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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국비지원으로 바리스타 교육 받기 (내일배움카드, 취업성공패키지)

 2. 바리스타 2급 자격증 취득 - (사)한국커피협회

 3. 바리스타로 취업하기 (이력서·자기소개서·면접 준비, 드리고 싶은 말씀)


 저는 (사)한국커피협회의 바리스타 2급 자격증을 취득했습니다.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①바리스타 민간자격(등록 민간자격) 시장에서 점유율이 가장 높습니다.

  2015년 기준 바리스타 2급 자격증 취득자는 4만 명에 이르는데, 그중 2만 6천 명이 (사)한국커피협회 2급 취득자입니다. 취득자수를 공개한 기관들 사이에서 독보적으로 높은 수치입니다. 그 다음으로 취득자가 많은 곳의 취득자 수가 3천 명 선이고, 1천 명 미만의 군소 자격증도 흔합니다. (참고 : <바리스타 자격증 취득 현황과 운영기관> -Coffeetv) 당연히 인지도도 국내 민간자격 자격증 중 가장 높습니다.


 ②이 단체의 자격증 취득을 목표로 하는 훈련과정이 흔해서, 수험일정 짜기에 좋습니다.

  필기에 미리 합격하고 훈련과정이 끝날 때쯤 실기를 칠 수 있게 일정을 짜는 것이 좋은데, 이렇게 하기 가장 편한 자격증이 (사)한국커피협회의 바리스타 2급 자격증입니다. 훈련과정도 쉽게 찾을 수 있고 실기시험도 자주 열리는 편이거든요. (조금만 마이너한 자격증으로 가도 훈련과정을 찾기 힘들어지고, 훈련과정이 끝나는 시점과 실기시험 타이밍이 맞는 코스를 고를 여지도 크게 줄어듭니다)


 ③평생 가는 자격증입니다.

  굳이 이런 말을 쓴 이유는 한국능력교육개발원(한능원) 산하 한국커피자격검정평가원(CAEA)의 커피바리스타 자격증은 유효기간이 3년이고, 3시간의 보수교육을 받고 자격증을 갱신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참고로 글을 작성하는 2016년 11월 현재 우리나라에는 바리스타 국가기술자격이나 국가공인 민간자격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전부 (국가공인이 아닌) 등록 민간자격증입니다.




 바리스타 2급 필기시험은, 순전히 통과만을 생각한다면 문제의 절반을 정확히 맞히고(50점 확보) 나머지를 찍어도 사지선다니까 25%는 건지니(나머지 50점 중 12.5점을 기대할 수 있으므로, 앞에서 확보한 50점과 합치면 62.5점) 60점 커트라인을 통과할 수 있습니다. 이론적으로는 시험범위의 절반만 제대로 공부해도 필기합격이 가능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필기 공부를 넉넉히 해둘 것을 권합니다. 왜냐하면—

  1) 혹시라도 필기에서 떨어지면 실기 응시가 늦어질 수밖에 없고, 그 피해가 심각하기 때문입니다. (응시료, 시간, 학원을 다니고 한참 뒤에 실기를 쳐야 한다면 연습실 비용…)

  2) 취업이나 창업을 하면 이론 공부를 기초부터 시작할 여유가 없는데, 이론을 전혀 모르면 여러모로 힘들기 때문입니다. (추출 등 기술을 체계적으로 배워 이해할 수 없고, 커피 지식에 터잡은 응대도 할 수 없습니다)

  3) 필기시험장에서 시간이 남아돌기 때문에 공부를 안 해두면 남은 시간 동안 할 게 없어 무척 초조하기 때문입니다.


 필기시험은 50문제 중 43개는 맞힌다 생각하고 공부하세요. (40문제는 풀어서 맞히고 나머지는 찍어서 맞히면 됩니다) 그렇다면 시험범위의 80% 정도는 숙지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예상문제집을 사서 공부하세요. 다른 시험에서는 후기(hoogi)나 덤프(dump)로 통하는 문제은행식 시험의 문제 풀(pool) 거의 전부를 공식적인 경로로 구할 수 있습니다. 이 이상 효율적인 필기 대비 방법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시간을 절약하는 비용이라 생각하시고, 문제집을 구해서 푸세요. (기출문제만으로는 신유형에 대비할 수 없고, 까다롭고 쓸데없는 옛 유형 문제를 걸러낼 수 없습니다. 문제집이 아닌 이론서로 대비하면 시간이 많이 걸립니다)


 문제집을 최대한 빨리 풀고 내용을 반복 학습하세요. 틀린 문제는 당연히 반복 학습해야 하고, 조금 헷갈렸던 문제도 숙지할 필요가 있습니다. 정답을 골라내는 데에는 지장이 없었지만 '어, 이거 뭐지?' 싶었던 지문도 여유가 된다면 봐 두세요. (가끔씩 응용 문제가 출제될 때 그런 지문이 정오를 가를 수 있습니다)


