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포트 브루 커피를 한동안 애용하다가, 주전자를 씻어 말릴 틈도 없이 바쁜 하지만 사흘에 하나씩 포스팅할 만큼은 한가한 일이 생겨 빠른 시간 안에 설거지를 마칠 수 있는 추출법을 고안하게 되었습니다. 분쇄된 원두를 담은 차망을 텀블러에 걸쳐놓고 물을 부어 우려낸 다음 차망을 건져내는 것이었죠. 이른바 프렌치 프레스(French Press)가 거름망을 눌러 커피 가루를 걸러내는 추출법이라면, 이 방법은 차망을 건져내 커피 가루를 걸러내는 추출법인 셈입니다. 프렌치 프레스에 대한 대구 혹은 대응으로 코리안 리프트(Korean Lift)라고 이름붙여볼까 하다가, 차망을 한국에서만 쓰는 것도 아닌데 커피 리프트(Coffee Lift)가 좋지 않을까, 아니면 추출 방식을 설명하는 직관적인 이름인 브루 앤드 리프트..
원두 : 에티오피아 하라 (Ethiopia Harrar) 180g 구입일 : 2013. 12. 19. 구입처 : 닥터만커피 시티 로스팅이라고 합니다. 시티 치고는 꽤 까무잡잡하고 오일이 촉촉하게 배어나왔습니다. 예전에 찍은 안티구아와 비슷한 겉모습이지만 하라 쪽이 좀 더 색이 진하고 오일이 많습니다. 원두알마다 빛깔이 제각각인데, 이것은 직화식 로스터로 볶은 커피의 특성인 것 같습니다. (담당자 말로는 직화식 로스터로 볶아서 빛깔과 맛이 진할 것이라고 하더군요) 빛깔이 제각각이어서 볶음도가 불균일하면 어떡하나 걱정했는데, 다행히 맛에는 이상이 없습니다. 저의 열여덟 번째 커피는 에티오피아 하라였습니다. 예멘 모카 마타리가 주는 와인의 느낌이 좋아서, 예멘과 유사한 특성을 지닌다는 에티오피아 하라를 주문하..
시에라 컵으로 터키시 커피를 추출할 때는 오래 끓여도 커피가 보글보글 치솟지 않아서 스톱워치로 시간을 재야 했습니다. 집에 돌아다니는 전자사전에 플래시 라이트(Flah Lite)로 제작된 스톱워치 앱을 넣어서 사용했지요. 티포트 브루 커피를 추출할 때 역시 스톱워치가 필요했습니다. 적정 시간 범위를 15초만 벗어나도 맛이 제대로 나지 않는다고 느껴져서였습니다. 하지만 전자사전에 넣은 스톱워치 앱을 실행하려면 부팅에만 12초 정도가 걸리고, 스톱워치를 작동하려면 스타일러스 펜을 뽑아 화면을 터치해야 했습니다. 스타일러스 펜이 어디로 굴러가지 않게 하려면 스톱워치를 작동하고 나서 펜꽂이에 도로 꽂아두어야 했고요. 스톱워치에 괜한 돈을 쓰느니 이 정도 불편은 감수해야지 하면서 쓰기는 했지만, 갈수록 귀찮아지고..
예멘 모카 마타리와 에티오피아 이르가체페를 선물해준 친구가 저에게 준 또 하나의 물건이 바로 보르미올리 피도 0.75L 병입니다. 부피 3mL마다 약 1g의 원두를 담을 수 있으니, 대략 250g의 원두를 보관할 수 있는 밀폐용기입니다. 인터넷 최저가인 곳에서 주문하거나 수입품을 취급하는 상가를 돌아다니면 0.75L짜리를 대략 3500원~4500원 사이에서 구할 수 있습니다. 누가 만들어 어떻게 파느냐에 따라 0이 하나 더 붙기도 하고 두 개 더 붙기도 하는 넓고도 거친 커피세계에서, 보르미올리 피도는 그럭저럭 저렴하고 구하기 쉽고 믿을 수 있는, 뭔가 밀폐용기계의 이르가체페 같은 물건이라고 생각합니다. (피도보다 더 싼 물건을 원하신다면 다이소에 가셔서 파카글라스 밀폐용기를 찾아보세요. 파카글라스 사각..
외래어 표기법에 맞게 쓰면 "바라차 앙코르"가 됩니다. 스타벅스 돌체 라떼를 '돌체 라테'로 고쳐 불렀던 적이 있지만, 이는 돌체 라떼의 '라떼'가 일반명사 카페 라테의 '라테'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고 보아 외래어 표기법을 적용해 수정했던 것입니다. '카페 라테' '라테류' 하다가 갑자기 '돌체 라떼' 하면 일관성이 없어 보이니까요. 하지만 이 회사의 그라인더 이름 Encore는, 정해진 프로그램이 끝났을 때 한 곡 더 해달라고 외칠 때 쓰는 일반명사 앙코르와 별 상관이 없다고 보아 판매자의 한글 표기를 존중하여 '엔코'라 부르겠습니다. 마찬가지로 회사 이름도 그들의 표기를 존중하여 '바라짜'라 부르겠습니다. 실리트 페퍼밀을 사용하는 동안 점점 원두를 분쇄하는 양이 늘어났습니다. 2013년 5월 경 2..
