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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제품의 이름은 "커피빈 아메리카노 스페셜티 콜롬비아(Specialty Coffee Bean Americano)"입니다. 제조 음료인 아메리카노와 혼동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제목을 "커피빈 아메리카노 스틱커피"로 잡았습니다.


 롯데백화점 식품관을 돌아보다가 발견하여 구입하게 되었습니다. 보라색 상자의 스페셜티 버전을 오프라인 매장에서 찾기가 정말 힘들었는데, 노원 롯데백화점 식품관에서 찾아냈습니다.



(오른쪽 제품입니다)

보라색 바탕에 금박으로 입힌 글씨. 상당히 고급스러운 포장입니다.


 보라색 커피빈 아메리카노 상자에는 "Creamy Body with Well-Balanced Flavor"라는 글이 적혀 있습니다. (오렌지색 커피빈 아메리카노 상자에 적힌 글은 "Rich&Smooth" 입니다)


 이 제품은 (주)희창유업 제2공장에서 제조하여 (주)커피빈코리아가 판매하는 것입니다. 스틱당 중량은 1.6g. 성분은 [인스턴트 커피 85%, 볶은커피 15%](콜롬비아 아라비카 원두 100%), 사용기준은 물 130~150mL에 스틱 1개를 풀어 음용하는 것입니다. 분쇄원두 15%가 들어간다는 점에서 인스턴트 100%였던 오렌지색 상자와 차별되고, 콜롬비아 원두를 사용했다는 점이 다릅니다. (오렌지색이 인스턴트 100%로도 괜찮은 맛을 보여줬던 점을 감안하면, 좀 쓸데없는 짓을 했다는 생각도 듭니다)



 커피 가루의 빛깔은 보라색 쪽이 조금 더 밝습니다.




 편의상 이 포스팅에서는 "커피빈 아메리카노 스페셜티 콜롬비아" 스틱커피를 '보라색 상자', "커피빈 아메리카노" 스틱커피를 '오렌지색 상자'로 칭하도록 하겠습니다.


 오렌지색 상자는 2015년에 리뷰한 적이 있습니다. 정확한 비교시음을 위해 보라색 상자를 구입할 때 함께 구매했는데, 결과적으로는 괜찮은 선택이었던 것 같습니다. 이번에 구입한 오렌지색 상자의 향미가 제가 기억하고 있는 2015년의 오렌지색 상자의 것과 많이 달랐기 때문입니다. (저의 미각이 달라진 것인지, 제품이 달라진 것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기억에 의존했다면 리뷰가 좀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갈 뻔했습니다.


 비교 대상인 오렌지색 상자의 특징은 '불맛'입니다. 커피 마시다가 바싹불고기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정말 흔하지 않은 불맛과 불향입니다. 이 불맛은 커피메이커 워머에서 졸아붙은 내추럴 가공한 브라질 원두커피의 구수함도 조금 닮았습니다(커피를 추출하고 건조하는 과정에서 액상이 좀 졸아붙었던 것일까요?). 약간의 우디(woody)함, 보리조청 같은 구수달달함, 정향을 닮은 스파이시함, 톡 쏘는 뒷맛과 깔끔함이 있어 캐릭터 하나는 명확한 커피였습니다. 따뜻하게 마셔도 좋고, 시원하게 해서 마시면 (불맛과 톡 쏘는 뒷맛 덕분에) 청량해서 좋은, 꽤 마음에 드는 커피였습니다.


 오늘 리뷰할 보라색 상자의 특징은 '원두커피다움'입니다. 중약배전한 콜롬비아 원두로 내린 드립 커피의 특성을 어느 정도 재현했다는 점에서, 좋은 점수를 줄 만합니다. 초콜릿 같은 달콤쌉쌀함, 오렌지를 닮은 달달새콤한 산미, 힌트(hint)처럼 스치는 약간의 스파이시함과 희미한 허브의 느낌(herby), 새콤하고 복합적인 뒷맛이 상당히 그럴싸합니다. 비교적 높은 온도에서도 감지되는 밝은 산미는, 산미가 있는 상큼한 커피를 좋아하는 분께 어필할 만합니다.


 보라색 상자의 스틱커피에는 미분이 상당히 많이 들어 있기 때문에, 커피를 타고 조금 기다려서 미분을 가라앉힌 다음 마실 필요가 있습니다(미분이 떠 있는 상태에서 커피를 마시면 뒷맛이 텁텁하고 떫고 짭짤해서 그리 깔끔하지가 않습니다). 잔 바닥에 가까워질수록 미분이 많아지기 때문에, 커피를 좀 남길 필요가 있고요. (종이 필터를 사용하지 않은 추출법으로 내린 커피를 마실 때에도 이렇게 해야 합니다. 쓸데없는 곳에서도 원두커피를 닮았습니다)


 미분이 지닌(혹은 지니고 있을지도 모르는) 효용을 최대한 끌어내자면, 아이스 커피를 만들 때 처음부터 찬물을 부을 것이 아니라 우선 뜨거운 물에 커피를 탄 다음 얼음컵에 붓거나 식혀서 차갑게 만들 필요가 있습니다. 이렇게 만든 아이스 커피에는 적당한 무게감이 있어서, 바디감을 중요시하는 분께 어필할 만합니다.




 커피빈 아메리카노 스페셜티 콜롬비아 스틱커피는 이만한 가격대의 프리미엄 스틱커피 중에서 가장 무난하고 괜찮은 편에 속합니다. 미분이 많아서 좀 귀찮다는 점만 제외하면, 딱히 지적할 만한 향미상의 단점은 없습니다. 다만 바싹불고기 같은 오렌지색 상자에 비해 임팩트가 부족해서 그리 인상적이지 않았고, 오렌지색 상자에 비해 구하기가 상당히 힘들어 접근성이 애매하다는 점이 좀 아쉬웠습니다. 괜찮은 제품이었고, 글을 읽는 여러분도 한 번쯤 마셔보기를 추천할 만하지만, 개인적으로 재구매를 할 것 같지는 않습니다. 리뷰를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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