 암기가 너무 힘들다면 커피 역사, 로스팅에 따른 성분 변화 정도는 건너뛸 수 있습니다. 현장에서의 쓸모는 가장 적은데 외우는 데 들어가는 노력은 가장 큰 챕터이기 때문입니다. (쓸모가 적은 챕터가 몇 개 더 있기는 합니다만, 이런 식으로 계속 건너뛰다 보면 남는 게 없으니 내용을 너무 많이 빼먹지는 말아주세요)




 에스프레소 머신을 다룬 적 없는 사람이 바리스타 2급 실기를 무사히 통과하려면, 제 생각에 적어도 4시간의 강의를 듣고 8시간의 코칭(피드백)을 받고, 12시간을 연습해야 합니다. 연습 중 설거지를 하는 시간, 쉬는 시간, 피드백을 받는 시간을 제하면 실제로 연습에 투입되는 시간은 약 6시간, 24세트(5분 준비+10분 본시연) 상당이 될 겁니다. 이 수치는 말 그대로 최소한입니다. 직업훈련기관의 자격증 대비반이 보통 40~50시간, 자격증 취득을 포함한 바리스타 양성과정이 100~140시간 정도가 되는 건, 확실하게 실기에 합격하고 현장에서 (그나마) 쓸모 있는 인재가 되려면 그 정도의 훈련은 필요한 까닭에서이겠지요. 여건이 된다면 시간을 넉넉히 투자하세요.


 바리스타 2급 실기를 준비하는 과정은 실격에 해당하는 실수를 저지르지 않게 훈련하고 감점에 해당하는 실수를 최소화하도록 스스로를 다듬어 나가는 과정입니다.


 학원에서 충분히 연습했다고 가정할 때, 실기시험에서 가장 문제되기 쉽고 따라서 마지막까지 신경써야 할 부분은 시간 관리와 카푸치노 거품입니다.


 I. 시간 관리


 본시연에서 시간(10분)을 초과하지 않게 신경쓰세요. 1초만 초과해도 6점이 날아갑니다(센서리 두 명이 각각 3점씩 감점을 줍니다). 구체적인 규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2016년 3월 개정 평가표 기준)


 - [정리를 하고] 시연 시간 이내에 종료 : 감점 없음.

 - 정리를 못 하고, 시연 시간 이내에 종료 : -10점 (센서리 두 명이 각각 -5)

 - 정리를 하고, 1~30초 초과 : -6점 (센서리 두 명이 각각 -3)

 - 정리를 못 하고, 1~30초 초과 : -14점 (센서리 두 명이 각각 -7)

 - [정리 여부에 관계없이] 31~60초 초과 : -14점 (센서리 두 명이 각각 -7)

 - [정리 여부에 관계없이] 60초 이상 초과 : 불합격


 정리가 애매하게 잘 안 되었는데 시간이 간당간당하다면, 차라리 정리 점수 일부를 버리고 시간 안에 끝마치세요. 점수 관리 측면에서는 그렇게 하는 편이 낫습니다. 단, 정리를 전혀 하지 않았다면 감점이 크니, 아무리 급해도 포타필터/머신/그라인더 중 2가지 이상은 정리해야 합니다. 정리 평가 기준은 다음과 같습니다. (v201511 개정 규정집 기준)


 13. 포타필터 청결 (1점)

 14. 커피머신 각 부위 및 주변 청결 (1점)

 15. 그라인더 각 부위 및 주변 청결 (1점)

  * 준비 평가 종료 시와 동일한 상태로 작업이 마무리되었는지 평가한다.

  * 13, 14, 15 세 가지 항목 중 2가지 항목에서 '안됨'의 점수를 받게 되면 정리를 안 하고 종료한 것으로 간주한다.


 60초를 초과하면 바로 실격이고, 불합격입니다. 정리를 못 했더라도 30초 이상 초과한 것 같다면 최대한 빨리 끝마치세요. 절대 60초를 초과하지 않게 하세요.


 II. 카푸치노 거품


 카푸치노 거품은 마지막까지 긴장하고 감각을 유지해야 하는 요소입니다. 거품이 너무 얇아도 안 되고 두꺼워도 안 됩니다.


 거품 두께가 5mm가 안 되면, 그 잔을 받은 센서리는 바로 실격을 줍니다. 25점이 날아가는 거죠. 센서리 한 명에게 실격을 받았다면 남은 점수로 어떻게 해볼 수 있지만(고득점을 목표로 연습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평소에 90점대를 받을 정도로 해 놓았다면, 25점을 날리고도 60점을 넘길 수 있겠죠) 두 명 모두에게 실격을 받았다면 불합격입니다. 겉으로는 멀쩡해 보이는 카푸치노도 숟가락으로 그어 보면 얇을 수 있습니다. 연습할 때 항상 거품 두께를 확인하세요.