원두 : 파나마 다이아몬드마운틴 (Panama Diamond Mountain) 300g 구입일 : 2013. 11. 25. 구입처 : 카페뮤제오 150g정도는 냉동실로 보내느라 간만에 글라스락 직사각 4호에 담아서 찍어보았습니다. 무난하고 평범하게 생겼습니다. 저의 열세 번째 커피는 파나마 다이아몬드마운틴이었습니다. 에서는 '코스타리카와 인접한 서쪽 지역의 커피는 코스타리카 커피의 특성에 가깝고, 콜롬비아와 인접한 동쪽 지역의 커피는 콜롬비아 커피의 특성에 가깝다'고 하고, 에서는 '코스타리카 및 콜롬비아와 지리적으로 연결되어 있지만, 향미는 그 어디에도 속하지 않고 독자적이다'고 하는, 두 책의 평이 완전히 엇갈리는 재미난 나라입니다. (일반론 차원에서 따지자면, 두 책의 평 중 하나는 틀릴 수밖에 없..
일러두기 1. 환경호르몬의 학술적 표현은 '내분비계장애물질'입니다. 본문에서는 일괄적으로 내분비계장애물질이라는 말을 사용하였습니다. (문구 등을 인용할 때는 예외로 하였습니다) 2. 본문에 내분비계장애물질이라 언급된 물질 중에는 내분비계장애의심물질도 섞여있음을 밝힙니다. 3. 이 글은 작성시점인 2014년 1월에 찾은 자료를 바탕으로 쓰였습니다. 따라서, 제가 미처 찾아보지 못한 자료나 이후의 연구결과에 의해 수정될 수 있는(또는 수정되어야 할) 내용이 있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후의 내용은 참고사항으로 보아 주시고, 궁금한 점이 있거나 확인하고 싶은 사항이 있다면 식약처나 그 외 신뢰할 수 있는 전문기관 및 전문가에게 문의하시기 바랍니다. 4. 이 글에는 '식약처'라는 말이 등장하는데, 식약청의 오타..
원두 : 인도네시아 자바 (Indonesia Java) 100g 구입일 : 2013. 11. 25. 구입처 : 카페뮤제오 맛은 그렇게나 유별난 커피가, 생긴 건 또 평범하게 생겼습니다. 저의 열네 번째 커피는 인도네시아 자바였습니다. 구매 버튼을 누를 때도 스트레이트로 마실 생각은 별로 없었지만, 어쩌다 보니 반반커피의 절반을 책임지는 베이스 역할로 100g이 다 나가버렸습니다. 딱 한 번, 찻주전자로 우려 스트레이트로 마셔보았습니다. 사실 저는 커피의 산미를 즐기는 쪽이지 향을 즐기는 쪽이 아니어서, 산미가 거의 없는 자바의 쌉쌀함이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다른 커피와 반씩 섞어 마시게 되었습니다. 블렌딩 용도로 쓴다면, 시티 정도로 로스팅한 만델링으로 자바를 대신해도 큰 문제는 없을 것..
※이 포스팅의 내용은 2016년 3월 2일에 전면 개정되었습니다. 문서를 참고해 주세요. 물 200mL 원두 8g 찻주전자 (차망이 포함된 것이어야 합니다) 스푼 그라인더 전기포트 1. 준비 1) 찻주전자를 예열합니다. 2) 전기포트에 물 200mL를 붓고 끓입니다. 3) 원두를 분쇄합니다. 드립과 프렌치프레스의 중간 굵기면 무난하며, 좀 더 가늘거나 굵게 분쇄한 원두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 과정은 전기포트로 물을 끓이는 동안 진행할 수 있습니다. 2. 투입 1) 찻주전자를 비웁니다. (찻주전자를 예열하는 데 쓴 물은, 잔을 예열하는 데 재활용할 수 있습니다) 2) 찻주전자에 차망을 끼우고 원두 가루를 넣습니다. 3. 추출 A. 뜸들이기를 사용하는 추출법 (뜸들이기 1분, 본 추출 3분 15초) (1..
원두 : 에티오피아 이르가체페 (Ethiopia Yirgachefe) 150g - 추정치 입수일 : 2013. 12. 11. 출처 : 클럽 에스프레소 평소보다 조명을 적게 쬐인 탓인지 사진에 노이즈가 많이 끼었습니다. 비주얼은 썩 마음에 들지 않지만, 맛 하나는 기가 막힌 원두입니다. 저의 열일곱 번째 커피는 에티오피아 이르가체페였습니다. 선물받은 커피입니다. 친구가 클럽 에스프레소에서 43번째 커피중독자 시리즈 500g을 사서 얼마간을 나누어준 것입니다. 보르미올리 피도 병에 담아서요(그렇습니다. 병도 선물받았습니다). 카페뮤제오에서 사은품으로 받은 이르가체페를 다 마시지도 않았는데 또 이르가체페가 생겼지만 마냥 좋았습니다. 무난하고 훌륭하고 믿을 수 있는 커피는 아무리 쌓여도 좋거든요. 산미와 고소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