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반커피 프로젝트는 블렌딩에 도전하는 사람에게 접근법을 제시하여 주고() 섞는 원두를 둘로, 섞는 비율을 반반으로 고정하여 2차원 평면 위에 하나의 표로 정리하기에 좋아()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축적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하지만 어느 정도 데이터를 쌓다 보면 벽을 만났다는 느낌이 들 수도 있을 겁니다. 그것은 [+산미], [-산미]라는 기준으로 베이스와 톱을 나누고 [+바디], [-바디]라는 기준으로 베이스1과 베이스2, 톱A와 톱B를 나누는 도식적이고 기계적인 방법론에 있습니다. 이 틀에 따라 블렌딩을 진행하다 보면 그 결과물의 산미는 중간 수준으로 획일화되고 바디는 3단계 범위 안에서만 움직이게 됩니다. 그 이상의 미묘함을 추구하기 힘듭니다. 게다가 두 종류의 원두를 반씩 섞는 방법으로는 내가 원하던..
'반반커피 프로젝트'를 처음 글로 쓰면서 저는 커피를 산미의 유무에 따라 베이스와 톱으로, 바디의 유무에 따라 베이스와 톱을 각각 1/2, A/B로 분류하여 1A, 1B, 2A, 2B의 네 가지 접근법을 정리한 적이 있습니다. 각 분류에 잘 들어맞는 가장 전형적인 커피를 나열하면 아마 다음과 같을 겁니다. 베이스1 [-산미][+바디] : 인도네시아 베이스2 [-산미][-바디] : 브라질, 콜롬비아 등 톱A [+산미][+바디] : 케냐 톱B [+산미][-바디] : 에티오피아(습식), 파나마 등 실제로 마셔본 결과 몇몇 커피는 예상을 벗어났습니다. A의 톱이 될 것이라 생각했던 파푸아뉴기니는 생각보다 산미가 강하지 않았고 B의 톱이 될 것이라 생각했던 예멘이나 에티오피아 건식 역시 생각보다 산미가 강하지 않..
원두 : 에티오피아 하라 (Ethiopia Harrar) 180g 구입일 : 2013. 12. 19. 구입처 : 닥터만커피 시티 로스팅이라고 합니다. 시티 치고는 꽤 까무잡잡하고 오일이 촉촉하게 배어나왔습니다. 예전에 찍은 안티구아와 비슷한 겉모습이지만 하라 쪽이 좀 더 색이 진하고 오일이 많습니다. 원두알마다 빛깔이 제각각인데, 이것은 직화식 로스터로 볶은 커피의 특성인 것 같습니다. (담당자 말로는 직화식 로스터로 볶아서 빛깔과 맛이 진할 것이라고 하더군요) 빛깔이 제각각이어서 볶음도가 불균일하면 어떡하나 걱정했는데, 다행히 맛에는 이상이 없습니다. 저의 열여덟 번째 커피는 에티오피아 하라였습니다. 예멘 모카 마타리가 주는 와인의 느낌이 좋아서, 예멘과 유사한 특성을 지닌다는 에티오피아 하라를 주문하..
원두 : 파나마 다이아몬드마운틴 (Panama Diamond Mountain) 300g 구입일 : 2013. 11. 25. 구입처 : 카페뮤제오 150g정도는 냉동실로 보내느라 간만에 글라스락 직사각 4호에 담아서 찍어보았습니다. 무난하고 평범하게 생겼습니다. 저의 열세 번째 커피는 파나마 다이아몬드마운틴이었습니다. 에서는 '코스타리카와 인접한 서쪽 지역의 커피는 코스타리카 커피의 특성에 가깝고, 콜롬비아와 인접한 동쪽 지역의 커피는 콜롬비아 커피의 특성에 가깝다'고 하고, 에서는 '코스타리카 및 콜롬비아와 지리적으로 연결되어 있지만, 향미는 그 어디에도 속하지 않고 독자적이다'고 하는, 두 책의 평이 완전히 엇갈리는 재미난 나라입니다. (일반론 차원에서 따지자면, 두 책의 평 중 하나는 틀릴 수밖에 없..
원두 : 인도네시아 자바 (Indonesia Java) 100g 구입일 : 2013. 11. 25. 구입처 : 카페뮤제오 맛은 그렇게나 유별난 커피가, 생긴 건 또 평범하게 생겼습니다. 저의 열네 번째 커피는 인도네시아 자바였습니다. 구매 버튼을 누를 때도 스트레이트로 마실 생각은 별로 없었지만, 어쩌다 보니 반반커피의 절반을 책임지는 베이스 역할로 100g이 다 나가버렸습니다. 딱 한 번, 찻주전자로 우려 스트레이트로 마셔보았습니다. 사실 저는 커피의 산미를 즐기는 쪽이지 향을 즐기는 쪽이 아니어서, 산미가 거의 없는 자바의 쌉쌀함이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다른 커피와 반씩 섞어 마시게 되었습니다. 블렌딩 용도로 쓴다면, 시티 정도로 로스팅한 만델링으로 자바를 대신해도 큰 문제는 없을 것..
