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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두 : 브라질 모레니냐 포르모자 (Brazil Moreninha Formosa) 200g

 구입일 : 2013. 9. 2.

 구입처 : 커피플랜트


 저의 여섯 번째 원두는 브라질 모레니냐 포르모자였습니다. 원두 판매자 사이트를 돌아다니던 중 '브라질 모헤니아 포모사'라는 이름의 커피를 우연히 발견했는데, 만화 <카페 알파> 131화에서 어른이 된 마키가 알파에게 선물하던 커피 중 하나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였죠.



 스펠링이 Formosa니까 영어 읽듯 읽으면 포르모사가 되겠지요. R 굴리는 소리를 생략하면 포모사가 될 테고요. 맞는 것 같아서 일단 샀습니다. 모레니냐 포르모자는 Fazenda Aurea에서 생산되는 커피고, 특정 지역이 아닌 특정 농장에서 생산되는 커피는 다 팔리고 나면 다시 구하기 힘드니까… 어차피 마실 커피라면 있을 때 사 두는 게 좋거든요. 마침 커피도 떨어져 가던 중이었고요.



 커피플랜트에서는 '브라질 모헤니아 포모사', 폴 바셋에서는 '브라질 모레니아 포모사'라는 이름으로 팔리고 있지만 외래어 표기법에 맞는 한글 표기는 '브라질 모레니냐 포르모자'입니다. (이 블로그의 용어와 표기법 참조)


 사진에서 보는 바와 같이 깨진 원두, 벌레 먹은 원두, 조가비 모양의 원두(shell)와 같은 결점두가 많은 편이며 부분적으로 타 버린 원두도 꽤 많습니다. 결점두 문제는 생두의 QC자체가 잘 되지 않은 데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고, 부분적으로 타 버린 원두는 로스팅 당시 화력 조절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2015년 1월 28일 수정 : 처음 리뷰를 올릴 때는 부분적으로 탄 원두에 대한 불만을 강하게 적어 놓았었는데, 세하도 파인컵이나 브라질 COE 2013 19위 Sítio Cruzeiro를 리뷰하면서 브라질 원두에서 채프가 타는 건 일상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고(…) 오늘 받은 산토스 블루 다이아몬드에서도 채프가 한가득 나오는 걸 보면서, 이 리뷰를 수정하기로 결심했습니다. 부분적으로 탄 원두는 좀 아쉽지만, 채프가 타는 건 브라질 원두에서는 일상적인 일입니다. (이유는 잘 모르겠습니다)


 터키시 커피로 첫 잔을 마셨을 때 탄내와 탄맛이 심했습니다. 조금이라도 이상하게 생겼다 싶은 원두를 모두 골라내는 등 이런저런 시도를 해 본 끝에, 센터컷과 원두 안쪽에 남아 있는 실버스킨(이렇게 남아 있는 부분을 채프라고 부르더군요)이 까맣게 탄 것이 지독한 탄내와 탄맛을 낸다는 사실을 알아낼 수 있었습니다.



 센터컷 쪽으로 삐져나온 채프의 색깔이 지나치게 짙은 원두는 그 안에 있는 채프가 탔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타 버린 채프는 예비 분쇄 과정에서 산산조각 나는 경우가 많으므로, '수상한 원두'를 따로 모아 적당히 예비 분쇄를 해서 큰 조각을 건져내어 쓰고 아래에 남은 부스러기를 내버리면 손실을 최소화하면서 비교적 쉽게 타 버린 채프를 골라낼 수 있습니다.


 골라내는 작업은 귀찮지만 이렇게 정제한(?!) 원두로 터키시 커피를 끓이면 포르모자 특유의 매력을 즐길 수 있습니다. 커퍼가 creamy하다고 표현한, 제법 진하고 끈끈한 바디감(커피가 조금씩 식어갈수록 강하게 느껴집니다)이 특징적이고 볶은 헤이즐넛과 같은 달달한 aroma와 부드러운 신맛, 은은하게 느껴지는 단맛도 기분좋습니다.


 다음 해의 입고가 기다려지는, 다시 마셔 보고 싶은 원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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