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가는 버스에 붙은 광고판에 네스카페 수프리모 크레마 인텐소(이하 '인텐소')가 새로 나왔다는 광고를 보았고, 마트나 슈퍼에 들를 때마다 인텐소가 있나 커피 매대를 둘러보는 수고를 반복한 끝에 입수할 수 있었습니다. 예전에 프리미엄 스틱커피 3종을 비교 리뷰한 글에서 언급하였듯 저는 네스카페 수프리모 크레마의 맛을 아주 좋아합니다. 산미가 적당하고 탄맛이나 탄내가 느껴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한동안은 '미분의 힘'에 전적인 신뢰를 보냈지만 아름다운커피 이퀄을 리뷰하면서 프리미엄 스틱커피에 들어 있는 인스턴트(물에 풀면 녹는 형태)의 중요성을 느꼈지요. 이번에 산 인텐소의 성분 표기를 보니 커피 100%(원산지 : 독일, 프랑스)라고 되어 있었습니다. 아마 인스턴트는 독일 쪽에서 만들지 않았을까 싶네요. ..
"너와 내가 동등해지는 시간, Equal Time." 예전에 쓴 글에서 언급했지만, 공정무역을 통해 바람직한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면, 이를 테면 산체스 씨네 커피를 조금 비싼 가격으로 사들여 산체스 씨가 비바람이 새는 집을 수리할 수 있게 한다면, 그래야 하는 이유는 집에 비바람이 새면 불쌍해서가 아니라 '인간으로서 비바람이 새지 않는 집에서 살 만한 권리쯤은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어느 나라에 태어났든, 얼마나 배웠든, 얼마나 알든 상관없이 인간은 인간으로서의 권리를 갖는다는 인식—저는 아름다운커피 이퀄의 광고 카피가 이러한 인식에 맞닿아 있으며, 따라서 공정무역의 핵심을 짚은 표현이라고 생각합니다. 포장을 일부 절취하면 'You=Me' 라는 글자가 드러납니다. 광고 카피를 좀 더 짧게 만든 것이죠..
원두 : 코스타리카 라 로살리아 워시드 (Costa Rica La Rosalia Washed) 200g 구입일 : 2014. 7. 15. 구입처 : 커피플랜트 저의 서른여섯 번째 원두는 코스타리카 라 로살리아 워시드였습니다. (판매자는 '로사리아'로 표기했지만, 에스파냐어에서 모음 사이에 위치한 l은 탄설음 'ㄹ'이 아닌 설측음의 연쇄 'ㄹㄹ'로 표기함이 옳습니다. 이는 r과 l의 표기에 대한 일반적인 사항에 가까워, '이 블로그의 용어와 표기법'에 따로 적지는 않았습니다) 하이에서 시티 사이로 추정됩니다. 판매자 페이지에는 다음과 같은 정보가 쓰여 있었습니다. 지역 : Tres Rios 농장 : La Rosalia 고도 : 1,400-1,450m 품종 : Caturra & Catuai 가공 : Wash..
저는 중배전을 좋아합니다. 정확히 말하면 강배전을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언제부터 이렇게 되었는지 기억을 더듬어보면 2013 카페&베이커리 페어에서 구입한 케냐 AA부터였던 것 같습니다. 뜨거운 물로 추출해 금방 마시기에는 너무 강하고 자극적이었기 때문이죠. (블렌딩이란 것에 처음 도전한 계기도 되었으니, 결과적으로는 잘 된 셈입니다) 그러다가 유리 약탕기로 커피를 빨리 식히는 방법을 고안해 뜨거운 물로 추출한 커피를 차게 식혀 보관해 마시게 되면서 조금씩 강배전이 그리워졌습니다. 약배전이나 중배전에 해당하는 원두로 추출한 커피는 차게 식혀 마실 때 밋밋한 느낌이 들었거든요. 얼마 전 주문한 풀시티 탄자니아는 뜨거운 물로 추출해 금방 마셔도, 차게 식혀 마셔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풀시티를 다시 보게 된..
원두 : 인도네시아 블루 플로레스 (Indonesia Blue Flores) 200g 구입일 : 2014. 7. 15. 구입처 : 커피플랜트 저의 서른다섯 번째 원두는 인도네시아 블루 플로레스였습니다. 풀시티 정도로 추정됩니다. 로스팅한 지 하루 정도 지났을 때 이 정도 오일이 배어나오는 것은 흔한 일이니까요. 판매자 페이지에는 다음과 같은 정보가 쓰여 있었습니다. 지역 : Bajawa, Flores 고도 : 1,200-1,800m 품종 : Typica & S-795 가공 : Semi washed 수확 : 2013 Cup Note : Sweet chocolate and floral notes, earthy and smooth body, with a hint of smokiness Farm Informat..
