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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두 : 브라질 파젠다 카쇼에이라 다 그라마 (Brazil Fazenda Cachoeira da Grama) 30g - 추정치

 입수일 : 2014. 4. 18.

 출처 : 커피밤


 저의 서른 번째 커피는 브라질 파젠다 카쇼에이라 다 그라마였습니다.



 Cachoeira를 '카쵸에이라'로 적는 경우도 있지만, 외래어 표기법에 맞는 표기는 '카쇼에이라'입니다(이 블로그의 용어와 표기법 참조). Cachoeira는 포르투갈어로 폭포를 뜻합니다. 그래서 커피 이름이나 산지를 표기할 때는 Cachoeira에서 끊지 말고 Cachoeira da Grama와 같이 전체 이름을 적어주어야 제대로 구별이 될 겁니다. 그냥 '폭포'(cachoeira)는 특정한 산지나 커피를 가리키는 이름이라고 할 수 없으니까요.


 선물받은 커피입니다. 친구가 커피밤에서 원두를 구입하면서 얼마간을 나누어준 것입니다.


 간만에 마셔 보는 브라질 커피입니다. 2013년 9월에 모레니냐 포르모자를, 지난 1월에 세하도 파인컵을 마시고 나서 4월이 되었으니까요. 어쩌다 보니 이 커피를 마시는 순서가 밀렸고, 리뷰도 따라서 밀리게 되었습니다. 글라스락 직사각 4호에 여유가 없어서 상온에 보관했었는데… 밀폐 환경이기는 했지만, 이럴 줄 알았으면 냉동보존을 할 걸 그랬나 하는 생각도 들고 그랬습니다.


 COE 커피, 스페셜티 커피, 마이크로 로트, 혹은 농장의 이름을 전면에 내세운 일부 '하이 커머셜'은 산지별 커피의 특성(일반 등급의 커피를 기준으로 한)에서 많이 벗어나는 경우가 자주 있습니다. 뒤집어 생각하면, 산지별 커피의 특성을 벗어난 특별한 맛과 향이 있어서 일반 등급을 뛰어넘은 특별한 커피가 된다고 볼 수도 있는 것이죠.


 모레니냐 포르모자, 세하도 파인컵, 그리고 이번에 마신 파젠다 카쇼에이라 다 그라마는 같은 나라에서 생산된 커피라고 생각할 수 없을 만큼 완전히 다른 경향을 보입니다. 파젠다 카쇼에이라 다 그라마는 '복합성'이라는 표현 외에 마땅한 말을 찾기 힘들 만큼 다양한 맛과 향을 갖고 있는데, 그런 중에도 모레니냐 포르모자의 크림 같은 진득한 촉감과 세하도 파인컵의 고소함은 피해갔습니다. 이건 뭔가… 기출 문제를 이리저리 피해다니는 출제위원 같군요.


 인도네시아 만델링의 물에 젖은 흙과 같은 aroma가 이 커피에서도 조금 느껴집니다. 펄프드 내추럴 가공법이 만델링의 가공법과 유사한 점이 있어서 그럴 수도 있고, 만약 땅 위에 펼쳐놓고 말렸다면 그 때문일 수도 있겠습니다. 만델링의 특징으로도 볼 수 있는 쌉쌀함과 복합적인 맛, 왠지 향신료 같은 톡 쏘는 맛과 향 또한 이 커피에서 느껴집니다. 뜨거울 때에는 쌉쌀하고 강렬한 커피입니다.


 그러다가 적절한 온도로 진입하면 파인컵이나 포르모자보다 조금 더 강한 산미가 올라오고(하지만 에티오피아 습식과 비교하면 부드러운 편입니다), 와인의 느낌도 살짝 비치며, 좀 더 식으면 쓴맛이 줄고 달콤한 뒷맛이 느껴지는 맛의 변화가 일어납니다.


 (제가 느낀 맛과 향은 커피밤의 테이스트노트와는 많이 다릅니다. 제가 이 커피의 고소한 향미 같은 특성을 놓쳤을 수도 있고, 보관하는 과정에서 향미가 변했다면 그 때문일 수도 있겠습니다)


 지금까지 제가 마셔온 커피들과 비교했을 때 산미가 적고 쌉쌀한 맛이 강하며 그 외의 복합적인 맛과 향이 전반적으로 강한 인상을 줍니다. 만델링이 마음에 드는데 산미가 조금 있으면 좋겠다거나, 케냐 커피의 느낌이 좋은데 케냐보다는 조금 부드러웠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면… 아마 파젠다 카쇼에이라 다 그라마가 그 생각에 들어맞는 커피가 되어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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