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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출, 도구/레시피

유자치노 (Caffe Agrume)

느린악장 2013. 5. 16. 20:38


 355mL (12 fl oz = Tall)

 카누 다크 로스트 아메리카노 1봉지

 유자 에센스 (←유자청 1/2큰술 ~ 1큰술)




 음료수에 '-치노(-ccino)'를 접미사처럼 쓰는 건 음식물에 '-버거(-burger)'를 접미사처럼 쓰는 것과 비슷한 잘못을 저지르는 겁니다. 하지만 이미 던카치노, 탐앤치노, 프라푸치노, 할리치노 같은 음료수가 많이 생겼고 새로운 '-치노'가 생겨도 사람들이 '아 저거 카페에서 파는 음료수겠구나' 하고 잘 알아들으시니 입에도 착착 감기고 기억하기도 편한 유자치노라는 명칭을 사용하겠습니다. 올바른 명칭(?)은 카페 아그루메(Caffè Agrume)[각주:1] 정도가 되겠습니다.


 저는 카누 다크 로스트 아메리카노 1봉지를 톨 사이즈 텀블러에 타 마시는 것을 좋아합니다. 이 정도면 저의 일용할 카페인입니다. 마일드 로스트 아메리카노 2봉지를 텀블러에 타거나, 카누 미니 2봉지를 하루에 두 번 마시는 것보다 저렴하기도 하고요. 저는 카누의 쓴맛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설탕이든 꿀이든 단것을 타 마시곤 합니다. 어느 날 유자차를 꿀 대신 써 보고 마음에 들어서 레시피로 정리해 보았습니다.


 유자청[각주:2]을 뜨거운 물에 진하게 우려낸 다음 건더기를 건져낸 '유자 에센스'를 시럽처럼 쓰면 커피가 훨씬 깔끔해집니다. 유자청을 직접 커피에 타면 유자 속살이 풀려나오는데, 이게 입 안에서 돌아다니는 식감이 영 좋지 않았거든요. 귀찮지만 에센스 만들어 쓰면 맛이 좋아집니다. 저는 유자청 1큰술을 우려낸 에센스를 씁니다. 마셔 보고 너무 달다 싶으면 유자청의 양을 좀 줄이세요.


 뜨거운 물에서 1분 정도 유자차를 추출한 유자청 건더기를 건져 재탕한 것을 에센스로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각주:3]. 재탕 에센스에도 어느 정도의 신맛과 향이 있습니다. 과도한 단맛을 싫어한다면 재탕 에센스를 쓰면 되고, 필요에 따라 약간의 설탕이나 시럽을 추가해 단맛을 낼 수도 있습니다.


 이 레시피의 장점은 커피에 새콤달콤한 맛과 상큼한 향을 추가해준다는 점입니다. 배리에이션 커피라기보다는 커피 들어간 음료수에 가깝지만, 이 정도면 훌륭한 카페인 공급원이죠.




 각주


  1. 유자(citrus fruit)가 이탈리아어로 agrume입니다. [본문으로]
  2. 썰어놓은 유자를 그와 동일한 양의 설탕에 재어 만든 것. 여러분이 알고 있는 그 유자차가 맞습니다. 가루로 된 버전 말고요. [본문으로]
  3. 이 때 처음 추출한 유자차는 그냥 유자차로 마십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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