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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직접 커피를 내려 마시다 보면 추출이 끝난 커피 원두(표현하기에 따라서는 커피 가루 혹은 커피 찌꺼기)가 생깁니다. 모아서 잘 말리면 방향제 겸 탈취제로 쓸 수 있지요. 처음에는 하겐다즈 아이스크림 뚜껑[각주:1]에 모아 말렸는데, 날이 습하면 잘 마르지 않을 때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놀고 있는 플라스틱 통과 놀고 있는 체를 가지고 건조대를 만들어 보았습니다.



 플라스틱 통 모서리에 체를 걸치고 밑에 티슈를 깔았습니다. 가끔씩 티슈에 떨어진 커피 가루를 털어내고, 또 가끔씩 티슈를 교체해 주면 플라스틱 통 자체를 청소할 일은 거의 없을 것 같습니다. 건조대를 만들어 쓴 지는 열흘이 좀 넘었는데, 뚫린 밑부분으로 공기가 통해서 그런지 아이스크림 뚜껑에 널어 말릴 때보다 제법 잘 마른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모카포트 굵기로 분쇄하여 터키시 커피를 추출하고 남은 커피 가루 8g을 하겐다즈 아이스크림 파인트 통 뚜껑 두 개에 나누어 펼쳐놓고 물기 없이 말리려면, 대략 18시간이 걸립니다. 특별히 습하거나 건조하지 않은 날의 제 방에 놓는다면 전날 낮에 마시고 펼친 커피 가루를 다음날 아침에 걷을 수 있지요. 하지만 철망 부분의 지름이 13.5cm정도 되는 체에 같은 양의 커피 가루를 펼쳐놓고 물기 없이 말리려면 대략 12시간 정도로 충분합니다. 오전 10시쯤 마시고 펼친 커피 가루를 자기 전에 걷을 수 있습니다.[각주:2]


 드립 커피를 추출하고 남은 커피 가루는 입자가 굵어서 그만큼 바람이 잘 통해, 꽤 빨리 마르는 편입니다. 전동 그라인더를 구입하고 나서 에스프레소 정도의 굵기로 갈아 만드는 콜드 브루 커피는… 추출하고 남은 커피 가루가 그냥 체를 통과하더군요. 에스프레소 머신을 사용하시는 분이라면 대나무를 엮어 만든 채반 같은 걸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13.5cm정도 되는 체에 커피 가루 16g정도는 그럭저럭 펼쳐 말릴 수 있습니다. 더 펼치면 마르는 속도가 그만큼 느려집니다. 커피 소비량이 많은 분들은 좀 더 큰 체를 사용하시면 됩니다. 튀김 건지개, 건지기, 믹싱볼에 받쳐 쓰는 철망 등을 검색해 보시면 원하는 크기의 물건을 찾으실 수 있을 겁니다.




 각주


  1. 파인트 통 뚜껑은 지름이 10cm정도 됩니다. [본문으로]
  2. 너무 습하지도, 너무 건조하지도 않은 날에 바람이 통하도록 만든 제 방을 기준으로 잡은 값입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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