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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두 : 에티오피아 G1 반코 (Ethiopia Banko G1) 100g

 입수일 : 2016. 4. 17.

 출처 : 커피플랜트 (2016 서울커피엑스포에 설치된 부스에서 구입)


 저의 여든한 번째 커피는 에티오피아 G1 반코였습니다.



 선물받은 커피입니다. 2016 서울커피엑스포에 함께 간 단짝이 사 주었습니다.



<참고 : 이 블로그의 별점과 그래프>


 비교적 가벼운 바디, 기름진 고소함(맛), 오렌지·감귤(산미/맛/향), 풀 같은 쌉쌀함(맛/향), 볶은 깨·보리(향), 팝콘(향).


 습식으로 가공한 에티오피아 커피는, 이를테면 남자 후배에게 사주는 돈가스 같은 것입니다. 등급이 G1이고 로스팅까지 중배전이라면 돈가스 전문점의 히레카츠 정식이나 마찬가지입니다. 무슨 맛일지 능히 짐작할 수 있고, 좀처럼 실패하는 법이 없으며, 딱 기대한 만큼의 성공이 보장되어 있다는 점에서 말이죠.


 만약 커피플랜트 부스에서 200g 단위로 원두를 판매하고 있었다면 니카라과 세로 데 헤수스가 선택되고 에티오피아 반코 G1는 밀려났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에티오피아 G1은 물론 좋은 원두지만, 마음만 먹는다면 언제나 어디서나 살 수 있는(그리고 정확히 같은 이유로 번번이 후순위로 밀려나는) 원두니까요. 다행히 현장에서는 100g짜리 소포장으로 판매가 진행되고 있었고, 저는 니카라과와 에티오피아 모두를 받아들 수 있었습니다.


 G1답게 핸드 소트 결과가 매우 양호했습니다. 제가 퀘이커로 간주하고 골라내는 황토색 콩이 몇 개 섞인 정도였습니다.


 에티오피아 G1 반코의 가장 인상적인 특성은 감귤계의 산미와 향미입니다. 향미(flavor) 차원의 오렌지 노트는 게샤가 지닌 독보적인 특성이기는 하지만, 이 원두의 감귤계 노트는 게샤와는 결이 조금 다른, 습식으로 가공한 에티오피아에 기대할 만한 오렌지입니다. 이 로스터리의 작년 에티오피아 이르가체페를 리뷰하면서도 비슷한 언급을 했었네요. 신기한 일입니다.


 그 다음으로 중요한 특성은 볶은 깨 내지 약간 그슬린 보리를 닮은 고소함과, 신선한 풀을 닮은 쌉쌀함(그리고 풀냄새)입니다. 이 두 가지 특성이 모여 현미녹차 같은 느낌을 내기도 합니다(ㅋㅋㅋ). 곡물의 고소함과 풀 같은 쌉쌀함 모두 습식 에티오피아에 기대할 만한 특성이라 할 수 있습니다.


 커피오일이 상당히 많은 편이며, (습식으로 가공되었지만) 의외의 달달함이 있어 한라봉 초콜릿 같은 인상을 풍깁니다.


 에티오피아 G1 반코는 따뜻하게 해서 마시는 편이 좀 더 좋았습니다. 차갑게 해서 마실 때는 풀 같은 쌉쌀함, 풀맛, 풀냄새가 조금 거슬렸고 쓴맛이 더 강하게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티포트 브루 커피로 추출하면 달달함과 구수함을 즐기기에 좋았고, 파보일드 커피로 추출하면 직선적인 산미와 깔끔한 향미를 즐기기에 좋았습니다.


 꽤 괜찮은 원두였습니다. 습식 에티오피아를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커피플랜트의 G1 반코도 한 번쯤 맛보시길 바랍니다. 제 점수는요—



★★★


"곡물 같은 고소함과 직선적인 감귤계 산미로 승부하는 산뜻한 커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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