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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두 : 인도네시아 만델링 (Indonesia Mandheling) 100g

 구입일 : 2013. 12. 30.

 구입처 : 쿠아모스


 저의 열아홉 번째 커피는 인도네시아 만델링이었습니다.



 자바를 다 마셨지만 하라는 아직도 한참 남아있었습니다. 하라를 그냥 마시는 것보다는 인도네시아 커피와 반씩 섞어 마시면 좋겠다는 생각에, 언젠가 한 번 사야겠다던 쿠아모스의 만델링을 구입했습니다.


 강배전을 하여 쌉쌀한 느낌을 낸 원두와, 원두 자체에 쌉쌀한 성격이 있는 원두는 그 쌉쌀함의 결이 다른 것 같습니다. 파푸아뉴기니를 마실 때도 그랬지만, 만델링 역시 한 모금 입에 머금었을 때 '날 때부터 쌉쌀했구나' 하는 느낌이 들었거든요.


 딱 한 번 스트레이트로 마셔보았습니다. 아메리카노의 느낌이 났습니다. 태워먹은 냄새나 맛이 느껴지지 않는, 그렇다고 맹탕인 것도 아닌, 아주 부드럽고 고급스러운 아메리카노의 느낌이요. 우유거품이나 휘핑크림을 올리지 않는, 아메리카노나 에스프레소를 즐길 때에는 시티에서 풀시티 정도로 볶은 만델링이나 자바를 스트레이트로 쓰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매장에서는 동선이나 오더가 꼬일 가능성이 있으니 시도하기 힘들겠지만, 집에 머신을 놓고 커피를 즐기는 환경에서는 충분히 가능하겠지요. 이 블로그에 올린 '-치노' 돌림 레시피(<유자치노>, <모과치노>, <매실치노>, <인삼치노> 등)를 시도할 때 (카누가 아닌) '원두커피'를 기반으로 한다면 역시 만델링이나 자바를 쓰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른 커피와 반씩 섞어 마실 때에는 대체로 만족스러운 결과를 내 주었습니다. 특히 에티오피아 하라와의 조합이 환상적이어서, '커피계의 막사'라는 별칭을 붙여주고 싶을 정도입니다. 기름기 많은 식사를 하고 나서 하라델링 한 잔을 마시면 입안이 개운해지고 느끼함이 싹 씻겨나가는 느낌이거든요. 막걸리 한 잔 들이킨 듯한 '캬~'는 덤입니다. 디저트로 삼기에 상당히 좋은 블렌딩입니다.


 집에서 이런저런 블렌딩을 시도하는 동안은 찬장에 얼마간은 꼭 채워놓는 원두가 될 겁니다. 맛이 좋고, 쓸모도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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