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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두 : 에티오피아 하라 (Ethiopia Harrar) 180g
구입일 : 2013. 12. 19.
구입처 : 닥터만커피
저의 열여덟 번째 커피는 에티오피아 하라였습니다.
예멘 모카 마타리가 주는 와인의 느낌이 좋아서, 예멘과 유사한 특성을 지닌다는 에티오피아 하라를 주문하게 되었습니다. 예멘 모카 마타리가 상당히 고가에 팔리는 원두이니, 이번에 주문하는 하라도 고가 정책을 쓰는 원두 판매자의 것을 주문하면 비슷한 눈높이(?)의 원두끼리 비교할 수 있겠구나 싶어 닥터만커피에 주문하였습니다. 닥터만커피에 주문하면 원두를 푸쉬락통에 담아주는데, 그 통이 탐나서기도 했습니다.
에티오피아 하라는 예멘 모카 마타리보다 와인의 느낌이 옅고, 복합적인 맛이 좀 더 있어서 스트레이트로 마실 때 상당히 만족스러운 느낌을 주었습니다. 예멘 모카 마타리를 스트레이트로 마실 때는 왠지 허전한 느낌이 들었고 자바와 섞었을 때 오히려 더 만족스러웠거든요. 대신 하라는 자바나 이르가체페와 섞었을 때 와인의 느낌이 많이 죽습니다. 모카 자바 블렌드(모카1:자바2)의 예멘 모카 마타리를 대신할 목적으로 에티오피아 하라를 쓸 생각이라면, 비율을 조금 바꾸어 하라를 더 넣어야 비슷한 정도로 와인의 느낌을 살려낼 수 있을 듯합니다.
하라와 자바와 반씩 섞었을 때는 예멘과 자바를 반씩 섞었을 때에 비해 조금 실망스러웠던 게 사실입니다. 와인의 느낌이 많이 죽는데다, 하라 특유의 조금 거친 느낌이 자바의 적절한 부드러움에 묻혀서 이게 뭔가 싶을 블렌드가 나왔거든요. 하지만 하라와 만델링을 섞었을 때는 제법 만족스러웠습니다. 자바와 미묘하게 다른 만델링의 거친 느낌이 하라의 와인의 느낌을 받쳐주어, 모카 자바의 세련된 안정감과는 조금 다른 역동적인(=뭔가 제각기 날뛰는 듯한) 느낌의 블렌딩이 되었거든요.
예멘 모카 마타리의 단순한 대체재라고 볼 수는 없습니다. 와인의 느낌은 여전하지만, 초콜릿과 같은 aroma가 조금 더 강하게 느껴지고 입안에서 느껴지는 감촉이 조금 더 거칠어, 예멘과는 조금 다른 쓰임새를 갖는 커피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앞서 말한 대로 예멘은 부드러운 맛과 세련된 느낌이 필요할 때, 하라는 강렬한 맛과 거친 느낌이 필요할 때 사용하면 조금 더 그럴싸한 결과가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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