원두 : 에티오피아 이르가체페 (Ethiopia Yirgachefe) 150g - 추정치 입수일 : 2013. 12. 11. 출처 : 클럽 에스프레소 평소보다 조명을 적게 쬐인 탓인지 사진에 노이즈가 많이 끼었습니다. 비주얼은 썩 마음에 들지 않지만, 맛 하나는 기가 막힌 원두입니다. 저의 열일곱 번째 커피는 에티오피아 이르가체페였습니다. 선물받은 커피입니다. 친구가 클럽 에스프레소에서 43번째 커피중독자 시리즈 500g을 사서 얼마간을 나누어준 것입니다. 보르미올리 피도 병에 담아서요(그렇습니다. 병도 선물받았습니다). 카페뮤제오에서 사은품으로 받은 이르가체페를 다 마시지도 않았는데 또 이르가체페가 생겼지만 마냥 좋았습니다. 무난하고 훌륭하고 믿을 수 있는 커피는 아무리 쌓여도 좋거든요. 산미와 고소함..
이 글을 쓰고 있는 2013년 현재, 우리는 인터넷 쇼핑을 하면서 배송료를 낸다면 대략 2500원 정도가 될 것이라고 예상합니다. 배송료 2500원 중 택배기사의 몫이 900원 정도라는 이야기를 어디선가 들었는데, 이대로 가정하고 이야기를 진행해 보겠습니다. 택배기사가 월 270만원을 벌려면 약 3000건의 배달을 성공해야 합니다. 한 달에 3000건의 배달을 하려면, 한 달에 22일을 일한다 가정했을 때 하루에 약 136건의 배달을 성공해야 합니다. 하루에 12시간을 배달에 쓴다고 가정했을 때 1시간에 약 11건의 배달을 성공해야 합니다. 물건 하나를 배달하는 데 평균 5분 17초 이상 쓸 수가 없습니다. 아파트라는 주거방식이 아니었다면, 사실상, 이 단가로 먹고 살 수 있는 택배기사는 없었을 겁니다...
원두 : 예멘 모카 마타리 (Yemen Mocha Mattari) 100g - 추정치 입수일 : 2013. 12. 11. 출처 : 카페뮤제오 귀염둥이 그릇에 담아 찍었고 평소보다 조명도 적게 쬐었지만, 제법 실물에 가까운 색감이 나왔습니다. (어디까지나, 귀염둥이 그릇에 담아 찍은 다른 다른 사진들에 비해서지만요) 대충 찍었더니 초점이 꽤 앞에 맞아버렸네요. 사실 별 특징 없이 무난하게 생긴 모습입니다. 저의 열여섯 번째 커피는 예멘 모카 마타리였습니다. 선물받은 커피입니다. 친구가 카페뮤제오에서 예멘 모카 마타리 200g을 사서 절반을 나누어준 것입니다. 이른바 세계 삼대 커피 중 하나로 꼽히고, 빈센트 반 고흐와 인연이 있다는 커피로 광고가 되면서 상당히 고평가된 커피입니다. (저는 저 둘 다 인정하..
원두 : 에티오피아 이르가체페 (Ethiopia Yirgachefe) 30g - 추정치 입수일 : 2013. 11. 25. 출처 : 카페뮤제오 귀염둥이 컵에 올려놓고 찍으면 색이 과장되는 것 같습니다. 무슨 이유에서인지 발색 설정이 달라지는 것 같은데, 지금 사용하는 RawTherapee가 손에 익지 않아서 후보정으로 바로잡기 힘드네요. 실제로는 저렇게 확 튀는 색이 아닙니다. 저기에서 조금 노란 기운이 빠진, 수수한 갈색이지요. 예전에 올린 이르가체페 아리차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저의 열다섯 번째 커피는 에티오피아 이르가체페였습니다. 집안에 커피잔치가 벌어져서, 열세 번째 커피부터 열일곱 번째 커피까지는 구입한(혹은 계획한) 순서가 아닌 다 마신 순서대로 리뷰를 포스팅하게 될 것 같습니다. 카페뮤제..
원두 : 파푸아뉴기니 마라와카 블루마운틴 (PNG Marawaka Blue Mountain) 200g 구입일 : 2013. 11. 12. 구입처 : 그라나다카페 (G마켓에 입점한 짐마카페 미니숍에서 구입) 상품 설명 페이지에는 하이+정도로 로스팅한다고 되어 있습니다만, 실제 로스팅 정도는 원두알마다 제각각입니다. 다행히 채프까지 태워먹은 것은 거의 없고, 맛에는 이상이 없습니다. 저의 열두 번째 원두는 파푸아뉴기니 마라와카 블루마운틴이었습니다. 언제 한 번 마셔봐야지 벼르고 있다가 드디어 주문을 했네요. 마라와카 블루마운틴 100g 포장이 8000원, 200g 포장이 10000원이고, 다른 원두도 대략 이런 식입니다. 본격 200g 구매를 권장하는 로스터리죠. G마켓에 입점한 짐마카페 미니숍에서는 그라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