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드 브루 커피를 만들어 마시게 된 지도 그럭저럭 다섯 달 지났습니다. 이런저런 노하우를 써 올린 지도 넉 달 가까이 되어가는군요. 실리트 페퍼밀을 사용할 때는 원두 3g을 모카포트 굵기로 분쇄해서 18시간 정도 우려냈습니다. 더 많은 원두를 더 곱게 갈면 더 진한 커피를 추출할 수 있겠지만, 사람의 힘에는 한계가 있으니까요. 하지만 전동 그라인더를 구입하고 나서부터는 거의 산업혁명 수준으로 일이 수월해졌습니다. 아주 많은 원두를 아주 곱게 가는 건 일도 아니게 되었지요. 가정용 제품이기 때문에 에스프레소 굵기로 원두 200g을 한번에 갈려고 시도하면 좀 까탈을 부리겠지만, 2~3인분 커피를 내릴 원두 정도는 아무 걱정 없이 순식간에 갈 수 있습니다. 원두 약 8g을 에스프레소 굵기로 갈아 150ml의 ..
직접 커피를 내려 마시다 보면 추출이 끝난 커피 원두(표현하기에 따라서는 커피 가루 혹은 커피 찌꺼기)가 생깁니다. 모아서 잘 말리면 방향제 겸 탈취제로 쓸 수 있지요. 처음에는 하겐다즈 아이스크림 뚜껑에 모아 말렸는데, 날이 습하면 잘 마르지 않을 때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놀고 있는 플라스틱 통과 놀고 있는 체를 가지고 건조대를 만들어 보았습니다. 플라스틱 통 모서리에 체를 걸치고 밑에 티슈를 깔았습니다. 가끔씩 티슈에 떨어진 커피 가루를 털어내고, 또 가끔씩 티슈를 교체해 주면 플라스틱 통 자체를 청소할 일은 거의 없을 것 같습니다. 건조대를 만들어 쓴 지는 열흘이 좀 넘었는데, 뚫린 밑부분으로 공기가 통해서 그런지 아이스크림 뚜껑에 널어 말릴 때보다 제법 잘 마른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모카포트 굵..
터키시 커피를 만들어 마시게 된 지도 그럭저럭 두 달이 지났습니다. 8월 20일쯤 제즈베로 쓰기에 적당한 크기의 구리 냄비를 사고 나서 2분 30초 동안 추출하는 레시피를 꾸준히 유지하다 보니 이런저런 감상과 노하우(?)가 쌓이더군요. 공유하는 겸하여 글을 올립니다. #1. 밑바닥 지름 9cm, 높이 5cm의 구리 냄비는 약 8g의 원두를 넣고 100ml의 물을 부어 1인분의 터키시 커피를 끓이기에 적당한 크기입니다. 어쩌다 2인분을 끓여야 할 일이 생기면 110ml 정도의 물을 붓고 약 12g의 원두를 넣어 끓여낸 다음, 뜨거운 물을 섞어 200ml를 맞춥니다. 일종의 1인분/2인분 겸용 냄비라고 할 수 있지요. 하지만 이렇게 진하게 끓여내어 희석해 2인분으로 만든 커피는, 처음부터 1인분으로 끓여낸 ..
터키시 커피로 만들 때 터키시 커피 1잔 (100mL) 가당연유 1큰술 (서울우유 제품 기준) 카누로 만들 때 150mL 카누 다크 로스트 아메리카노 1봉지 가당연유 1.5큰술 (서울우유 제품 기준) ※ 2015년 7월 17일 수정 : 커피에 연유를 넣어 즐기는 방식은 베트남식이라 할 수 있습니다. 둘둘둘 커피(인스턴트 커피 2스푼, 프림 2스푼, 설탕 2스푼)나, 둘둘둘 커피의 맛을 재현한 커피믹스는 상당히 한국적인 레시피이므로 카페 코레아노(Caffe Coreano)라 부를 만하지만, 연유를 넣어 둘둘둘 커피를 재현하는 레시피는 '베트남식 커피'로 부르는 게 좋을 것 같아 글의 제목을 바꾸게 되었습니다. 베트남어로 연유를 넣은 뜨거운 커피는 Cà phê sữa nóng, 연유를 넣은 차가운 커피는 C..
※이 포스팅의 내용은 2015년 12월 10일에 전면 개정되었습니다. 문서를 참고해 주세요. 물 100mL 또는 200mL (진하게 또는 연하게) 원두 8g 커피를 끓일 냄비 (제즈베, 밀크포트, 편수냄비 등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스푼 눈이 가는 체 선택 : 미분을 가라앉히는 데 쓸 용기 (소스보트, 숙우 등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그라인더 가스 레인지 1. 원두를 분쇄합니다. 모카포트 정도의 굵기면 무난하며, 좀 더 가늘게 분쇄한 원두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2. 원두를 냄비에 담고 물을 붓습니다. 스푼으로 잘 저어서 원두 가루를 골고루 퍼뜨립니다. 3. 냄비를 가스 레인지에 올리고 불을 켭니다. 저는 불을 켠 지 2분 만에 보글보글 끓을 정도의 화력을 사용합니다. 4. 보글보글 끓기 시작하면 스푼으..
