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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외/감미료

오뚜기 옛날 쌀엿

느린악장 2014. 12. 15. 23:04

 메이플시럽아가베시럽 이후 새로 도전한 감미료는 쌀엿이었습니다. 맥아당을 함유한 감미료의 맛이 궁금했거든요. 진열대에 있는 CJ 제일제당 쌀엿과 오뚜기 옛날 쌀엿 중 제가 고른 것은 오뚜기였습니다. 이유는 간단했습니다. 오뚜기 쪽이 국내산 쌀을 썼거든요.


 ※2015년 5월 31일 수정/추가 : 오늘 백화점 식품관에서 수입 쌀을 쓴다고 명시된 오뚜기 옛날 쌀엿 제품을 발견했습니다. 청정원 조청쌀엿도 한때 국내산 쌀을 썼다가 수입산으로 바꾸었는데 오뚜기 너마저… 오뚜기 옛날 쌀엿은 이제 더 이상 국내산 쌀을 쓰지 않는 것 같습니다. 구입하실 때 원산지 확인을 해 주세요.


 포장지와 영양성분표에 적힌 내용을 바탕으로, 이 제품의 성분을 추정하여 보겠습니다.


 포장지 : 맥아당 40%이상(수분제외)

 영양성분 : 100g당 함량

  탄수화물 79g, 당류 36g, 나트륨 45mg.

  단백질, 지방, 포화지방, 트랜스지방 0g, 콜레스테롤 0mg.


 제품 100g에는 탄수화물 79g이 들어있으며, 나머지 21g은 거의 수분일 것으로 추정됩니다[각주:1]. 탄수화물 중 36g은 당류라고 합니다. 거의 맥아당이겠지요[각주:2]. 이 제품에서 '당류'로 구분되지 않은 탄수화물은 43g인데, 맥아당으로 분해되지 않은 녹말이나 다당류인 덱스트린일 겁니다.


 계산의 편의상 당류 36g은 맥아당과 포도당으로 구성되었다고 가정하고 두 당류의 감미도를 0.5로 잡겠습니다. 그렇다면 오뚜기 옛날 쌀엿의 감미도는 0.5×(36/100)=0.18이 됩니다.[각주:3] 설탕 10g의 단맛을 내려면 쌀엿 55g을 넣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쌀엿만으로 단맛을 내려면 커피 한 잔의 1/4~1/3을 쌀엿으로 채워야 합니다. 정말 많은 양이죠.


 탄수화물 79g중 당류 36g을 제외한 43g은 다당류인 덱스트린일 것으로 추정됩니다. 조금은 식혜 같고 조금은 숭늉 같은 맛은 이 덱스트린에서 나오는 것 같습니다. 덕분에 뜨거운 물에 타 마셔도 '설탕물'과는 다른 풍부함이 느껴지는 것은 좋지만, 커피에 넣었을 때는 이 풍부한 느낌이 커피의 산미와 쓴맛을 상당 부분 덮어버려 그 맛을 밋밋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인삼주스를 만들 때 쌀엿을 넣으면 인삼의 쓴맛을 부드럽게 감싸주고 은은한 단맛을 내어주어서 좋습니다. 한 뿌리에 80g(1kg당 12뿌리)쯤 되는 비교적 작은 6년근 수삼 한 뿌리에 우유 또는 두유 150~200mL, 충분한 양의 쌀엿(약 3큰술)을 넣고 믹서로 갈면 됩니다.


 쌀엿은 커피에 넣을 감미료로서는 그리 좋다고 하기 어렵습니다. 커피의 맛을 방해하는 측면이 강하거든요. 다만 쌀엿의 특성을 감안하여 부재료로서 소량 첨가하면—단맛은 주로 설탕이나 시럽으로 내고, 쌀엿은 커피의 맛을 부드럽게 하는 용도로 사용하면 그 나름대로 쓸모가 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각주


  1. 21g 중 45mg은 나트륨이겠지만, 물의 무게를 계산할 때에는 무시해도 좋을 만큼 적은 양이니 계산에 넣지 않았습니다. 이 글에서는 딱히 중요하지도 않고요. [본문으로]
  2. 포장지에는 '맥아당 40%이상(수분제외)'라고 되어 있으니, 탄수화물 79g중 31.6g 이상이 맥아당입니다. 맥아(엿기름)에 들어 있는 디아스타아제를 사용해 녹말을 가수분해하면 맥아당과 함께 소량의 덱스트린과 포도당이 생성된다고 하니, '당류' 36g 중 맥아당이 아닌 것은 대부분 포도당이겠지요. 다당류인 덱스트린은 이 제품에서 '당류'로 구분되지 않을 테니까요. [본문으로]
  3. 뜨거운 물에 녹인다면 단맛이 강한 포도당 α형이 단맛이 적은 포도당 β형으로 바뀔 테니 감미도가 조금 낮아질 겁니다. 하지만 α형과 β형의 감미도 차이는 1.5배 정도에 불과하고 포도당이 맥아당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그리 높지 않다고 판단되어 계산에 넣지 않았습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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