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책 다섯 권에 나오는 커피 산지를 몽땅 정리한 적이 있습니다. 책 다섯 권의 목록은 다음과 같지요. (순서는 제1저자의 머릿글자 가나다순입니다) 여동완, 현금호 (2004) 가각본. 장수한 (2012) 백년후. 전광수 외 (2008) 형설. 하보숙, 조미라 지음 (2010) 열린세상. 호리구치 토시히데 지음, 윤선해 옮김 (2012) 달. 과테말라, 브라질, 에티오피아, 인도네시아, 케냐, 코스타리카, 콜롬비아, 탄자니아는 5권의 책에 모두 나오더군요. 이른바 세계 삼대 커피의 산지인 자메이카, 하와이, 예멘도 개근했습니다. 엘살바도르와 파나마는 5권 중 4권에, 도미니카공화국, 르완다, 파푸아뉴기니는 5권 중 3권에 나왔습니다. (2권 이하의 산지는 생략하겠습니다) 이 정리에 의하면 주목할 만한..
반반커피 프로젝트에 대한 생각을 정리할 겸, 글을 한 편 쓰고 넘어가겠습니다. 제가 음식을 만들면서 깨달은 평범한 진리는 "좋은 재료를 쓰면 맛있는 요리를 만들기 쉽다"는 것이었습니다. 신선한 고기와 좋은 간장을 쓰면 쇠고기+간장+마늘+백세주+표고버섯·다시마 육수 정도의 간단한 레시피로도 맛있고 깔끔한 불고기를 만들 수 있지요. 한 잔의 커피를 추출하는 과정도 요리와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좋은 생두를 쓰면 좋은 원두(볶은 원두)를 만들기 쉽고, 좋은 원두(볶은 원두)를 쓰면 맛있는 커피를 추출하기 쉽지요. 블루마운틴 커피의 맛과 향을 재현하기에 가장 좋은 원두는 블루마운틴입니다. 이것저것 섞어 봐야 블루마운틴 비슷한 물건이 나올 수는 있어도 블루마운틴과 정확히 같은 물건이 나올 수는 없습니다. 중요한 ..
원두 : 엘살바도르 (El Salvador) 100g 구입일 : 2013. 10. 29. 구입처 : 전광수 커피하우스 대학로점 원두 알이 상당히 작고, 동글동글하니 귀엽게 생겼습니다. 저의 열 번째 원두는 엘살바도르였습니다. (참고로, 고도 1500m 이상에서 재배된 커피에 주어지는 엘살바도르 커피의 최고 등급은 SHG입니다. 가게에서 SHG라 명시하지 않았으므로, 원두 이름은 '엘살바도르'라고만 적겠습니다) 전광수 커피하우스에 방문하던 날, 엘살바도르와 쿠바 크리스털마운틴을 모두 구입했지만 원래 목표로 하였던 원두는 엘살바도르였습니다. 그래서 엘살바도르를 열 번째 원두로 잡았습니다만, 어쩌다 보니 리뷰 올리는 순서가 바뀌어 열한 번째 원두인 쿠바 크리스털마운틴이 먼저 포스팅되었네요. 전광수 커피하우스에..
원두 : 쿠바 크리스털마운틴 (Cuba Crystal Mountain) 100g 구입일 : 2013. 10. 29. 구입처 : 전광수 커피하우스 대학로점 이 날부터 커피 보관법을 바꾸었습니다. 냉동보관하는 대신, 비닐봉투에 넣어 진공 밀폐용기에 담아보기로 했지요. 그래서 글라스락 직사각 4호 대신 이런 귀염둥이 접시에 디스플레이를 하여 사진을 찍습니다. 알이 굵어서 보기에 좋고, 비교적 약하게 볶은 원두의 특성상 빛깔이 곱습니다. 저의 열한 번째 원두는 쿠바 크리스털마운틴이었습니다. 엘살바도르를 사러 들른 김에 하나 더 골라들었지요. 중배전을 시티+정도로 로스팅하는, 비교적 강하게 볶는 경향이 있는 전광수 커피하우스에서 약배전하는 원두 중 가장 구미가 당기는 게 쿠바 크리스털마운틴이었죠. (쿠바 크리스탈..
원두 : 과테말라 안티구아 (Guatemala Antigua) 100g 구입일 : 2013. 10. 8. 구입처 : 쿠아모스 글라스락 직사각 4호가 모두 원두를 품은 채 냉동실에 들어가 있어서, 도자기 개완에 넣고 사진을 찍었습니다. 크기와 모양이 조금 불규칙하지만, 원두 표면의 갈색과 센터컷 부분의 노란색이 예쁜 배색을 이루고 있어 마음에 듭니다. 저의 아홉 번째 원두는 과테말라 안티구아였습니다. 전동 그라인더를 구입했는데, 처음에는 원두를 75g정도를 갈아내어 그라인더 날에 붙은 쇳가루와 방청유를 씻어내야 한다고 들어서 쇠밥(…)으로 주고 버릴 원두가 필요했지요. 집에 원두가 좀 있었지만(사실, '좀'이 아니었습니다) 케냐와 치아파스 모두 쇠밥으로 주기엔 이상하게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서 다른 원두를 ..