 카푸치노 거품이 지나치게 두꺼워서 커피가 전혀 보이지 않을 정도(잔이 흰색으로 뒤덮일 정도)가 되어도 실격입니다. 실제로 해 보면 얇아서 실격인 거품을 내기는 쉬워도 두꺼워서 실격인 거품을 내기는 쉽지 않습니다. 거품을 좀 많이 냈다 싶어도, 실격은 아니고 감점인(잔에 흰색이 좀 많은) 거품이라는 강사의 피드백을 받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스티밍을 하다가 거품이 얇게 나올 것 같아 불안하다면 (실격보다는 감점이 그나마 나으니) 차라리 좀 거품을 두껍게 치라는 조언에도 어느 정도 일리가 있죠. 하지만 이런 편법에 익숙해지면 곤란합니다. 거품을 두껍게 냈는데 롤링과 분배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한 잔은 거품이 지나치게 두껍고 한 잔은 거품이 지나치게 얇아 실격/감점이 나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최대한 정석대로, 적정한 두께의 거품을 고르게 낼 수 있게 연습하세요.




 사소하지만 중요한 팁을 드리자면—


 필기시험을 치는 날에는 시험장에서 컴퓨터용 사인펜을 나누어줍니다. 시험장 입구에서 사인펜을 사서 들어가야 할 이유가 전혀 없습니다.


 실기시험을 접수하는 날에는 최대한 빨리 접수하는 편이 좋습니다. 인기 좋은 시험장의 인기 좋은 날짜는 일찌감치 사람이 차게 마련이라, 늦게 접수하면 내가 원하는 시험장에서 내가 원하는 날짜에 시험을 볼 수 없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사)한국커피협회 실기시험 전형료 결제수단에는 신용카드와 계좌이체가 있는데, 카드결제를 한 적이 없는 컴퓨터나 모바일 디바이스에서 시험을 접수한다면 계좌이체(무통장입금)를 선택하고 폰뱅킹이나 인터넷뱅킹으로 입금하는 편이 낫습니다. (저는 안드로이드 태블릿에서 카드결제를 시도하다가 세 번 연속으로 에러가 나서, 결국 무통장입금으로 해결했습니다)


 다니던 학원이 아닌 곳에서 실기시험을 보아야 한다면, 내가 연습한 머신과 동일한 모델이 있는 시험장을 찾아둘 필요가 있습니다. (한국커피협회바리스타 실기고사장) 에스프레소 머신과 그라인더 모두를 내가 연습한 것과 맞추기 힘들다면, 에스프레소 머신을 같은 것으로 맞추도록 하세요. (처음 만지는 에스프레소 머신의 스팀 압력에 적응하는 것보다, 처음 만지는 그라인더에 적응하는 것이 더 쉽습니다)


 시험장에 두 종류(혹은 그 이상)의 모델이 준비되어 있다면, 수험번호에 따라 모델이 배정되니 미리 알아보고 연습하면 됩니다. (참고로 한솔요리학원 종로점의 경우 수험번호가 홀수면 시모넬리 아피아, 짝수면 달라코르테 에볼루션입니다)




 바리스타 자격증이 별 쓸모가 없다는 이야기는 몇 년 전부터 나왔습니다.


 일각에선 바리스타 자격증의 '무용론'도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도 "커피전문점을 창업할 때, 주인이 커피를 배울 필요는 있지만 굳이 꼭 자격증을 딸 필요는 없다"고 입을 모은다. … 강남의 한 카페전문점 업주는 … "대부분 카페에선 바리스타 자격증 있는 사람을 뽑지 않는다. 어렴풋이 아는 건 아예 모르는 것보다 못하다"고 지적했다. —<'커피 바리스타' 17만명은 지금 어디에?> (중앙일보 기사)


 문제는 바리스타 자격증을 취득했다고 취업이나 창업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다수 프랜차이즈 커피업체들은 바리스타 자격증 여부와 무관하게 인력을 채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채용시 바리스타 자격증이 있다면 참고는 할 수 있겠지만 가산점은 전혀 없다"며 "어차피 입사하면 회사 교육 과정을 밟게 되고 채용시 중요하게 보는 것은 열정과 서비스 정신"이라고 전했다. —<너도나도 바리스타… 자격증 종류만 153개> (파이낸셜뉴스 기사)


 바리스타 자격증의 합격률은 지나치게 높고, 취득자는 지나치게 많습니다. 잘라 말해서 커피 업계 취업시장에서 바리스타 2급 자격증의 가치는 사무직종에서의 워드프로세서 자격증만도 못합니다. 그러므로, 결론은 간단합니다.


 ①있는 편이 나을 수도 있습니다.

 ②하지만 취업에 아무런 도움이 안 될 수도 있습니다.

 ③바리스타 자격증을 취득할 생각이라면, 짧은 시간 안에 확실하게 취득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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