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젬인브라운은 서울 예술의전당 근처에 위치한 로스터리 카페입니다.
검색의 편리함 때문에 다음 지도를 이용하게 된 지도 일 년쯤 되었습니다. 다음 지도에는 '인기순 정렬' 기능이 있고, 검색 결과가 왼쪽 스크롤바(업체 이름, 전화번호, 주소)에도 나오지만 오른쪽 지도 위의 파란 점으로도 찍혀 나오기 때문입니다. 이게 왜 편리한지는 더보기 상자 안에 적어넣도록 하겠습니다.
젬인브라운은 다음 지도에 "예술의전당 카페"를 입력하고서 그 위에 파란 점으로 찍혀나온 곳들을 훑다가 발견한 곳입니다. 예술의전당 가는 길에 중화요리집 부라문(구 천객가)과 동보성은 수도 없이 보았지만 정작 동보성 바로 옆에 카페가 있다는 건 몰랐었네요.
젬인브라운은 약배전 원두로 에스프레소를 만듭니다. '스트롱'인 MD도 하이~시티 정도로 볶았다고 하니, 프렌치~이탤리언 로스트가 흔한 에스프레소 용 원두로서는 약배전인 셈이죠. 이곳의 에스프레소 블렌드는 2종입니다.
MD(Medium Dark) : 에스프레소, 스트롱 아메리카노, 카푸치노를 만들 때 쓰입니다.
M+(Medium+) : 마일드 아메리카노, 카페라테를 만들 때 쓰입니다.
M+쪽이 MD보다 좀 더 약하게 볶은 것입니다. 로스팅 포인트만 다른 게 아니라 생두의 배합도 다르다고 합니다. 제 짐작이지만, M+는 에티오피아 습식으로 포인트를 준 블렌드이고 MD는 케냐로 포인트를 준 블렌드인 것 같습니다.
더블샷 리스트레토 MD는 쓴맛이 적습니다. 첫맛이 상당히 부드럽고, 신기하게도 조금 짭짤한 듯한 맛이 나며, 약간 식으면 상당히 강한 산미가 올라옵니다. 와인 같기도 한 향기가 조금 스칩니다.
더블샷 리스트레토 M+는 쓴맛이 더욱 적고, 바디가 가벼워서 술술 넘어갑니다. 산미는 상당히 강렬하고, 짭짤한 듯한 맛은 거의 없습니다. 오렌지 같은 향기가 인상적이었습니다. 무난한 맛은 아니지만—사실, MD쪽도 무난한 맛은 아닙니다. 개성이 넘치는 맛이죠. MD는 개성이 넘치고 M+는 개성이 흘러넘치는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입니다—저는 M+로 추출한 에스프레소의 상큼함이 아주 마음에 들었습니다.
※더블샷 리스트레토 M+는 숨은 메뉴입니다. M+를 (아메리카노나 카페라테의 재료가 아닌) 에스프레소 그 자체로 즐기기에는 바디감이 충분하지 않아서 메뉴판에는 더블샷 리스트레토 MD만 올리게 되었다고 합니다. 저는 이 점을 안내받고 '그래도 마셔 보고 싶으니까 M+로 에스프레소를 추출해 달라'고 부탁하여 이 메뉴를 맛보게 되었습니다.
아메리카노 스트롱 MD도 개성이 넘칩니다. 새콤하고 바디감이 적당해서, 아메리카노보다는 드립 커피에 가까운 느낌입니다. 중배전 케냐 원두로 내린 드립 커피요. '스트롱'인 MD가 이렇다면 M+로 만든 아메리카노는 훨씬 더 부드럽고 새콤하겠지요. 한 번 맛보러 언제 또 다시 와야겠습니다.
이곳의 물은 삼다수처럼 달고, 물잔은 매우 깔끔합니다. (저는 설탕 없이 에스프레소를 마실 때 물을 조금씩 마시면서 올라오는 향기를 즐기고 입을 가시는데, 이 때 물맛이 나쁘거나 물잔에서 좋지 않은 냄새가 나면 에스프레소 맛을 망치게 됩니다) 에스프레소와 함께 제공되는 물까지 신경쓴 바리스타의 정성이 고마웠습니다.
사람이 바글바글하지 않아 차분하고, 내부 인테리어가 정갈해서 좋습니다. 가게 문을 나서서 20분 안에 예술의전당 대공연장으로 걸어갈 수 있는 거리에 있는데도 스타벅스나 바우하우스처럼 미어터지지 않는 점이 신기하기도 하고, 이만한 수준의 로스터리 카페가 '동네 카페'인 서초구가 좀 부럽기도 합니다. 무척 마음에 드는 카페입니다. 앞으로도 예술의전당에 갈 일이 있을 때마다 들르게 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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