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입을 하거나 선물을 받아서 집에 원두가 들어오면, 결점두를 골라내고, 냉동 보관할 원두는 소분해서 냉동실로 보내고 나머지는 상온 보관하는 게 정해진 순서입니다. (아, 물론 리뷰용 사진도 찍고요) 기록에 의하면(?!) 지난 1월 브라질 세하도 파인컵을 구입했을 때 이 순서대로 작업을 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작년 11월에 구입한 파푸아뉴기니 마라와카 블루마운틴 리뷰의 내용을 미루어 짐작하면 그 때도 비슷한 작업을 했음을 알 수 있고요. 제법 시간이 걸리고 번거롭기도 하지만 핸드 소트를 하는 이유는, 대략 다음과 같습니다. 1. 커피의 맛을 향상시킵니다. 조금 섞여도 커피의 맛을 망칠 만한 결점두에는 꽤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예전에 번역한 글을 보면, 미성숙(immature), 퀘이커(quaker), ..
원두 : 파푸아뉴기니 다이아몬드 피오라 블루마운틴 (PNG Diamond Piora Blue Mountain) 200g 입수일 : 2014. 10. 3. 입수처 : 끄레모소 (2014 카페&베이커리 페어에 설치된 부스에서 구입) 저의 마흔세 번째 원두는 파푸아뉴기니 다이아몬드 피오라 블루마운틴이었습니다. 풀시티 초반이라고 합니다만, 빛깔이 좀 옅어 시티~시티 후반처럼 보입니다. 2014 카페&베이커리 페어 부스 배치도와 참가업체 리스트가 올라온 것이 9월 25일쯤이었습니다. 행사가 열리기 일 주일 전이었지요. 저는 빠르게 참가업체의 홈페이지를 뒤적이기 시작했습니다. 200g짜리 2봉, 합 400g정도만 사 오게 될 것 같은데 사전조사를 좀 하는 편이 낫겠다 싶어서요. 그리고 저는 끄레모소의 파푸아뉴기니 ..
원두 : 에티오피아 게마드로 (Ethiopia Gemadro) 200g 입수일 : 2014. 10. 3. 입수처 : 위드오 (2014 카페&베이커리 페어에 설치된 부스에서 구입) 저의 마흔네 번째 원두는 에티오피아 게마드로였습니다. 풀시티라고 합니다. 풀시티로 볶은 에티오피아는 처음이네요. 2014 카페&베이커리 페어에서 두 번째로 입수한 원두입니다. 지금까지 접해본 적 없는 에티오피아 원두라는 게 저의 흥미를 끌었고, 이 원두로 추출한 더치 커피를 시음해보니 맛이 좋았기 때문에, 다시 단짝에게 '이거 사 줘'를 시전했습니다. 원두 이름에 붙은 게마드로는 Gemadro Coffee Plantation을 가리킵니다. 이 농장은 에티오피아 서부에 있습니다. 지도를 한 번 볼까요? 에티오피아의 주요 원두 생산..
'비싼 커피'에 대해 글을 예전에 두 편 쓴 적이 있습니다. "세계 3대 커피와 그 뒷이야기", "본격 비싸고 귀하신 원두 이야기"죠. 그리고 1년 정도 시간이 흘렀습니다. 지식이 쌓이고 원두 리뷰도 쌓였죠. 그러다 보니 '비싼 커피' 태그를 붙여야 할 원두의 조건(?)을 명확하게 할 필요가 생겼습니다. 이런 글을 한 편 쓸 필요도 생겼고요. 이 블로그에서는, 제품의 1차적인 품질 외의 요인 때문에 비싸게 팔리는 커피에 '비싼 커피' 태그를 붙입니다. 마구 던지는 말로 하자면 '쓸데없이 비싼 커피', '이 값을 주고 살 이유가 없는 커피'도 될 수 있지요. 하지만 그 1차적인 품질 외의 요인—명성, 희소성, 인지도 등은 그냥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것이 아니므로 비난의 뜻이 없는 '비싼 커피' 태그를 붙이..
이런저런 커피 원두 보관 방법을 탐구한 끝에 찾아낸 상온 보관법과 냉동 보관법을 열 달 가까이 사용했습니다. 보관 방법에 변화를 줄 필요도 느끼지 못했고요. 이 정도면 안정화가 되었다는 생각이 들어 정리하는 글을 올립니다. 예전에 쓴 글은 탐구에 초점을 둔 탓에 좀 어수선해 보여서, 깔끔하게 다듬고 가지를 쳐내고 싶었고요. 1. 로스팅 후 7일 내외라면, 상온 보관하는 것이 좋습니다. 원두의 상온 보관 기간은 로스팅 후 5일~10일의 범위 내에서 줄여 잡거나 늘려 잡을 수 있습니다. '구입 후 N일'이 아닌 '로스팅 후 N일'임에 유의하세요. 로스터리에서 구입한 원두나 인터넷으로 주문하여 배송받은 원두가 오늘 볶은 원두가 아닌 경우가 더 많으니까요. 원두를 엊그제 볶았다면, '로스팅 후 7일'은 닷새 뒤..
