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츠그라피 (Vintzgrapy)

　전화 : 031-838-0017

　블로그 : http://blog.naver.com/vintzgrapy

　빈츠그라피는 의정부역에서 걸어서 10~15분쯤 가면 나오는 곳에 있는 카페입니다. 로스팅을 자체적으로 하지 않기 때문에 '로스터리 카페'는 아니지만, 오래 거래해 온 로스터리가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맛은 매우 안정적입니다. 원두의 맛(품질)도 안정적이지만, 추출의 일관성도 대단히 높습니다.

　이곳의 에스프레소는 맛이 좋으며, 제가 가장 좋아하는 스타일입니다. 인도네시아 원두에서 유래하였을 듯한 짭짤함과, 케냐 원두에서 유래하였을 듯한 강렬함(헙@ㅁ@!), 적절한 바디감, 쓰지 않고 고소한 뒷맛이 이루는 균형감이 매우 적절합니다. 아마 이 카페가 집 근처에 있었다면 저는 내과 의사와 진지한 이야기를 나누어야 하는 상황을 맞이했을 겁니다. 진짜로요.

　그래서 저는 지나가는 길에 커피 한 잔 빠르게 마시고 돌아나와야 할 때 이곳을 방문합니다. 인더스트리얼한 느낌을 풍기는 인테리어와 비교적 어두운 톤의 색채, 푹신한 의자가 만드는 공간의 느낌이 꽤나 아늑해서 오래 앉아 있기에도 좋은 카페이지만, 커피만 마시고 돌아나와도 아쉬운 마음이 들지 않을 만큼 그 에스프레소의 맛이 정말 만족스럽습니다.

　추천할 만한 사이드메뉴는 뉴욕 치즈케이크입니다. 맛이 담백하여 커피와 잘 어울리고, 크기도 제법 크고, 파우더와 소스를 올리는 세팅도 일품입니다. 저는 보통 에스프레소를 맨입으로 (혹은, 약간의 물과 함께) 마십니다만, 이곳에서는 왠만하면 치즈케이크와 함께 먹으려고 할 만큼 중독성 있는 메뉴입니다.

　의정부 중심부의 할렘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한두 블록만 묘하게 허름한 구역의 한가운데에 위치해 있습니다. 그래도 명색이 시청 근처의 대로변인데, 땡처리 옷가게와 성인용품점 같은 게 들어설 정도면 말 다 했죠(이런 곳에서는 구경할 일이 거의 없는 업종이잖습니까?). 카페 위치를 알고 찾아가는 저도 가끔 입구를 지나치거나 근처에서 헤맵니다. 2016년 2월 현재 빈츠그라피 입구 근처에는 이디야가, 맞은편에는 LG U+ 매장이 위치해 있습니다.

　이곳은 아는 사람만 아는 숨은 맛집 같은 분위기를 풍깁니다. 붐비지는 않으나, 잘 운영되는 카페라는 인상을 줍니다. 실내는 깔끔하고, 컨디먼트 바에는 레몬 물이 구비되어 있으며, 에스프레소 잔과 잘 어울리는 물잔이 그 옆에 비치되어 있으며, 차분한 분위기에 상당히 잘 어울리는 BGM이 흐릅니다. 적당한 프라이버시를 제공하는 벽 쪽 좌석, 서너 명의 사람이 모여 이야기를 나누기에 좋은 테이블, 스터디를 하거나 각자 공부를 할 때 쓸 만한 높고 큰 테이블 등 좌석 배치와 테이블의 구색도 매우 좋습니다.

　쿠아모스가 의정부 중심부 최고의 드립 커피 전문 카페라면, 빈츠그라피는 의정부 중심부 최고의 에스프레소 전문 카페라고 할 만합니다. 행복로에서 적당히 가까운 곳에 있어 접근성도 적당하고, 커피 맛도 좋고 분위기도 좋아 의정부에서 사람을 만날 일이 있을 때 가장 먼저 고려하는 카페입니다. 에스프레소를 좋아하신다면, 그리고 의정부에 갈 일이 생긴다면, 이곳을 한 번쯤 방문해 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