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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교동 언니네'의 본점은 (당연히) 서교동에 위치합니다. 제가 지금 리뷰하는 곳은 서초 예술의전당 근처에 있는 분점입니다. 서교동에 있지도 않고 언니가 지키고 있는 곳도 아니지만 서교동 언니네라는 상호가 붙은 것은 그 까닭입니다.


 서초 예술의전당 근처에 있는 서교동 언니네는, 여성 심리를 섬세한 필치로 묘사할 것 같은 소설가의 분위기를 풍기는 남자 사장님이 지키고 있습니다. 핑크색 현관의 서교동 언니네를 지키는 중년의 남사장… 처음에는 조금 웃음이 나지만, 다시 보면 나름대로 잘 어울리는 그림입니다.


 이곳은 네이버·다음 인공지능 검색의 수해자(…)입니다. '서교동 언니네'로 띄어쓰기를 하여 검색하면 '서교동' 근처에 위치한 '언니네'를 검색해 주기 때문에 서초 쪽의 서교동 언니네가 나오지 않습니다. 여기를 찾으려면 '서초 서교동언니네' 하는 식으로 지명을 앞으로 놓고 상호를 붙여 검색해야 합니다.


 ※2016년 4월 29일에 다시 확인해 본 결과, 이제는 '서교동 언니네 서초', '서초 서교동 언니네' 하는 식으로 띄어쓰기를 하여 검색해도 서초동에 있는 이 지점이 검색됩니다. 네이버 지도, 다음 지도 모두 정상 작동합니다. 이 매장의 정확한 이름은 '서교동 언니네 서초동점'인 것 같습니다. (모바일 홈페이지 : http://m.fnara.co.kr/a.asp?co=21162110644)


 남부터미널역 5번 출구에서 만둣국집 '강산옥'을 찾아가는 길에 이곳이 눈에 들어와서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핑크핑크한 현관이 "어서 오세오, 공주님."하며 손님을 맞이하는 화장품 로드샵의 분위기를 풍겼고, 왠지 저곳이라면 마카롱이 정말 맛있을 것 같아서 먹어 보았습니다. 정말 맛있더군요. 그래서 '에이, 커피도 파는 곳이니까 카페인 셈 치고 리뷰 쓰자' 하게 되었습니다.


 이곳의 주력메뉴는 마카롱과 다쿠아즈입니다. 개인적으로는 바닐라·캐러멜소금 마카롱은 좋은 의미에서 무난한 맛이었고, 블루베리·시나몬 마카롱은 상큼했고, 콩가루·프로마주 다쿠아즈는 칼로리와 가격 따위 생각하고 싶지 않을 정도로 입 안에서 살살 녹았습니다.


 저는 식후에는 에스프레소를 주로 마시지만, 달달한 케이크나 빵과 함께 마실 메뉴로는 카페 라테를 고릅니다. 우유도 되고 커피도 되는 메뉴라 잘 어울리거든요. (이곳의 에스프레소는 조금 쓴 편이라 달달한 마카롱과 잘 어울립니다) 카페 라테 한 잔을 주문해 마카롱 한 입, 커피 한 입 하다 보면 달달하고 짭짤하고 부드럽고 쌉쌀해서 살살 녹고 술술 넘어갑니다. 다들 그렇게 다이어트를 실패하는 거죠.


 이곳은 커피를 구입하면 마카롱 한 개를 서비스로 제공합니다. 그래서 두 사람이 방문하면 커피 두 잔, 따라서 서비스 마카롱도 두 개가 되기 쉬운데… 어쩌다 보니 커피 한 잔에 서비스 마카롱 하나, 추가로 주문한 마카롱 두 개, 거기에 마카롱 귀신을 알아본 사장님의 자비로운 서비스 마카롱 하나를 덧붙여 카페 라테 한 잔에 마카롱 네 개를 해치우고 말았죠.


 사족입니다만, 근처에 위치한 레스토랑 요요마의키친은 양이 정말 적습니다.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항공의 기내식과 겨루어도 밀리지 않겠다 싶을 만큼… 절제를 아는 곳이죠. 하지만 가격에는 절제가 없습니다. 백년옥에서 식사를 해결했다면 젬인브라운의 에스프레소가 딱이지만, 요요마의키친에서 파스타를 먹었다면 이곳에서 마카롱과 카페 라테로 식사를 완성해야 양이 찹니다. 그래서 저는 요요마의키친의 양이 적은 까닭은 디저트 손님을 카페로 보내기 위해서라고, 요요마의키친 사장님과 근처 카페 사장님은 동맹 관계고 이 동맹에서 가장 큰 이득을 보는 곳이 서교동 언니네라는 농담을 가끔 합니다. 농담입니다. 변호사님? 변호사님?


 이곳의 마카롱은 냉장보관을 해야 하는 마카롱입니다. 사장님은 '냉장보관이 필요 없는 마카롱은, 마카롱이라기보다는 빵에 가깝다'고 설명했습니다. (계란이 들어가는) 머랭으로 마카롱을 만든다는 걸 나중에야 알고, 그 설명을 납득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니까 원래 마카롱은 냉장보관을 해야 하는 제품이고, 쿠키처럼 상온에 보관해도 되는 건 밀가루가 많이 들어갔기 때문에 빵에 가까운 겁니다. 그래서 이곳에서 마카롱을 여러 개 사서 선물포장을 하면, 얼음팩을 준비해 줍니다. 겨울철이라면 대여섯 시간 정도는 버틸 수 있다고 합니다. 예술의전당 8시 공연은 10시가 넘어 끝나기 때문에(이 시간이면 서교동 언니네는 문을 닫은 뒤입니다), 8시 공연을 보는 날 마카롱을 집에 포장해 가고 싶다면 얼음팩을 넣어 선물포장을 하고 예술의전당 물품보관소에 맡겼다가 공연이 끝나고 찾아가면 됩니다(날이 덥지 않은 늦가을~초봄 때에 가능한 일입니다).


 테이크아웃 위주의 가게입니다. 실내 좌석은 테이블 하나, 의자 두 개가 전부입니다(문 밖에 테이블 하나가 더 있기는 합니다). 이곳에서 구입한 음료와 마카롱을 테이블에 앉아서 먹을 수도 있지만, 외부 음식을 허용하는 스타벅스 같은 체인점으로 가져가 (그곳의 커피와 함께) 먹는 것을 고려할 만합니다. 하지만 예술의전당 근처 스타벅스는 항상 미어터진다는 게 함정이죠. 젬인브라운과의 동맹이 시급합니다.


 서초 예술의전당 근처에 있는 서교동 언니네는, 마카롱과 다쿠아즈가 맛이 좋고 달달한 빵·과자와 잘 어울리는 커피도 파는 베이커리 겸 카페입니다. 예술의전당 공연을 보러 오는 날 달달한 디저트가 땡긴다면, 이곳의 마카롱과 다쿠아즈를 맛보는 것도 좋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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