몽땅 풀리지 않고 바닥에 조금 남는데, 이렇게 하면 다 마시고 났을 때 바닥에 단맛 덩어리가 남습니다)




 제가 둘둘둘 커피에 관심을 두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둘둘둘 커피도 하나의 문화이기 때문이지요. 커피 맛을 안다/모른다의 기준을 커핑 능력에 둔다면 둘둘둘 커피를 즐기는 사람들은 커피 맛을 모른다고 할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일상의 한 순간에서 커피를 마시며 크고 작은 기쁨을 느끼는 능력에 둔다면 둘둘둘 커피를 즐기는 사람들이, 어떤 점에서는, 커피 맛을 제대로 아는 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둘둘둘 커피에 들어있는 프림이 별로 건강에 좋지 않다고들 하고, '안 좋은 걸 알면서도 끊을 수가 없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이런 상황이라면, 당연히 둘둘둘 커피를 대체할 프림 없는 레시피가 있지 않을까 하는 의문을 가질 만합니다.


 연유 커피에 들어가는 가당연유는, 개봉하고 나면 (거꾸로 뒤집어서) 냉장보관을 해야 합니다. 회사에서 연유 커피를 즐기려면 사무실에 냉장고가 있고, 그 냉장고를 수시로 여닫을 수 있어야겠지요. 이 여건이 전제된다면, 연유 커피는 원두를 갈아서 내리는 커피보다 훨씬 '사무환경 친화적'인 레시피로 기능할 수 있습니다. 컵 바닥에 연유 깔아주고 스틱커피 붓고 뜨거운 물 부어서 휘휘 저으면 금방 만들어지니까요.


 어느 정도 사무환경 친화적이면서 조금은 건강을 챙길 수 있는 게 연유 커피입니다. 프림에는 이런저런 화학적 첨가물이 들어갈 수밖에 없습니다. (저는 카제인나트륨을 이야기하는 게 아닙니다. 제이인산칼륨 같은 성분이야말로 진짜 화학적 첨가물이죠) 믹스커피만 끊으면 장트러블이나 피부트러블이 가라앉는데 그 맛을 잊을 수 없어 또 마시는 사람이 있다면, 연유 커피를 한 번 권하고 싶습니다. 프림 대신 들어가는 가당연유의 성분이 참으로 심플하니까요. 서울우유에서 나온 가당연유의 표시성분은 원유(84.84%), 백설탕(15.135%), 유당(0.025%)이 다입니다. 설탕은 여전히 들어있으니 혈당조절에는 신경을 써야겠지만, 그래도 가당연유에 들어가는 우유가 프림보다는 건강에 좋을 테니 그만큼은 이득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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