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두 : 탄자니아 AA (Tanzania AA) 100g 구입일 : 2013. 8. 12. 구입처 : 쿠아모스 저의 다섯 번째 원두는 탄자니아 AA였습니다. 만델링 사러 갔다가 어찌어찌하여 가장 최근에 볶았다는 탄자니아를 사게 된 것이지요. 스크린 사이즈로 등급을 매기기 때문인지, 알이 제법 굵습니다. 삶은 계란을 반으로 자른 듯 반듯한(?) 형태 또한 인상적입니다. 에티오피아 이르가체페는 센터컷이 있는 쪽도 꽤나 동글동글한 모양이었거든요. 강하지 않은 로스팅을 해서인지 커피오일이 배어 나왔다는 느낌도 거의 없었고, 표면 질감도 가슬가슬했습니다. 탄자니아는 케냐 계열에 속하는 원두라고 합니다. 와인과 같은 산미를 느낄 수 있고 바디감이 제법 강할 것이라는 예상을 했지만… 의외로 이르가체페의 느낌이 났습니..
Aromas Flavor Wheel에서 커피의 향은 크게 세 종류로 나뉩니다. Enzymatic Sugar Browning Dry Distilation 이런저런 설명이 있지만, Enzymatic은 대체로 물기가 남아 있는 싱싱한 식물(살아 있을 때와 식재료로 팔리는 도중을 포함하여)에서 나는 싱그러운 향과 냄새, Sugar Browning은 대체로 달콤하고 고소한 냄새, Dry Distilation은 물기가 남아 있는 싱싱한 식물과는 거리가 있는 물질의 냄새로 정리해볼 수 있습니다. 1. Enzymatic Flowery는 꽃과 방향성 식물의 향을 포함합니다. 커피 꽃(coffee blossom), 월계화(tea rose)가 floral로 묶이고, 카르다몸(cardamom), 고수(coriander see..
커피의 맛과 향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고들 합니다. 맛과 향은 사람의 감각으로 느끼는 것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주관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기준을 명확히 정해두지 않으면 뒤죽박죽이 되기 쉽지요. "이 커피가 무슨 '새콤'이야, '시큼'이지!" "'새콤' 맞거든요?" …이런 식의 어처구니없는 말싸움도 벌어질 테고 말입니다. 커피를 평가할 때 맛과 향을 어떻게 표현해야 하는가—이 표현의 기준이 되는 것, '공용어'가 되는 것이 Coffee Taster's Flavor Wheel(이하 Flavor Wheel, FW)라고 할 수 있습니다. 1990년대 후반, 당시 SCAA의 executive director였던 Ted Lingle이 만들었습니다. 제가 보기에 Lingle은 신맛, 단맛, 짠맛, 쓴맛이라는 '네 가지..
원두 : 인도네시아 만델링 (Indonesia Mandheling) 50g - 추정치 입수일 : 2013. 8. 12. 출처 : 쿠아모스 저의 네 번째 원두는 인도네시아 만델링이었습니다. 더운 날 마시는 따뜻한 커피는 새콤한 편보다 쌉쌀한 편이 낫겠다 싶어서였죠. 강배전을 한 원두여서 그런지 제법 커피오일이 배어나왔습니다. 평소처럼 쿠아모스에 가서 만델링 사고 싶다고 말했더니 "볶은 지 좀 되어서, 카페에서 바로 내려 마시기에는 좋지만 집에 가져가서 두고두고 마시기에는 좋지 않다"며 팔지 않으셨습니다. 아이고 orz 멘탈이 흐늘흐늘해져서 그럼 뭘 사 먹어야 하나… 하는 동안 매니저와 이런저런 커피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습니다. (혹시 사모님이시냐고 물어보려다가, 사모님이 아니라면 큰 실례가 되기 때문에 안..
원두 : 에티오피아 이르가체페 아리차 (Ethiopia Yirgachefe Aricha) 100g 구입일 : 2013. 7. 18. 구입처 : 쿠아모스 저의 세 번째 원두는 에티오피아 이르가체페였습니다. 이름이 재미있었고, 꽃향기를 지닌 부드러운 커피를 마시고 싶어서 구입했습니다. 원두 표면의 짙은 갈색과 센터컷 부분의 선명한 노란색이 멋있는 배색을 이루고 있어서, 커피 통 뚜껑을 열 때마다 감탄사가 나옵니다. 쿠아모스에서 팔던 이르가체페는 원래 코케였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코케가 떨어졌다고 아리차를 꺼내주시더군요. 왠지 경기미 사러 갔는데 이천쌀 떨어졌다고 여주쌀(을 이천 쌀값에) 받아온, 미묘하게 횡재한 느낌이었습니다. 아리차가 '이르가체페'로 팔리는 커피 중에서는 평이 가장 좋은 축에 들거든요. ..