※이 포스팅의 내용은 2015년 12월 3일에 전면 개정되었습니다. 문서를 참고해 주세요. 몇천 원짜리 시에라 컵으로도 끓일 수 있는 것이 터키시 커피입니다. 하지만 추출 시간에 신경을 쓰기 시작하면 중화요리 주방장처럼 화력과의 싸움을 벌이게 됩니다. 그리고 손에 맞는 냄비를 찾아 끝없는 쇼핑을 시작하게 되고요. 외로운 구도자처럼, 열전도율이 좋고 형태가 적당하며 크기도 딱 좋은 편수냄비를 찾아 이곳저곳을 헤매고 다닌 지 이제 3년이 되었습니다만 아직도 제 마음에 쏙 드는 냄비는 없었습니다. 이러다가는 방짜유기 명장님의 공방에 선금과 예물을 들고 찾아가서 제발 이 모양으로 냄비 좀 만들어 주십사 설계도를 올리며 머리를 조아리게 될 것 같기도 한데… 농담이라고 썼지만 몇 년 뒤에 실제로 그렇게 될 것 같아..
콜드 브루 커피로 만들 때 콜드 브루 커피 1잔 (150mL) 인삼청 1 ~ 2작은술 카누로 만들 때 355mL (12 fl oz = Tall) 카누 다크 로스트 아메리카노 1봉지 인삼청 3 ~ 5작은술 올바른 명칭(?)은 카페 진셍(Caffè Ginsèng) 정도가 되겠습니다. 콜드 브루 커피 기반과 카누 기반 모두로 만들 수 있습니다. 레시피가 유동적입니다. 설탕으로 잰 인삼이 꿀로 잰 인삼보다 훨씬 단맛이 강하고, 조금 말려서 수분 함량을 줄이고 잰 인삼은 그렇지 않은 인삼보다 훨씬 쌉쌀한 맛이 강해서 상황에 따라 양을 조절해 주어야 합니다. 단맛에 변화를 주려면 시럽(국물) 투입량을 조절하고, 쌉쌀한 맛에 변화를 주려면 인삼 고형분 투입량을 조절하면 됩니다. 인삼청을 넣으면 커피의 쓴맛이 훨씬 강..
콜드 브루 커피를 만들어 마시게 된 지도 그럭저럭 한 달 보름이 지났습니다. 14시간을 우려내는 레시피를 꾸준히 유지하다 보니 이런저런 감상과 노하우(?)가 쌓이더군요. 공유하는 겸하여 글을 올립니다. #0. 원두 1회 분량을 증량하고부터는 18시간을 우려냈을 때 14시간 우려내는 것보다 맛과 향이 좀 더 진해져서 좋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1. 같은 원두, 같은 레시피를 사용해도 맛의 차이가 조금씩 있습니다. 손으로 분쇄를 하기 때문에 그날그날의 분쇄 상태가 다를 수 있고, 분쇄 상태의 차이가 맛의 차이를 불러올 수 있지요. 또 저의 콜드 브루 커피 레시피는 원두의 사용량이 적은 편이라, 원두의 양이나 상태에 편차에 비교적 예민하게 반응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콜드 브루 커피의 레시피나, 콜드..
쇼핑몰에는 '실리트 후추밀'이라는, 후추갈이도 아니고 페퍼밀도 아닌 괴이한 이름으로 올라와 있습니다. 이름만 봐서는 후추만 갈 것 같지만, 이 제품은 영어로 "Spice Mill", 독일어로 "Gewürzmühlen"인 다목적 향신료 분쇄기입니다. 설명서를 살펴보니 갈 수 있는 향신료의 종류로 다음과 같은 예시를 들어놓았습니다. 몇 가지는 처음 보는 이름이라서 인터넷을 검색해 보았습니다. - Black pepper - White pepper - Peppercorn blend : 검은 후추, 흰 후추, 녹색 후추(green pepper)등을 적당히 혼합한 것. - Salt - Red Paprika : 붉은 파프리카. 이것을 말려서 가루 낸 것이 헝가리 요리에서 널리 쓰인다고 하네요. - Herbs of P..
콜드 브루 커피 1잔 (150mL) 매실청 1/2 ~ 1작은술 올바른 명칭(?)은 카페 알비코코 자포네제(Caffè Albicòcco Giapponése) 정도가 되겠습니다. 유자치노나 모과치노가 카누를 기반으로 했던 것과는 달리 콜드 브루 커피를 기반으로 하고, 첨가재료가 조금만 들어갑니다. 매실의 상큼함과 새콤함, 그리고 매실청에 들어 있는 설탕의 단맛으로 커피의 맛을 돕습니다. 원두 특성 때문인지 분쇄도 때문인지 추출 방법 때문인지 콜드 브루 커피에서 신맛이 거의 느껴지지 않아 이 레시피를 만들어 보았는데 꽤 마음에 들었습니다. 각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