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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포스팅의 내용은 2015년 12월 3일에 전면 개정되었습니다. <커피 추출법 개정 프로젝트> 문서를 참고해 주세요.
물 150mL
원두 8g
밀폐용기1 (밑면이 넓으면서 밀폐가 가능한 용기면 무엇이든)
밀폐용기2 (미분을 가라앉히는 용도)
손잡이가 긴 스푼 (용액을 골고루 섞어주기 위해 필요함)
눈이 가는 체
그라인더
냉장고
※그릇에 랩을 꼼꼼히 잘 씌우는 것으로도 어느 정도 밀폐가 가능합니다. (숙성중인 김치로 가득 찬 냉장고 같은 경우라면 곤란하겠지만, 냄새가 심하지 않은 냉장고에 10시간 정도 넣어두는 정도라면 랩으로도 충분합니다)
1. 원두를 분쇄합니다.
모카포트 정도의 굵기면 무난하며, 좀 더 가늘게 분쇄한 원두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2. 원두를 밀폐용기1에 담고 물을 붓습니다. 잘 저어줍니다.
3. 냉장고에서 10~12시간 정도 추출합니다.
경우에 따라 8~24시간 동안 추출할 수도 있습니다.
3.1. 도중에 1~2회 정도는 냉장고에서 꺼내 용액을 골고루 섞어줍니다.
4. 시간이 되었으면 눈이 가는 체로 용액을 거릅니다.
5. 거른 용액을 밀폐용기2에 받아 냉장고에 넣습니다.
6. 몇 시간 지나 미분이 가라앉으면 완성.
원두를 분쇄할 만한 도구와 밀폐용기만 있으면 간단한 주방용품으로도 커피를 만들 수 있다는 점이 콜드 브루 커피의 최대 장점입니다. 저는 페퍼밀과 랩 씌운 계량컵으로 시작했습니다.
통후추 병에 사은품처럼 붙어있는 페퍼밀로도 원두를 분쇄하는 데에는 지장이 없지만, 한 번에 8g 정도의 원두를 모카포트 굵기로 분쇄하다 보면 팔이 아플 겁니다. 업그레이드를 원하신다면 가급적 전동 그라인더를 구입하세요. 비싼 페퍼밀은 정말 나쁜 선택이고, 핸드밀도 그다지 좋은 선택은 아닌 것 같습니다. (전동 그라인더를 구입하고 나면 결국 둘 다 애물단지가 됩니다)
원두를 추출하는 밀폐용기로는 잘 씻어 냄새를 제거한 스파게티 소스 병, 동글납작한 잼병이나 조청 병, 랩 씌운 계량컵, 랩 씌운 약탕기 유리포트, 그 외 밀폐 가능한 용기를 활용할 수 있습니다. 450g짜리 스파게티 소스 병이나 500mL짜리 동글납작한 잼병이면 1인분(150mL) 추출 용도로 쓸 수 있고 2500mL짜리 약탕기 유리포트면 4~5인분도 추출할 수 있습니다.
위 지시대로 추출한 콜드 브루 커피는 물에 희석하지 않고 그대로 마시기에 적합한 농도입니다. 좀 더 진한 콜드 브루 커피를 얻는 방법은 "감상과 노하우" 편에 기술하도록 하겠습니다. (단, 더치 커피 '원액'만큼 진한 콜드 브루 커피를 얻는 것은 매우 힘듭니다. 정말 진한 원액을 원하신다면 점적식 추출 도구를 사용하시기 바랍니다)
더치 커피보다는 간편한 추출법입니다. 세팅이 간단하고, 추출 도구의 가격도 저렴하고 청소하기도 쉽습니다. 생산량을 탄력적으로 조절할 수도 있죠. 500mL 유리병 하나를 사용하면 1인분을 추출할 수 있고 여러 개의 밀폐용기를 동원하면 5인분 이상도 만들 수 있습니다.
변수를 제어하기 편합니다. 물과 원두의 양, 분쇄 굵기, 추출 시간, 추출이 일어나는 온도, 교반 정도(추출 도중 얼마나 여러 번 용액을 섞어주느냐)는 비교적 제어하기 편한 변수에 속합니다. '손맛'이 개입할 여지가 없다는 건 단점이지만, 추출의 일관성을 유지하기 좋다는 것은 장점입니다.
위 지시대로라면 종이 필터를 사용하지 않으므로 원두의 유분을 보존할 수 있습니다. 유분의 맛을 좋아하는 분께 추천할 만한 추출법입니다. 다만 종이 필터를 사용하지 않고 미분을 제거하려면 눈이 가는 체로 거른 용액을 몇 시간 내버려두어 미분을 가라앉힌 다음 윗물만 따라내어야 합니다. (4시간 정도 가라앉히면 미분은 바닥에 모이지만 윗물을 따라낼 때 딸려나오는 미분의 양이 꽤 됩니다. 12시간 이상 내버려두면 미분이 잔 밑바닥에 철썩 달라붙어서 거의 딸려나오지 않습니다) 추출이 끝난 뒤에 곧바로 마실 수 없고 미분을 가라앉혀야 한다는 것은 명백한 단점입니다. (이렇게 체로 거르고 나서 가라앉힌 미분은 매우 고와서, 따로 모아 잘 말리면 세안용 스크럽으로 쓸 수 있습니다)
낮은 온도에서 추출이 진행되고, 결과물도 시원한 커피로 나오기 때문에 냉장 보관용 커피를 생산하기에는 좋습니다. 뜨거운 물로 추출한 커피를 냉장 보관하려면 식혀야 하는데, 이 과정이 꽤 귀찮거든요.
콜드 브루 커피는 원두의 향(aroma)과 와인의 느낌을 잘 살려냅니다. 대신 산미의 표현이 제한적이고, 추출 시간을 늘렸을 때 원두의 좋지 않은 특성(지나친 쓴맛, 담뱃진 같은 냄새 등)까지 추출될 위험이 있습니다. 콜드 브루 커피에 적합한 원두를 적당한 굵기로 분쇄하여 적당한 추출 시간 동안 추출해야 좋은 결과물을 얻을 수 있습니다. (변수를 제어하기는 편하지만, 변수의 적절한 값을 찾는 과정은 쉽지 않습니다)
장점과 단점이 뚜렷한 추출법입니다. 원두를 좀 가리는 편이라, 콜드 브루 커피로 추출한 결과가 아주 좋은 원두가 있고 콜드 브루 커피로 추출하면 그저 그런 원두도 있습니다. 저는 이 추출법을 새로 들어온 원두의 특성을 알아볼 때 한두 번 사용합니다만, 가끔 콜드 브루 커피와 잘 맞는 원두가 나타나면 줄기차게 콜드 브루 커피로 추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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