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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드 브루 커피를 만들어 마시게 된 지도 그럭저럭 다섯 달 지났습니다. 이런저런 노하우를 써 올린 지도 넉 달 가까이 되어가는군요.
실리트 페퍼밀을 사용할 때는 원두 3g을 모카포트 굵기로 분쇄해서 18시간 정도 우려냈습니다. 더 많은 원두를 더 곱게 갈면 더 진한 커피를 추출할 수 있겠지만, 사람의 힘에는 한계가 있으니까요. 하지만 전동 그라인더를 구입하고 나서부터는 거의 산업혁명 수준으로 일이 수월해졌습니다. 아주 많은 원두를 아주 곱게 가는 건 일도 아니게 되었지요. 가정용 제품이기 때문에 에스프레소 굵기로 원두 200g을 한번에 갈려고 시도하면 좀 까탈을 부리겠지만, 2~3인분 커피를 내릴 원두 정도는 아무 걱정 없이 순식간에 갈 수 있습니다.
원두 약 8g을 에스프레소 굵기로 갈아 150ml의 물에 담그고 24시간 동안 우려내면, 예전보다 더욱 진한 콜드 브루 커피가 추출됩니다. 원두의 양은 두 배가 되고, 분쇄 굵기는 가늘어지고, 추출 시간은 6시간 늘어났지요. 물의 양은 그대로이면서요.
이정도 세팅을 하면, 케냐와 같이 산미와 바디가 모두 강한 편인 원두를 사용했을 때 제법 쌉쌀하고 새콤한 커피가 추출됩니다. 뜨거운 물을 사용하는 추출법이나 훨씬 더 많은 원두를 투입하는 더치 커피의 산미와 바디에 비하면 여전히 부족함이 있지만, 예전의 콜드 브루 커피에 비해서는 훨씬 풍성한 맛과 향을 낸다고 평할 수 있습니다.
몇 달 전에 만난 친구가 저에게 해준 말이 떠오릅니다.
"(좋은 맛과 향을 원한다면) 원두를 아끼지 마."
레시피를 생각할 때마다 되새길 필요가 있는, 좋은 충고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터키시 커피를 끓이면서 원두를 들이부으면 사약맛 커피가 나오는 게 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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