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제품의 명칭은 '그랏토'입니다. 나름대로의 뜻이 담긴 우리말 이름이죠. Grotto는 또 그 나름대로의 뜻이 있는 영어 이름입니다. 둘은 임의로 짝지어졌을 뿐이죠. 따라서 Grotto를 외래어 표기법에 맞게 쓰면 '그로토'가 되므로 한글 표기가 올바르지 않다거나, '그랏토'를 국어의 로마자 표기법에 맞게 쓰면 'Gratto'가 되므로 로마자 표기가 올바르지 않다는 식의 논의는 할 필요가 없습니다. 카누 70봉지 패키지에 딸려온 텀블러를 2년 넘게 잘 쓰면서도 텀블러 욕심이 자꾸 났습니다. 보온병 수집가의 기질은 어쩔 수 없나 봅니다. 사용중인 조지루시 ESE-35의 보온 능력과 밀폐 성능에는 만족하고 있었기 때문에, 텀블러는 그저 예쁘고 쓰기에 편하면 좋겠다 싶었지요. 스타벅스의 리저브 블랙 루시 텀..
보온병과 텀블러에 대해 예전에 글을 쓴 적이 있습니다. "보온병 수집가의 보온병 이야기"죠. 그리고 아홉 달 정도 시간이 흘렀습니다. 그동안 보온병과 텀블러에 넣은 커피를 넣고 이곳저곳을 돌아다녔고, 수많은 아이쇼핑을 했고, 후속편을 써도 될 만큼 글감이 쌓였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포스팅을 작성하게 되었습니다. 사용중인 조지루시 ESE-35 죽통은 상당히 만족스럽습니다. 커피를 담아 다니는 용도로 쓸 때, ESE-35의 장점과 단점을 나열해 보면… 장점 - 입구가 넓어 설거지하기 편합니다. - 잘 넘어지지 않습니다. 키가 큰 보온병이나 텀블러에 비해 안정적입니다. - 전용 가방이 기본으로 제공됩니다. (가방에 넣으면 보온이 좀 더 잘 됩니다) - 원터치 보온병보다 입구가 넓어 커피 체인점에서 음료를 받을..
지금까지 사 모았던 주방용품과 도구를 돌아보면서 "그것을 사기 전에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들"(가제)이라는 제목으로 글을 쓰다가, 너무 글이 늘어지는 것 같아 조금 짧게 쳐내기로 결심했습니다. 가장 간단하게 커피 생활을 하려면 무슨 물건이 필요할까요? 개인적으로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이 드는 물건 몇 개를 꼽아보며 포스팅을 만들어 볼까 합니다. 1. 전동 그라인더 (관련 글 : ) 대부분의 전동 그라인더는 포렉스나 하리오에서 나온 세라믹 날 핸드밀보다 핸드밀보다 균일한 굵기로, 훨씬 빠르게 원두를 분쇄해줍니다. 하지만 청소하기가 까다롭지요. 포렉스나 하리오 제품은 분해해서 물청소하기도 쉬운데 전동 그라인더는 날 부분의 물청소가 사실상 불가능하고 구조가 복잡해 분해해서 청소하기도 까다롭습니다. 간편한 커피 생..
티포트 브루 커피를 한동안 애용하다가, 주전자를 씻어 말릴 틈도 없이 바쁜 하지만 사흘에 하나씩 포스팅할 만큼은 한가한 일이 생겨 빠른 시간 안에 설거지를 마칠 수 있는 추출법을 고안하게 되었습니다. 분쇄된 원두를 담은 차망을 텀블러에 걸쳐놓고 물을 부어 우려낸 다음 차망을 건져내는 것이었죠. 이른바 프렌치 프레스(French Press)가 거름망을 눌러 커피 가루를 걸러내는 추출법이라면, 이 방법은 차망을 건져내 커피 가루를 걸러내는 추출법인 셈입니다. 프렌치 프레스에 대한 대구 혹은 대응으로 코리안 리프트(Korean Lift)라고 이름붙여볼까 하다가, 차망을 한국에서만 쓰는 것도 아닌데 커피 리프트(Coffee Lift)가 좋지 않을까, 아니면 추출 방식을 설명하는 직관적인 이름인 브루 앤드 리프트..
저에게는 보온병 수집가 기질이 있습니다. 가방이나 구두가 그러하듯, '딱 맞는' 물건은 드물고 사도 사도 살 게 있는 분야가 보온병이기도 하니까요. 덩달아 텀블러와 머그컵, 그리고 죽통까지 수집하고 있습니다. 밖에서 따뜻한 커피를 마시기 위해 필요한 도구는, 밖에서 아이에게 따뜻한 이유식을 먹이기 위해 필요한 도구와 많이 겹칩니다. 아이 한 명을 건사하는 것은 정말 큰 일이구나, 하는 걸 저는 보온병을 수집하면서 뼈 속 깊이 체험했습니다. 손을 넣어 닦기 편하게 입구가 넓은 보온용기를 찾다 보니 푸드자(food jar)나 죽통 형태의 보온도시락이 나오더군요. 그리고 이런 물건의 상당수는 이유식 용도로도 팔립니다. 입구가 넓은 죽통은 상대적으로 보온력이 떨어져서 보온병 쪽으로 돌아서다 보니 이제 병을 닦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