컵 오브 엑설런스(Cup of Excellence, COE) 2014 경매 결과가 올라오고 있습니다. 작년 이맘때 쓴 글이 생각나서, 올해도 한 번 작성해 보았습니다. 눈에 익은, 혹은 어디서 한 번 본 듯한 농장 이름이 늘어나는 걸 보니 저도 슬슬 본격적인(?) 커피 애호가가 되어가나 봅니다. LAF Green Bean이라는 회사는 알마씨엘로가 되었습니다. GSC International은 작년 리스트에는 보이지 않던 생두 무역 회사인데, 올해 많은 경매를 따 냈습니다. 엘 인헤르토까지요! (2013년의 엘 인헤르토를 일본 UCC社가 가져간 걸 보고 작년에는 약이 좀 올랐습니다) 로스팅하우스, 모모스 커피, 주빈커피, 커피 리브레, 테라로사(가나다순)같은 로스터리는 올해도 경매에 참여했고, 작년에 이름..
원두 : 탄자니아 AA (Tanzania AA) 200g 구입일 : 2014. 6. 23. 구입처 : 짐마카페 (G마켓에 입점한 미니숍에서 구입) 저의 서른네 번째 원두는 탄자니아 AA였습니다. 쿠아모스에서 구입한 탄자니아 AA에 비해 알이 자잘하고 형태도 좀 더 자유분방합니다. 풀시티 로스팅이라 합니다. 오일이 조금 배어나와 윤기가 흐르는군요. 정말 오랜만의 탄자니아입니다. 작년 8월에 쿠아모스에서 100g을 구입하고 나서 벌써 열 달이 지났네요. 여름을 맞이해 쌉쌀한 냉커피를 마시고 싶었고, 풀시티로 볶는다는 짐마카페의 탄자니아라면 적당하겠다 싶어 주문을 했습니다. 할인쿠폰이 생길 때만 물건 사러 오는 소비자를 사장이 좋아해줄 지 조금 신경은 쓰였는데, 배송받은 박스를 열어 보니 티백 몇 개가 덤으로..
파란 장미는 꽃과 식물을 연구하는 과학자들에게 도달할 수 없는 불가능의 상징이었습니다. 4천 여 년의 시간, 1만 5천의 교잡종, 셀 수조차 없는 수많은 시도 속에서도 '파란 장미'는 피어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a blue rose'는 "있을 수 없는 것, 안될 말"을 뜻하는 관용어가 되었지요. 그에 대한 과학적인 설명은 이렇습니다. 장미에는 파란색을 내는 색소 '델피니딘'이 전혀 없습니다. '델피니딘'을 합성하기 위해 필요한 효소 '플라보노이드3(Flavonoids 3)', '히드록시라아제5(Hydroxylase 5)'가 장미에 없으며, 델피니딘은 pH 6-7의 액포(液胞, Vacuole) 속에서 생성되는데 장미의 액포는 pH 4-5로 조건에 맞지 않기 때문입니다. 1945년 '그레이 펄', 195..
원두 : 케냐 루타카 (Kenya Ruthaka) 500g 입수일 : 2014. 5. 17. 출처 : 테라로사 커피 광화문점 저의 서른세 번째 커피는 케냐 루타카였습니다. 시티 초반 정도로 추정됩니다(로스팅 정도를 물어보는 것을 깜빡했네요). 풀시티로 볶는 경우가 흔한 케냐 치고는 약한 로스팅입니다. 원두 알은 비교적 자잘합니다. 강하지 않게 볶은 자잘한 원두를 좋아하는지라 마음에 들었습니다. 봉투에는 다음과 같은 정보가 쓰여 있었습니다. 농장 Ruthaka Coop 지역 Nyeri 고도 1400~1600m 품종 SL18, SL34, Ruiru11 가공 Washed&Sundried 수확 2013. 5~6 테이스팅 노트 : 오렌지&자몽의 맑은 과즙, 블랙 커런트, 달콤한 여운 선물받은 커피입니다. 이 날 ..
로스팅 정도를 표현하는 말로 우리나라에서 많이 통용되는 것이 라이트-시나몬-미디엄-하이-시티-풀시티-프렌치-이탤리언의 8단계입니다. 외국의 문서를 읽다 보면 New England(라이트 정도), Viennese(풀시티 정도), Turkish, Neapolitan, Spanish(앞의 셋 모두 프렌치~이탤리언 정도)와 같은 표현도 접할 수 있지요. 우리나라에서 커피 생활을 하는 동안 구입하는, 에스프레소용이 아닌 원두의 로스팅 정도는 사실상 5개 단계—미디엄, 하이, 시티, 풀시티, 프렌치의 범위 안에 있게 마련이고 그나마도 미디엄과 프렌치는 드물어서 대부분의 로스팅은 하이에서 풀시티의 범위에서 이루어진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이, 시티, 풀시티가 직관적으로 다가오지 않는 탓인지('도시 볶음'이라면 대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