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 바셋의 에스프레소는 강합니다. "달콤한 디저트 스타일의 에스프레소"를 표방하지만, 메이저 커피 체인점의 에스프레소 중에서 가장 산미가 강하고 농도가 높은 제품입니다. (당연한 결과입니다. 원두를 상대적으로 약하게 볶고, 원두의 사용량이 많고, 추출량이 적으니까요) 이러한 에스프레소 위에 우유거품을 한 겹 덮어주면, 산미와 쓴맛이 줄어들고 고소함과 단맛이 살아납니다. (스타벅스의 에스프레소 마키아토와는 달리, 폴 바셋의 에스프레소 마키아토에는 거품을 적당히 낸 스팀 밀크(steamed milk)가 올라갑니다. 분류하자면 웻 카푸치노의 축소판 정도가 됩니다) 샷 수에 따라 솔로(1)와 도피오(2)로 분류됩니다. 샷 길이 옵션이 메뉴판에는 없지만, '샷을 리스트레토로 뽑아주실 수 있을까요?' 라고 물어보면..
스타벅스의 에스프레소와, 도스토옙스키의 '카라마조프의 형제들' 사이에는 많은 공통점이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그 존재를 알고 있습니다. 감상하기에 힘든 대상이라는 점에 대해서 이견을 제시하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감상했다는 사람을 찾기가 너무나 힘듭니다. 굳이 시간과 노력을 들여 감상하겠다는 사람을 찾아보기도 정말 힘듭니다. 저는 이디야의 에스프레소가 두렵지 않습니다. 카페베네의 에스프레소도 두렵지 않습니다. 하지만 스타벅스의 에스프레소는 두렵습니다. 1샷만 들어가는 숏 사이즈 카페 라테를 마시면서도 충분히 그 쓴맛을 경험했기 때문에 '원액'을 들이켤 자신이 없는 것이죠. 하지만 살다 보면 커피를 반드시 마셔야 하는데 갈 수 있는 곳은 스타벅스밖에 없고, 양이 많은 아메리카노나 카페 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