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제주도에 얼마간 다녀올 일이 생겼습니다. 커피를 어떻게 마실까부터 문제가 되었습니다. 텀블러, 차망, 페퍼밀, 원두를 챙겨 추출을 해 마실까, 아니면 스틱커피를 준비해 갈까… 고민 끝에 스틱커피를 준비해 가기로 결정했습니다. 짐이 가벼워지고, 개인 시간을 좀 더 벌 수 있다는 장점이 마음에 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리하여, 블로그 글감도 하나 얻을 겸 카누와 루카, 그리고 네스카페 수프리모 크레마를 구입하였습니다. 원래는 트라이앵글 테스트로 '카누/루카/크레마의 맛을 구별할 수 있는가'를 실험할 계획이었지만… 계획을 수정하여 단순한 비교 리뷰를 하는 것으로 바꾸었습니다. 컨디션이나 기분의 변화에 따라 평가가 오락가락하는 것을 최대한 막기 위해 커피를 마시며 맛보는 시간대는 아침 식사 후로 고정했고, 한 종류의 스틱커피를 적어도 이틀은 연속으로 마시며 맛의 이모저모를 파악한 뒤 다른 스틱커피를 마시며 비교하기로 했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네스카페 수프리모 크레마>>>(넘사벽)>>>카누>루카'가 되겠습니다.




 네스카페 수프리모 크레마는 전에도 말했듯이 잔 밑바닥에 가까운 1/3정도의 커피는 인스턴트 커피에 기대할 수 있는 것을 뛰어넘은, 상당한 수준의 산미를 내어 주었습니다. 맛의 부드러움과 산미에서 카누와 루카는 네스카페 수프리모 크레마를 이기지 못합니다. 트라이앵글 테스트를 한다면 카누나 루카 사이에 있는 네스카페 수프리모 크레마는 단번에 짚어낼 수 있겠다 싶을 만큼 차이가 명확합니다.


 카누는 평범하고 무난했습니다. 산미는 잔 밑바닥에 가까운 커피에서 아주 조금 느껴졌고, 커피 체인점의 아메리카노에 가까운 맛이 났습니다.


 루카는 조금 실망스러웠습니다. 뜨거운 물 위에 루카를 부어 녹일 때 탄내가 났고, 마실 때 보리차 같은 구수함이 조금 느껴졌습니다. 얼마 전까지 브라질 세하도를 텀블러와 차망으로 추출해 마셔본 적이 있었는데 그 때 느낀 인상과 거의 같았습니다. 이거 강배전 브라질이구나, 싶더군요. 카누 마일드 로스트에 해당하는 루카 마일드 아메리카노였는데 루카의 쓴맛이 카누보다 강했고, 산미는 잔 밑바닥에 가까운 커피에서 아주 조금 느껴졌습니다. 루카와 카누의 맛은 대체로 비슷한 인상을 주었지만 루카의 탄내나 쓴맛에서 조금 감점을 주면… 루카가 카누보다 좀 못하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프리미엄 스틱커피를 리뷰할 때는 앞으로 네스카페 수프리모 크레마를 기준으로 삼을 생각입니다. 네스카페 수프리모 크레마보다 맛이 좋으면 프리미엄 스틱커피로서는 아주 훌륭한 제품으로 쳐 주는 것이죠. 칸타타 스틱커피, 아름다운커피 이퀄을 비롯해 프리미엄 스틱커피 몇 종류가 아직 남았고, 커피 체인점을 중심으로 팔리는 수퍼 프리미엄 스틱커피(스타벅스 VIA 등 : 굳이 '수퍼 프리미엄'이라고 칭한 이유는, 가격대가 훨씬 높아서)가 미지의 영역으로 남아 있으니 네스카페 수프리모 크레마를 마실 일은 앞으로도 많이 남은 셈입니다.


 카누나 루카에 비해 덜 알려졌지만, 네스카페 수프리모 크레마는 훌륭한 프리미엄 스틱커피입니다. 제대로 내리지 못한 원두커피보다 맛있을 때도 있습니다. 원두커피의 산미가 그립지만 커피를 내릴 시간이 부족한 분들께, 네스카페 수프리모 크레마를 추천해 드리고 싶습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