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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두 : 르완다 마헴베 (Rwanda Mahembe) 500g

 구입일 : 2014. 2. 7.

 구입처 : 테라로사 커피 광화문점


 저의 스물두 번째 커피는 르완다 마헴베였습니다.



 2월 초, 만델링을 다 마시면 케냐를 사 볼 생각으로 닥터만커피와 로스팅하우스를 저울질하고 있었습니다. 집에 남은 커피가 브라질과 과테말라이다 보니, 브라질과 섞을 바디감 강한 커피로 산미 없는 만델링보다는 산미가 강한 케냐가 낫겠다는 판단에서였죠.


 하지만 테라로사 커피의 2월 킹콩으로 르완다 마헴베가 올라온 것을 보고 계획을 바꾸었습니다. 평소에 눈여겨보던 것이라 놓치기 싫었거든요. 친구에게 연락하여 반씩 나누기로 하고, 광화문 테라로사에서 구입을 했습니다.


 터키시 커피, 콜드 브루 커피, 티포트 브루 커피 등의 추출법을 동원하여 마셔보았습니다. 진득한 촉감과 거의 쓴맛이 나지 않는 부드러움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이르가체페의 감귤 같은 상큼함도, 하라의 와인 같은 느낌도 아닌, 묘한 과일의 느낌을 잡아낼 수 있었습니다. 목젖에 가까운 입천장(아마도 연구개軟口蓋)에 커피가 닿을 때 르완다 특유의 과일 느낌이 잘 감지됩니다. 정말 마땅히 표현할 방법이 없군요.


 아주 독특한 커피입니다. 지금까지 마셔본 커피와 겹치는 특성이 거의 없습니다. 크림 같은 진득한 촉감만이 브라질 모레니냐 포르모자예멘 모카 마타리에서 그 예를 찾을 수 있을 뿐, 이 과일 같은 맛과 향을 표현할 만한 다른 커피를 떠올릴 수도 없고, 심지어 다른 과일조차 떠올릴 수가 없습니다.


 커피를 나누어간 친구의 말로는 에스프레소 머신으로 뽑았을 때 바디감이 거의 느껴지지 않았고 '별난' 인상을 주었으며, 케멕스로 드립하였을 때 상당히 마음에 들었다고 합니다. 추출법에 따라 만족도가 많이 변하는 커피인 것 같습니다.


 커피의 쓴맛을 좋아하지 않는 분께 권할 만한 원두입니다. 그리고 브라질 세하도처럼, 휴일 아침을 부드럽게 깨우는 커피, 늦은 저녁에 한 잔 마시고 싶지만 잠을 방해받고 싶지 않을 때 마시는 온화한 커피에 아주 잘 어울리는 원두라고 생각합니다.




 ※ 태그 분류에 관하여 : 르완다는 중앙아프리카로 분류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블로그에서는 UN 지역분류(United Nations Geoscheme)에 따라 동아프리카로 분류하였습니다. UN 지역분류에 따르면 동아프리카에 속하는 나라는 남수단, 르완다, 말라위, 모잠비크, 부룬디, 소말리아, 에리트레아, 에티오피아, 우간다, 잠비아, 지부티, 짐바브웨, 케냐, 탄자니아(가나다순. 여기에 섬나라와 해외령인 레위니옹, 마다가스카르, 마요트, 모리셔스, 세이셸, 코모로가 추가됩니다)로 우리가 알고 있는 거의 모든 아프리카 커피 산지가 동아프리카로 분류됩니다. 따라서, 이 블로그 분류 상 아프리카 원두는 사실상 모두 '동아프리카 원두'로 분류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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