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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두 : 파푸아뉴기니 마라와카 블루마운틴 빌라스 (PNG Marawaka Blue Mountain Bilas) 100g

 입수일 : 2014. 4. 12.

 출처 : 게포커피 (2014 서울커피엑스포에 설치된 부스에서 구입)


 저의 스물여섯 번째 커피는 파푸아뉴기니 마라와카 블루마운틴 빌라스였습니다.



 선물받은 커피입니다. 단짝과 함께 서울커피엑스포를 보러 갔다가 선물받은 것입니다.


 엑스포를 보러 가기 전 참여 업체와 부스 배치도를 먼저 살펴보았습니다. 찬장을 싹싹 비우고 출동하면 서울커피엑스포에서 원두를 500~600g 정도까지는 살 수 있겠다는 계산이 나오는데, 이 한도 안에서 만족할 만한 구매를 하기 위해서였죠. 참여 업체의 목록을 훑으며 평소에 구입하기 힘들었던 원두를 파는 판매자나, 평소에 꼭 먹어 보고 싶었던 원두를 파는 판매자를 찾아내 부스 배치도 위에 표시했습니다.


 게포커피는 저에게 최우선 순위였습니다. 판매자가 10만원 이상 사야 무료배송을 해 주는 통큰(??) 배송정책을 취하고 있는데다가, G마켓에 입점한 한 미니숍에서는 많이 할인된 가격에 팔고 있는데 100g짜리가 9500원에 올라와 있어서 1만원 이상 1000원 할인 쿠폰도 못 쓰고 무료배송 쿠폰도 못 써서 이래저래 애매했거든요. 평소에 구입하기 힘든 원두였습니다.


 게다가 게포커피의 마라와카 블루마운틴 빌라스와 티피카는 평소에 꼭 먹어 보고 싶던 원두이기도 했습니다. 파푸아뉴기니의 고지 재배 커피는 제가 개인적으로 환상을 갖고 있는 커피 중 하나이고, 극락조를 뜻하는 '빌라스(Bilas)'라는 이름이 무척 예뻐서 끌렸기 때문입니다. 티피카는 자메이카 블루마운틴과 같은 품종이라는 점을 마케팅 포인트로 삼아 품종 이름을 앞세웠으며 잘 익은 체리만 골라 땄다는 점에서 끌렸고요.


 마침 게포커피의 부스에는 마라와카 블루마운틴 100g짜리가 완전 대박인 가격에 (5000원!) 올라와 있었고, 저는 망설임 없이 단짝에게 '이거 사 줘'(ㅋㅋㅋ)를 시전했습니다. 빌라스와 티피카는 엑스포에서 가장 먼저 구입한 커피입니다.




 같은 '마라와카 블루마운틴'이라는 이름표를 달고 있지만, 짐마카페의 마라와카 블루마운틴과는 공통점이 거의 없는 맛을 내어주었습니다. 마치 다른 대륙에서 수확한 원두 같았습니다. 르완다 마헴베만큼이나 쓴맛이 적었고, 단맛이 제법 났으며, 부드러운 산미가 느껴졌습니다. 차게 해서 마시면 예전에 예멘 모카 마타리를 리뷰하며 언급했던 와인의 느낌이 살짝 납니다(강도는 약하고, 결은 상당히 고급스럽습니다).


 쓴맛이 적은데다 바디가 진득하지 않아 조금 물 같아서(watery), 진한 커피를 원한다면 평소보다 많은 원두를 넣고 추출해야 할 듯합니다. 부드러운 커피를 마시고 싶다면 평소대로 원두를 넣고 추출하면 될 것이고요. 신맛, 단맛, 그 외의 복합적인 맛이 느껴져서 개인적으로는 마일드 커피로서 이 정도면 훌륭하다—고 평하고 싶습니다.


 바디가 옅고 와인의 느낌이 살짝 난다는 점을 제외하면 빌라스는 르완다 마헴베와 꽤 비슷한 원두입니다. 커피의 쓴맛을 좋아하지 않는 분께 권할 만하며, 휴일 아침을 부드럽게 깨우는 커피, 늦은 저녁에 한 잔 마시고 싶지만 잠을 방해받고 싶지 않을 때 마시는 온화한 커피에 아주 잘 어울리는 원두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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