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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두 : 쿠바 크리스털마운틴 (Cuba Crystal Mountain) 100g
구입일 : 2013. 10. 29.
구입처 : 전광수 커피하우스 대학로점
저의 열한 번째 원두는 쿠바 크리스털마운틴이었습니다. 엘살바도르를 사러 들른 김에 하나 더 골라들었지요. 중배전을 시티+정도로 로스팅하는, 비교적 강하게 볶는 경향이 있는 전광수 커피하우스에서 약배전하는 원두 중 가장 구미가 당기는 게 쿠바 크리스털마운틴이었죠. (쿠바 크리스탈마운틴으로 흔히 표기하지만, 외래어 표기법에 맞추어 '크리스털마운틴'으로 적겠습니다. 1이 블로그의 용어와 표기법을 참조해주세요. 나의 수정이는 이렇지 않아ㅠㅠ!라고 외치고 싶지만… 미안하다 수정아 저기 가서 타라주랑 소이 라테랑 같이 놀고 있으렴)
개인적으로 쿠바 크리스털마운틴은 묻어가기류 최강이라고 생각해 왔습니다. "부드럽고 균형이 잡혀 있지만 깊은 맛이 떨어져 품질에 비해 가격이 너무 높다"는 직설적인 비판이 나올 정도니까요. 자메이카와 같은 카리브 해라는 입지조건에, 블루마운틴과 비슷한 브랜드인 크리스털마운틴으로 묻어가는 커피, 이것이 크리스털마운틴에 대한 저의 판단이었습니다. 상당히 높은 가격을 보고 망설였지만, 언젠가 한 번 마시기로 한 원두 지금 마셔보자는 생각으로 질렀습니다. 2
전날인 10월 28일에 볶은 원두이기도 했고, 당일인 10월 29일에는 그날 분량의 카페인을 모두 마신 관계로, 하루 재우고 다음 날 꺼내어 터키시 커피를 끓였습니다. 그래, 네놈이 얼마나 잘난 원두이기에 100g에 2만 원이나 받는 지 한 번 마셔주마. 평소대로 커피를 끓이고, 부드럽게 맛을 즐길 요량으로 뜨거운 물 20ml정도를 부어 희석했습니다.
Aㅏ…
얄밉게도 무척 마음에 들었습니다. 산미는 그리 강하지 않았지만 결이 부드러워서 마음에 들었습니다. 추출한 커피에서 느껴지는 고소한 향이 인상적이었고, 다크초콜릿과 같은 aroma 역시 좋았습니다. 조금 달콤한 뒷맛이 무척 깔끔했고요.
내가 터키시 커피를 위한 블렌딩을 할 때 이 맛과 향을 지향해야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크초콜릿과 같은 aroma는 멕시코, 고소한 향은 이르가체페, 결이 부드러운 산미는 안티구아, 달콤한 뒷맛은 타라주… 몇 가지 후보가 머리를 스쳤습니다. 엘살바도르, 마라와카 블루마운틴 빌라스도 빼 놓을 수 없겠지요. 코스타리카와 이르가체페의 조합이 가장 유력하지만, 다른 조합 역시 테스트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터키시 커피를 끓이시는 분이라면 한 번 드셔보시기를 권합니다. 원두를 상대적으로 적게 소모하고 쓴맛과 바디감을 부각시키는 추출법의 특성과 장점을 최대한 살릴 수 있어서, 뿌듯합니다. 블루마운틴도 묘하게 기대가 되는군요.
※ 태그 분류에 관하여 : 카리브 해의 주요 커피 산지는 자메이카, 쿠바, 도미니카 공화국, 푸에르토리코 정도입니다. 대략 멕시코에서 과테말라 정도의 위도에 있는 국가들이지요. 따라서 이들을 북미/중미/남미 중 하나에 편입시켜야 한다면 무난히(?) 중미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이 블로그에서 '카리브 원두' 태그를 달고 있는 글이 '중미 원두' 태그 역시 달고 있는 건 그 때문입니다. 검색의 편의를 위해서지요.
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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