원두 : 케냐 AA Top (Kenya AA Top) 200g 구입일 : 2013. 10. 3. 구입처 : 끄레모소 (2013 카페&베이커리 페어에 설치된 부스에서 구입) 저의 여덟 번째 원두는 케냐 AA Top이었습니다. 이제 눈에 익은, 꽤나 평범한 모습을 한 원두입니다. 카페&베이커리 페어에서 멕시코 치아파스 SHG를 구입하고 부스를 돌고 있었는데, 끄레모소 부스에서 케냐 AA Top을 200g에 5000원이라는 놀라운 가격에 팔고 있었고, 반반커피 프로젝트의 윤곽을 이미 잡아 놓았던 저는 치아파스를 부드러운 베이스로 삼아 케냐를 톱으로 올리면 좋겠다는 생각을 떠올렸습니다. 며칠 전부터 재고관리(?)를 하여 집에 남은 원두를 싹싹 비우는 만반의 준비(?!)를 하고 나오긴 했지만, 400g이라는 원두..
원두 : 멕시코 치아파스 SHG (Mexico Chiapas SHG) 200g 제품명 : 공기좋은 치아파스의 맛있는 커피 구입일 : 2013. 10. 3. 구입처 : 비마이프렌드 (2013 카페&베이커리 페어에 설치된 부스에서 구입) 저의 일곱 번째 원두는 멕시코 치아파스 SHG였습니다. 적절하고, 무난하고, 예쁘장합니다. 생김새나 빛깔이나 로스팅이나 맛이나 향이나, 모두모두. 단짝의 소개로 카페&베이커리 페어에 가게 되었습니다. 흔치 않은 기회이니 평소에 사기 힘든 원두를 사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고, 무엇을 살까 고민을 하며 인터넷을 검색했지요. 개인적으로 환상을 갖고 있는 원두가 몇 종류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멕시코입니다. 맛과 향이 부드럽고 블렌딩의 베이스로 쓰기에도 좋아서 한 번 꼭 마셔 보고 싶..
예전에 인도네시아 만델링을 마실 때, 실수로 탄자니아 AA를 조금 섞은 적이 있습니다. 신맛이 살짝 비치는 쌉쌀한 커피가 되어 무척 맛이 좋았던 기억이 납니다. 그 때 처음으로 블렌딩의 가치와 이점을 진지하게 인정하게 되었지요. 하지만 저는 지금도, 다양한 산지의 커피를 스트레이트로 마셔보자는 목표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미 블렌딩이 된 커피를 사서 마시는 것은 목표 달성에 방해(…)가 됩니다. 이런저런 고민을 하던 끝에, 저는 '반반커피 프로젝트'를 시작했습니다. 두 종류의 커피를 사서 각각 스트레이트로도 마셔 보고, 블렌딩해서도 마셔 보기로 말입니다. 반반씩 섞는 블렌딩이라면 커피의 맛과 향을 결정하는 주도적인 원두(편의상 '톱'으로 칭하겠습니다)와, 이 원두의 맛과 향을 뒷받침하는 원두(편의상 '베..
카페&베이커리 페어를 다녀왔습니다. 2012년 페어 후기를 검색하다 보니 이런 저런 볼멘소리가 들려서 조금 불안하기도 했지만, 명확한 목표가 있었기 때문에 큰 걱정은 하지 않았습니다. 그 목표 중 하나가 갓 볶은(혹은, 적어도 최근에 볶은) 공정무역 커피를 구입하는 일이었습니다. 예전 글에 이렇게 말한 적이 있습니다. "공정무역 커피가 시장에 개입하는 방식으로 이 문제들을 해결하려는 접근법이라면 마이크로 로트, 스페셜티 커피, 컵 오브 엑설런스는 시장논리로 이 문제들을 해결하려는 접근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한동안 스페셜티 커피와 컵 오브 엑설런스에 대한 글을 많이 썼지요. 산지별로 달라지는 커피의 맛과 향이 저의 관심을 많이 끌었고, 그 '산지별로 달라지는 커피의 맛과 향'의 정점에 스페셜티..
원두 : 브라질 모레니냐 포르모자 (Brazil Moreninha Formosa) 200g 구입일 : 2013. 9. 2. 구입처 : 커피플랜트 저의 여섯 번째 원두는 브라질 모레니냐 포르모자였습니다. 원두 판매자 사이트를 돌아다니던 중 '브라질 모헤니아 포모사'라는 이름의 커피를 우연히 발견했는데, 만화 131화에서 어른이 된 마키가 알파에게 선물하던 커피 중 하나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였죠. 제131화 "air", 신장판 기준 10권 73쪽. 전14권인 구판 기준으로는 14권에 있다고 합니다. 사족이지만 커피 이야기는 별로 나오지 않는 만화입니다. 스펠링이 Formosa니까 영어 읽듯 읽으면 포르모사가 되겠지요. R 굴리는 소리를 생략하면 포모사가 될 테고요. 맞는 것 같아서 일단 샀습니다. 모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