원두 : 콜롬비아 COE 2013 3위 El Silencio (Colombia COE 2013 #3 El Silencio) 100g 구입일 : 2014. 9. 15. 구입처 : 로스팅하우스 저의 마흔 번째 원두는 콜롬비아 COE 2013 3위 El Silencio였습니다. 이 원두의 COE Score는 88.76점입니다. 빛깔이 비교적 옅습니다. 시티를 노렸지만 하이 언저리가 된 건지, 처음부터 하이를 노린 건지… 판매자 페이지에는 다음과 같은 정보가 쓰여 있었습니다. 생산자 : Oscar Oritz Gonzalez 농장 : El Silencio (1607m) 88.76 (#4) Nte de Santander, Toledo, Colombia Castillo Washed El Silencio를 외래어 표기..
원두 : 브라질 COE 2013 19위 Sítio Cruzeiro (Brazil COE 2013 #19 Sítio Cruzeiro) 100g 구입일 : 2014. 9. 15. 구입처 : 로스팅하우스 저의 서른아홉 번째 원두는 브라질 2013 COE 19위 Sítio Cruzeiro였습니다. 이 원두의 COE Score는 85.67점입니다. 중간 크기의 원두입니다. 시티 정도로 볶은 듯합니다. 판매자 페이지에는 다음과 같은 정보가 쓰여 있었습니다. 생산자 : Helenita Junqueira Pereira 농장 : Sítio Cruzeiro (1100m) 85.67 (#19) Cristina, Sul de Minas, Brazil Yellow Catuai Natural Sítio Cruzeiro를 외래어 ..
원두 : 과테말라 엘 인헤르토 (Guatemala El Injerto) 100g 구입일 : 2014. 9. 5. 구입처 : 쿠아모스 저의 서른여덟 번째 원두는 과테말라 엘 인헤르토였습니다. (※엘 인헤르토 COE 리뷰를 찾아 오셨다면, 를 읽어 주세요) 탐스러운 빛깔, 탐스러운 윤기, 탐스러운 금색으로 빛나는 센터컷. 감탄이 절로 나오는 비주얼입니다. 저는 이 정도로 볶은 과테말라 원두를 참 좋아합니다. 중배전이라고 합니다. 추석을 앞두고 원두 재고 현황을 점검했습니다. 연휴의 여파로 여전히 택배물량이 많을 게 뻔한 10~12일을 피해서 그 다음 주에 온라인 주문을 넣을 생각이라, 지금 갖고 있는 원두로 그 때까지 버틸 수 있을 지를 알아볼 생각이었죠. 계산을 해 보니 12~13일쯤 원두가 떨어질 것 같..
정확한 제품명은 "강글리오·꿀·사과 커피"입니다. 어쩌다 보니 새로운 원두를 구입하지 못한 지 한 달이 지났고 냉장고에는 아직 150g정도의 원두가 남아 있는데 새로운 커피는 마시고 싶은, 아주 난감한 상황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지금 원두를 사면 재고가 쌓이니 안 될 일이고, 아직 도전하지 않은 프리미엄 스틱커피도 이젠 없는데… 한숨이 절로 나오려던 순간, 아직 도전하지 않은 물건이 하나 있긴 있다는 생각이 머리를 스쳤습니다. 그래, 이젠 강글리오라도 괜찮아. 강글리오의 컬트적인 매력은 유명합니다. 곧이곧대로 옮기다가는 농심 측 변호사의 전화를 받겠다는 생각이 들 만큼요. 개인적으로는 커피가 건강식품의 컨셉을 잡은 출발 자체가 잘못되었다고 봅니다. 건강을 생각해서 커피를 끊겠다는 사람은 종종 봤어도 건..
원두 : 자메이카 블루마운틴 (Jamaica Blue Mountain) 200g 구입일 : 2014. 8. 25. 구입처 : GBT커피 저의 서른일곱 번째 원두는 자메이카 블루마운틴이었습니다. 하이 정도로 추정됩니다. 기대한 만큼 잘 생긴 원두는 아니었습니다. 주름이 덜 펴진 원두, 갈라짐이 두 줄인 원두, 형태가 일그러진 원두가 조금씩 섞여 있었고 크리스털마운틴이나 코나처럼 알이 시원시원하게 잘 생겼다는 생각도 들지 않았습니다. 커피라는 취미생활을 계속하다 보면 언젠가는 블루마운틴이라는 이름과 마주하게 되어 있습니다. 커피 산지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도 블루마운틴은 안다고(혹은 들어보았다고) 할 정도니까요. 마치 롤렉스 같은 존재죠. 하지만 그 브랜드 파워에 비해 커피 애호가들 사이에서 받는 대접은 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