카페뮤제오에서 실험을 했습니다. 나의 마음을 커피에게 준다면, 커피의 맛이 달라질까? '사랑해'라고 말해주면 맛있어지고, '미워해'라고 말해주면 맛없어질까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건 류의 실험이었습니다. 에모토 마사루가 쓴 같은 제목의 책이 과학적인 근거가 없다는 건 굳이 말할 필요도 없겠지요. 정재승의 에서 : "'사랑과 감사'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이 책의 메시지는 좋다. 그러나 그것을 뒷받침하고 있는 근거가 조작된 것이고 해석 또한 엉터리라면, 그것은 굉장히 위험한 일이다. 만약 이 책의 내용이 사실이라면, 저자는 각 국의 신과학 지지 모임에만 참석하지 말고 연구 결과를 저명한 과학저널에 제출해 심사 받기를 권한다. 그럴 자신이 없다면, 이 책은 근래에 나온 최악의 '과학' 도서가 될 것이다." -..
"세계 3대 커피와 그 뒷이야기"에서 한 번 언급한 적이 있지만, 일본에서 통하는 '세계 삼대 커피'의 목록과 한국에서 통하는 '세계 3대 커피'의 목록은 조금 다릅니다. 일본의 세계 삼대 커피에는 예멘 모카 마타리 대신 탄자니아 킬리만자로가 들어갑니다. 헤밍웨이 원작의 영화 "킬리만자로의 눈"이 1953년 일본에서 개봉되면서부터 킬리만자로가 커피 브랜드로 인식되었고, 헤밍웨이가 킬리만자로 커피를 좋아한다고 알려지자 킬리만자로 커피의 인기가 일본에서 올라간 탓이죠. 하지만 한국에서 헤밍웨이는 존경받는 예술가지 사랑받는 예술가라고 하기는 어렵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헤밍웨이의 커피'라고 선전하면 뭔가 있어보이긴 하는데 그것이 실제 소비로 이어질 가능성은 좀 낮지요. 그래서 한국인이 사랑하는 예술가 고흐를 ..
원두 : 코스타리카 타라주 (Costa Rica Tarazu) 100g 구입일 : 2013. 6. 19. 구입처 : 쿠아모스 저의 두 번째 원두는 코스타리카 타라주였습니다. 구입한 이유는… 이름이 재미있어서였지요 :D 윤기가 제법 흐르지요? 할리스에서 구매했던 콜롬비아 수프리모는 이것에 비하면 푸석푸석한 피부(ㅠㅠ)를 가졌습니다. 콜드 브루 커피로 한 달 가까이 마셨습니다. 콜롬비아 수프리모 리뷰를 6월 21에 작성했지만, 실제로 콜롬비아 수프리모를 다 마시고 타라주를 개시한 것은 7월 4일의 일입니다. 커피가 정말 떨어질 듯 떨어질 듯 안 떨어지더군요. 제 판단 착오로 타라주는 냉동실에서 2주 동안 잠을 자야 했습니다(그리고 이 다음에 구입한 이르가체페 아리차도 열흘 정도 잠을 잤습니다 orz). 전광..
잠깐 '마이크로 로트(micro lot)' 커피를 살펴보고 가겠습니다. Bean Fruit Coffee라는 회사에서는 마이크로 로트 커피를 설명하는 을 썼는데, 내용을 살펴보면 이렇습니다. "일단 당신이 복숭아 과수원을 경영하고 있다고 가정해봅시다. 대부분의 땅에서 괜찮은 복숭아가 열립니다. 그런데 어느 지점에서는 아주 훌륭한 복숭아가 열려요. 이 지점의 나무 몇 그루에 열리는 복숭아는, 당신 농장의 다른 지역에 열리는 어떤 복숭아보다도 토실토실하고 달콤합니다. 보통은 훌륭한 복숭아와 괜찮은 복숭아가 섞여서 함께 팔립니다. 마이크로 로트는 훌륭한 복숭아만 따로 모아서 (비싸게) 파는 겁니다." 이 이야기를 커피 농장에 적용해 보면 농장의 특정 지점에서 열리는 훌륭한 커피를 따로 모아서 파는 것이라 볼 수..
싱글 오리진이라는 말을 단순히 '다른 나라의 원두를 섞지 않은' 정도의 수식어로 사용하는 경우가 제법 있고, 저 역시 그 정도로 이해해 왔습니다. 네이버캐스트 편의 일부입니다. 스타벅스 홈페이지에 소개된 원두 종류(현재 스타벅스 매장에서 250g단위로 포장되어 팔리고 있습니다)를 보시면 알겠지만, 과테말라 안티구아, 케냐, 콜롬비아, 수마트라는 특정한 나라 또는 특정한 나라의 특정 지역(region)에서 수확된 커피를 지칭하는 것입니다. 품종, 가공법(processing), 생산 농장, 농법(sun/shade grown coffee), 수확법 등은 제각각일 수 있지요. 투썸플레이스에서 커피를 새로 출시했다는 보도기사의 일부입니다. 코스타리카, 수마트라, 케냐 등 특정한 나라에서 수확된 커피를 지칭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