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림다방을 방문하고 리뷰를 처음 작성한 것이 2014년 가을의 일입니다. 계절이 한 바퀴 반쯤 돌았다는 점에서는 긴 시간이고, 60년 전통의 학림다방 역사에 비하면 짧은 시간입니다. 한동안 대학로 쪽에 자주 갈 일이 생겨 학림다방을 재방문하게 되었고, 다시 리뷰할 필요성을 느껴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사람들이 어마어마하게 몰려들고 있습니다. '예약석'은 사라졌으며(사진 찍는 자리로 테이블 하나를 비워 둘 여유가 없을 만큼 미어터지고 있습니다), 평일 저녁에도 웨이팅을 해야 할 정도가 되었습니다. 중장년 손님은 눈에 띄게 줄어들었고, 젊은 손님들(과 중국인 관광객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늘었고, 안쪽의 벽면에는 (명동 민들레영토의 벽이 그러하듯) 낙서가 많아졌습니다. 클래식 음악이 흘러나온다는 점만 빼면 번..
학림다방은 한때 '서울대학교 문리대 제25강의실'의 역할을 했습니다. 아주 많은 사람들이 아는 이야기입니다. 학림다방은 지금도 그 자리에서 영업중입니다. 꽤 많은 사람들이 아는 이야기입니다. 학림다방은 '학림 블렌드'로 에스프레소를 추출하고 드립 커피를 내리는 로스터리 카페입니다. 여기까지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몇 주 전 도서관에서 이라는 책을 뽑아든 적이 있습니다. 그쪽 서가에 꽂힌 커피 책 중 아직 읽지 않은 책이 몇 권 남지 않아서, 수필 성격이 짙은 커피 책이라도 읽고 싶어서였습니다. 그 책의 앞부분에 학림다방이 나왔습니다. 저의 눈을 끄는 것은 3대 학림지기 이충렬 씨의 이야기였죠. "여기서는 맥심을 팔아도 팔려." 하지만 그는 맛있는 커피를 팔고 싶었다고 합니다. 커피인으로서의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